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황리에 영업 중인 반려동물 상담소에 여섯 번째 사연이 도착했어요. “몇 달 전부터 토끼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 끝에 토끼 두 마리를 입양했어요. 그동안 많이 공부했지만, 막상 키워보니 토끼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네요. 게다가 그중 한 마리가 도통 사료를 먹지 않아요. 왜 그런 걸까요?”
집토끼는 외로워!
땅에 굴을 파고 살던 굴토끼 종은 1000여 년 전부터 사람과 함께 살기 시작했어요. 이후 사람과 살면서 약 80가지의 품종으로 분화했지요. 이처럼 사람과 함께 사는 토끼 종을 통 틀어 ‘집토끼’라고 해요. 한편, 야생에서 사는 토끼는 ‘산토끼’라고 부른답니다.
야생에서 사는 산토끼는 혼자서도 잘 지내지만, 오래전부터 사람과 함께 지낸 집토끼는 혼자 있으면 외로움을 느껴요. 그래서 토끼를 키울 땐 두 마리 이상 함께 키워야 해요. 이때 중성화를 하면 여러 문제를 예방할 수 있어요.
중성화하지 않은 수컷 토끼들은 영역다툼을 하려는 본능 때문에 서로 상처를 입힐 가능성이 높아요. 또 토끼는 한 번에 최대 12마리의 새끼를 낳아요. 중성화하지 않은 수컷과 암컷을 함께 두면 갑자기 토끼 수가 많아져 보호자가 감당하지 못할 수 있지요. 생후 4~6개월부터 임신을 할 수 있으니 그 전에 중성화해주는 것이 좋답니다. 암컷 토끼의 중성화 수술은 수컷보다 복잡하고 부작용의 가능성도 높아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수컷을 중성화하는 것이 좋아요.
토끼가 뒷발로 바닥을 치는 이유는?
흔히 귀여운 외모만 보고 토끼를 순한 동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항상 포식자를 경계하는 습성 때문에 토끼는 예민한 편이에요. 갑자기 큰 소리가 나면 저 멀리로 도망가 버리기도 하고, 낯선 사람이 다가오는 등 위협을 느끼면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요. 따라서 보호자는 토끼의 행동을 잘 관찰해 기분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뒷발을 여러 번 바닥에 치는 행동은 대표적인 경고 행동이에요.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는 의미지요. 이런 행동을 무시하고 다가간다면 토끼는 마지막 방어 수단으로 사람을 물어버릴 수 있어요. 토끼는 단단한 이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물리면 피부가 뚫리면서 피가 날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또 토끼의 배가 하늘을 향하게 누이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특히 의자에 앉아서 토끼와 교감할 때 토끼를 허벅지에 뉘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절대로 해서 안 되는 행동이에요. 이런 자세에서 토끼는 거의 죽기 직전의 공포를 느끼거든요. 토끼를 다룰 때는 안정감을 느끼도록 팔로 다리를 받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랍니다.
대변을 보면서도 먹는 토끼, 정상인가요?
토끼는 커다란 앞니 두 개와 그 뒤에 짧은 이 두 개, 아랫니 두 개 등 총 28개의 이빨을 가지고 있어요. 어느 정도 자라면 성장을 멈추는 다른 동물과 달리 토끼의 이빨은 평생 자라요. 그래서 적당한 이빨 길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먹이에 특별히 신경 써줘야 해요. 먹이를 씹으며 이빨을 계속 갈아야 하거든요.
알맹이 모양의 사료는 오래 씹지 않고 삼킬 수 있어요. 이빨 건강을 위해선 오래 씹어야 소화시킬 수 있는 질긴 건초가 더 좋지요. 또 단단한 당근이나 오이를 함께 제공해 주는 것도 좋답니다. 갑자기 토끼가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면 이빨과 관련된 질병일 가능성이 높아요. 이런 증세를 보일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수의사를 찾아가 진단을 받아야 해요.
토끼는 많은 시간을 먹이를 먹는 데 써요. 심지어 배변활동을 할 때나 배변활동을 하기 직전까지 먹이를 먹어요. 토끼의 위장은 사람과 달라 먹이로 대변을 밀어내야만 배변활동을 할 수 있거든요. 따라서 언제든 먹을 수 있도록 건초와 야채 등 먹이를 제공해야 한답니다.
또 토끼는 맹장에서 만들어진 대변을 다시 먹기도 해요. 이는 토끼가 먹이를 한 번에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대변에 섞인 박테리아의 도움을 받는 정상적인 소화활동이랍니다. 보통 항문에 입을 대고 바로 받아 먹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