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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재] 아리안5에서 엑소마스까지…. 유럽 우주 개발 현장 탐방기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취재, 작성되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달리면 소도시 레뮈로에 도착해요. 레뮈로는 프랑스의 우주발사체 회사인 아리안스페이스의 아리안5 발사체 조립시설이 있는 곳이지요. 지난 5월 말, <;어린이과학동아>;는 유럽을 대표하는 우주발사체 아리안5부터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6의 비밀을 찾아 레뮈로에 갔어요. 이후 프랑스를 누비며 첨단 위성기반 보강항법시스템과 화성을 누빌 엑소마스 로버까지 만나 보았지요. 그 생생한 현장을 소개합니다.

 

 

[해외현장 취재 ➊] 아리안 발사체 조립시설에 가다!

 

차를 타고 레뮈로에 들어서자 ‘우주의 도시, 레뮈로’라는 팻말이 반갑게 맞아주었어요. 곧바로 도착한 아리안스페이스 종합 조립시설에는 곳곳에 발사체 모형이 있어서 발사체를 만드는 곳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지요. 발사체를 직접 본다는 생각에 기대감을 안고 시설 안쪽으로 들어섰답니다.

 

발사체가 세로로 조립되고 있는 아리안5 조립동

 

 

건물이 가로로 누워있는 이유는?


“저쪽에 건물 두 동이 있는데, 하나는 세로로 길고 다른 하나는 가로로 길어요. 각각 아리안5와 아리안6 발사체 조립동이에요. 수직으로 세워 조립하는 다른 발사체와 달리 아리안6 발사체는 수평으로 뉘어서 조립하기 위해 조립동도 가로로 길게 지었답니다.”


안내를 맡은 아리안스페이스 줄리안 워틀레 홍보실장은 발사체 조립동을 소개했어요. 발사체는 우주인이나 위성이 우주로 갈 때 타는 로켓이에요. 그중 아리안스페이스가 만든 아리안5 발사체는 지금까지 발사된 전세계 상용위성의 50%를 우주로 쏘아올렸어요. 올해 12월에 발사될 우리나라의 기상관측용 정지궤도위성 천리안 2A도 아리안5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발사될 예정이지요. 현재 아리안스페이스는 아리안5에 이어 차세대 발사체인 아리안6를 개발하고 있어요.

 

발사체는 이 화물칸에 가로로 담겨 배에 실린다.

 

 

그런데 아리안6는 왜 수평으로 뉘어서 조립할까요? 그 이유는 발사체를 이동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예요.

 

레뮈로에서 만 들어진 발사체는 발사를 위해 배에 실려 센느강을 따라 남미의 기아나에 위치한 쿠루 우주센터로 옮겨져요. 이때 배 위에 싣기 위해 발사체를 수평으로 눕혀야 해요. 발사체는 매우 크고 무겁기 때문에 세워져 있던 발사체를 안전하게 눕히는 과정이 무척 오래 걸리고 어려워요. 아리안스페이스는 이 과정을 줄이기 위해 아리안6를 처음부터 수평으로 조립하고 있는 거랍니다.

 

발사체가 가로로 지어지고 있는 아리안6 조립동의 모습.

 

 

[해외현장 취재 ➋] 위성 맞춤형 발사체, 아리안6

 

아리안6는 2020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어요. 아리안스페이스는 무엇보다 만드는 비용은 줄이고, 아리안5보다 좋은 기능은 더 넣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지요. 차세대 발사체라 불리는 아리안6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실다는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 역할을 한다.

 

 

대형위성에서 큐브샛까지 소화 가능!


아리안스페이스의 또다른 연구소인 베르논 시설에는 발사체의 심장인 엔진이 개발되고 있었어요. 아리안6는 불카인(Vulcain) 2.1 엔진과 빈치(Vinci) 엔진을 사용하는데, 워틀레 홍보실장은 Vinci 엔
진의 재점화 기능을 강조했어요.

 

“Vinci 엔진은 아리안6 발사체의 윗부분인 2단에 위치해 있어요. 발사체가 우주에 진입한 뒤 정해진 궤도에 다다르면 위성이 발사체로부터 분리돼요. 이때 Vinci 엔진이 재점화를 해 위성이 정확한 위치에 자리 잡도록 돕는 역할을 하지요. 이러한 재점화 기능은 여러 대가 넓은 지역에 걸쳐 군집 비행을 하는 소형 위성들을 정확한 위치에 하차시킬 때 특히 효과적이랍니다.”

 

 

물론 아리안6가 소형 위성 임무만 가능한 것은 아니에요. 대형 위성부터 소형 위성까지 실을 수 있지요. 즉, 임무에 따라 다양한 크기의 위성들 모두 아리안6 발사체를 사용할 수 있는 거예요.

 

또다른 연구소에서는 커피 캡슐처럼 생긴 큰 통을 볼 수 있었어요. 이 커다란 통은 위성을 담는 보호덮개로, ‘실다’라고 불려요. 발사체가 발사되면서 생기는 여러 진동과 충격에도 위성끼리 부딪혀 손상되지 않게 해 주는 역할을 해요. 앞서 파리 본부에서 만난 자크 브레통 부사장은 “아리안6 발사체는 다양한 크기의 위성 임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답니다.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6가 발사를 준비하는 상상도.

 

연구원들이 엔진을 조립하고 있다.

 

 

 

[해외현장 취재 ➌] GPS 정확도를 높이는 보강항법시스템!

 

이어 프랑스 남쪽에 위치한 툴루즈의 유럽위성서비스센터(ESSP)를 방문했어요. ‘B612’라는 이름의 건물에 있는 ESSP에 들어서자 수많은 컴퓨터가 바삐 작동되고 있었고, 그 옆에선 연구자들이 자료를 분석하고 있었지요.

 

 

2초만에 정확한 위치 정보 전송!


“이곳은 유럽전역에 걸쳐 사용되고 있는 GPS 정보의 오차를 보정하는 유럽위성항법보강시스템(EGNOS)을 운영하는 곳이에요.”

 

ESSP 티에리 라코 대표이사는 연구소 내부를 함께 돌아보며 위성기반 보강항법시스템(SBAS)의 역할에 대해 소개해 주었어요. 일상생활에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다가 깊은 산속에 가거나 목적지가 현재 위치와 아주 가까울 경우 종종 오류가 발생해요.

 

 

그 이유는 GPS 위성이 보낸 정보가 대기 중의 기체나 수증기를 만난 뒤전송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에요. 또 GPS 위성과 정보를 받는 수신기의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에도 최대 수십 m의 오차가 생긴답니다.

 

반면 위성기반 보강항법시스템은 지상국에서 받은 GPS 정보를 계산해 오차를 줄이고, 이 정보를 정지궤도위성으로 쏘아 올려요. 이후 이 정보를 항공기나 위치 정보가 필요한 사용자에게 보내면, 좀 더 정확한 위치 정보를 사용할 수 있지요. 이 전체과정은 2초가 채 걸리지 않는답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2020년부터 사용을 목표로 한국형 위성기반 보강항법시스템인 ‘KASS’를 개발하고 있어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SBAS 기술팀 이은성 책임연구원은 “KASS를 이용하면 기존의 GPS 오차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며 “보다 정확한 위치 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답니다.

 

 

 

 

[해외현장 취재 ➍] 엑소마스 로버 출격 준비!

 

ESSP가 있는 B612 건물에서 차로 수 분만 이동하면 에어버스 D&S에 다다라요. 에어버스 D&S는 항공기는 물론, 위성과 우주관측 장비를 개발하는 곳이에요. 외부의 먼지가 들어가지 않게 하얀 가운과 모자를 쓰고 연구시설에 들어서자, 엑소마스 프로젝트에 쓰일 로버가 눈에 띄었어요.

 

 

로버, 진동과 소음에 적응하라!


연구시설을 돌아보다 한쪽에서 로버를 발견했어요. 위성보다는 작았지만 상자 모양의 기계 아래쪽에 여러 개의 바퀴가 달려 있어 한번에 ‘로버’라는 걸 알아챌 수 있었어요.


“이것은 엑소마스 프로젝트에 쓰일 로버의 시험 모델이에요. 지난 5월 29일부터 진동시험을 진행하고 있지요. 로버가 로켓에 실려 발사될 때 엄청나게 요동치며 진동이 발생하는데, 이때 구조가 제대로 유지되는지 알아보는 거랍니다.”

 

엑소마스는 2020년, 유럽우주국(ESA)이 러시아연방우주청과 함께 화성을 탐사하는 프로젝트에요. 로버는 화성 표면에 직접 내려 이동하다가드릴로 땅 속 2m까지 뚫어 메탄과 얼음 등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질을 찾을 예정이지요.

 

따라서 로버는 화성의 울퉁불퉁한 표면과 추운극한의 환경에서도 작동이 잘 돼야 해요. 앞으로 다양한 모의 환경시험을 거쳐 통과하면, 로버는 2020년 화성으로 떠나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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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윤선 기자·petiteyoon@donga.com
  • 사진 및 도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아리안스페이스, Airbus D&S, E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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