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로 갈라진 낙지의 다리에는 동글동글하고 중간이 오목하게 들어간 빨판이 잔뜩 줄지어 붙어있어요. 다른 동물이나 물체에 달라붙거나 피와 양분을 빨아먹을 수 있기 때문에 ‘빨판’이라는 이름이 붙었지요.
오늘 소개할 식물 ‘낙지다리’는 꽃이 낙지의 빨판을 닮았어요. 7~8월이면 낙지다리의 줄기 끝은 사방으로 갈라져요. 그리고 갈라진 가지마다 동그란 꽃이 줄지어 피어나지요. 꽃에 꽃잎은 없고 컵 모양의 꽃받침만 있어 생김새가 빨판과 판박이랍니다. 가지조차 낙지의 다리처럼 갈라져 나니 ‘낙지다리’란 이름이 절로 떠오르지요.
둘은 사는 곳도 꼭 닮았어요. 낙지는 갯벌에 살고, 낙지다리는 연못과 하천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습지에 살지요. 서식지와 개체 수는 풍부하지만, 최근 곳곳에서 습지를 개발해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어요. 그래서 국립수목원은 낙지다리를 희귀식물 중 ‘약관심종’에 지정했어요. 약관심종은 현재 멸종 위험은 적지만 분포 조건에 따라 멸종 위기가 될 수도 있는 식물을 말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