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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발랄 생각실험실] “제 코가 곧 길어질 거예요.” 피노키오, 모순에 빠지다!

로봇공학자 제페토는 동화책에 나오는 피노키오를 로봇으로 만들었어요. 동화책의 피노키오처럼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인공지능 로봇이지요. 제페토는 로봇 피노키오의 인공지능에‘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논리를 입력해 피노키오가 완전히 그 논리를 따르게 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피노키오가 “제페토 박사님, 제 코가 곧 길어질 거예요.”라고 말했어요. 그러자 제페토 박사는 고민에 빠졌지요. 피노키오의 말은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과연 피노키오의 코는 길어질까요?

 

 

 

참말도 거짓말도 아니다?!

 

“코가 곧 길어질 것”이란 말이 참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그럼 피노키오의 코는 길어지지 않아야 해요. 에잉? 시작부터 헷갈리죠? 왜냐하면 피노키오가 참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는 다시 “코가 곧 길어질 것”이란 피노키오의 말과 맞지 않아요.

 

이처럼 피노키오의 말이 참말이라고 생각한다면, 피노키오의 코는 길어지지 않아야 하는 동시에 길어져야 해요. 즉, 한 문장이 참인 동시에 거짓인 ‘모순’이 발생하지요. 하지만 모순은 실제 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답니다. 따라서 피노키오의 말 “제 코가 곧 길어질 거예요”는 참말이 될 수 없어요.


그렇다면 그의 말은 거짓말일까요? 이번엔 “제 코가 곧 길어질 거예요”가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이것이 거짓말이라면 피노키오의 코는 길어져야 돼요. 왜냐하면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도록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해 코가 길어진다면 “제 코가 곧 길어질 거예요”란 말은 참말이 돼요. 이번에도 역시 피노키오의 말이 거짓인 동시에 참말이 되는 모순이 생기죠. 따라서 피노키오의 말은 거짓말도 될 수 없어요.

 

 

이런 피노키오를 만들 수 있을까?

 

로봇, 스마트폰, 자율주행자동차 등 다양한 기계들 속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리적인 순서를 입력한 프로그램이 들어 있어요.

 

피노키오 로봇도 마찬가지예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라는 논리를 입력해 두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고, 반대의 경우에 코가 길어지지 않지요. 인공지능 로봇 피노키오가 “제 코가 곧 길어질 거예요”라고 말하는 경우에도 이 규칙을 따라요. 그럼 재미있는 결과가 나타나지요. 피노키오는 말한대로 코가 길어졌다가 참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지 않는 규칙에 따라 다시 코가 짧아져요. 하지만 이내 다시 “코가 길어진다”는 말이 거짓말이 되니 코가 길어지겠죠. 이런 식으로 피노키오의 코는 길어졌다 짧아졌다를 반복할 거예요.


고장난 컴퓨터가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는 것처럼 오류에 빠지는 거죠.


한편에서는 이런 이유로 로봇 피노키오가 “제 코가 곧 길어질 거예요”라는 말 자체를 못 할 거라고 설명하기도 해요. 논리 계산이 빠른 인공지능 로봇은 모순에 빠져 오류가 생기는 일을 막기위해 “제 코가 길어질 거예요”라는 말을 못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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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명석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 에디터

    신수빈 기자·sbshin@donga.com
  • 만화

    고고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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