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 경상북도 봉화군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문을 열었어요. 백두산호랑이 뿐만 아니라 인류 최후의 보루라 불리는 종자저장고도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어린이과학동아>; 기자단이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지금 바로 기자단 친구들과 함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가 볼까요?
눈앞에서 느낀 호랑이의 위엄
기자단 친구들은 가장 먼저 ‘호랑이숲’으로 향했어요. 호랑이 ‘우리’와 ‘한청’을 만나기 위해서였지요. 우리와 한청은 한낮의 더위에 지친 듯 누워 있었지만, 커다란 몸집과 매서운 눈빛에서 호랑이의 위엄이 느껴졌답니다. 이어서 박영래 해설사님이 호랑이에 대한 소개를 해 주셨어요.
“호랑이는 원래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해가 떨어지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움직여요.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누워 있는 거예요. 이 호랑이는 100여 년 전만해도 한반도 백두대간을 주름잡았던 ‘시베리아호랑이’예요.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호랑이’, ‘백두산호랑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에서는 호랑이를 더는 찾아볼 수 없었어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호랑이가 살던 숲을 재현하고, 여기에 백두산 호랑이를 풀어놓은 덕분에 이렇게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거죠.
박영래 해설사님의 설명에 기자단 친구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러자 해설사님은 빙그레 웃으며 호랑이에 대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말씀해 주셨답니다.
“호랑이 무늬는 사람의 지문처럼 저마다 다른 모양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호랑이의 나이에 4를 곱하면 대략 사람의 나이와 비교할 수 있답니다. 7살 수컷인 ‘우리’는 사람으로 치면 20대 청년, 13살 암컷인 ‘한청’은 50대 중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인류 최후의 보루, 종자저장고
친구들은 호랑이숲을 떠나 씨앗처럼 생긴 작은 건물로 향했어요.
“이 작은 건물의 지하에는 거대한 금고가 숨어 있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어진 종자저장고, ‘시드볼트’지요.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인데, 오늘만 취재를 위해 특별히 공개할게요.”
이때, 설명을 듣던 김정헌 친구가 질문했어요.
“종자를 저장하는 곳은 세계 여러 나라에 많이 있지 않나요?”
“세계 곳곳에 있는 ‘시드뱅크’에는 연구용으로 사용되는 종자들이 저장돼요. 반면 시드볼트는 핵 전쟁, 자연재해 등으로 식물들이 멸종하더라도 이를 다시 되살릴 수 있도록 종자를 영구 보존하는 곳이랍니다.”
➊ 먼 곳에서 바라본 시드볼트.
➋ 시드볼트 내부의 모습.
➌ 시드볼트 안에 종자들이 보관되어 있다.
기자단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39m의 깊숙한 지하로 내려간 뒤, 두꺼운 점퍼를 입었어요. 30℃에 가까운 한낮에 점퍼라니, 이상하지요?
“시드볼트 내부는 영하 20℃, 상대 습도 40%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어요. 그래야 종자에서 싹이 나는 것을 막아 종자를 영구 보존할 수 있거든요.”
시드볼트 안에는 수만 점의 종자들이 도서관처럼 정리되어 있었어요. 앞으로 수백만 점의 종자가 더 보관될 예정이지요. 이경수 친구는 “첨단 기술을 이용해 종자를 보존한다는 사실이 신기했다”며 소감을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