지난 9월 18일, 대전 오월드에 살고 있던 퓨마 ‘호롱이’가 우리를 탈출한 뒤 사살되는 사건이 일어났어요. 당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 1~3위를 모두 ‘퓨마’가 차지하는가 하면, 호롱이와 관련된 청와대 국민 청원이 수십 건 올라오는 등 호롱이는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답니다. 대체 호롱이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호롱이 사건 일지
지난 9월 18일 오후 5시 15분쯤, 대전 오월드 관계자는 119에 전화를 걸어 “퓨마가 탈출한 것 같다”고 신고했어요. 곧바로 소방대원들이 대전 오월드로 출동했고, 수색을 시작했지요.
이후 5시 38분쯤까지 호롱이를 찾지 못하자 대전시청은 시민들에게 대전 오월드와 주변 보문산 일대로 외출하지 말라는 긴급 재난 문자를 보냈고, 경찰 특공대가 출동하며 상황이 더욱 긴박해졌죠. 그러다 6시 40분쯤, 수색대는 동물원 배수구 근처에서 종이 박스에 들어가 있는 호롱이를 발견했고, 마취총을 한 발 쏘았답니다. 마취제가 퍼지면 호롱이를 잡아 다시 우리 안으로 데려갈 계획이었지요.
하지만 문제는 더 커졌어요. 호롱이가 마취되지 않은 채 달아나버린 거예요. 그렇게 최초 신고로부터 4시간 30분이 지났고, 수색대는 다시 동물원 건초더미 사이에서 호롱이를 찾았지요. 호롱이가 마취총을 맞은 곳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이었어요. 하지만 수색대는 다시 마취에 실패해 놓치면 야행성인 퓨마를 잡기 힘들 것이라 판단하고 호롱이를 사살하기에 이르렀답니다.
호롱이를 둘러싼 논란들
이후 호롱이를 꼭 사살해야만 했는지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어요. 호롱이가 동물원을 빠져나가지 않은 상태였는데, 마취한 뒤 우리로 되돌려 놓을 수 없었냐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지요.
논란이 뜨거워지자, 대전 오월드를 운영하는 대전도시공사에서는 사건 다음 날인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으로 사과했어요. 이날 대전도시공사 유영균 사장은 “동물원 안엔 숲이 울창한데, 해가 지고나면 더욱 찾기 어려워진다”며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 사살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지요.
하지만 이날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멸종위기종인 퓨마의 사체를 기증받아 교육용 박제로 만들어 전시하겠다고 대전도시공사에 제안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일었어요. 평생을 전시용으로 살아온 호롱이가 죽어서까지 전시용으로 사용되는 일을 안타까워한 사람들이 반대하고 나선 거예요. 결국 대전도시공사는 “호롱이를 박제로 만들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답니다.
동물원, 이대로 괜찮을까?
호롱이를 둘러싼 논란은 ‘동물원’이 있어야 하는지, 동물원이 있더라도 동물을 어떻게 관리해야 옳은지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어요. 실제로 호롱이가 사살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동물원 폐지’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고, 6만여 명의 사람들이 동의했답니다. 잘 관리한 동물원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면서 위기에 처한 동물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의 장소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돌고래나 코끼리처럼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은 동물을 전시하거나, 좁은 공간에 동물을 가두고, 관람객들이 마음껏 만져볼 수 있게 하는 등 동물원의 순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곳도 많아요.
우리나라는 2017년 5월 30일, 처음으로 동물원과 수족관을 관리하는 ‘동물원법’이 시행됐지만, 이 법은 동물의 사육환경이나 사육시설 면적 등을 강제할 수 없어요. 따라서 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죠.동물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린이과학동아>; 홈페이지 ‘시끌벅적 토론터’ 게시판에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