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은….” 이모가 뜸을 들이자, 채윤이와 수호는 침을 꿀꺽 삼켰어요. “막 무시무시한 최종 보스가 있는 건 아니죠?” “하하…. 별 거 없어. 그냥 주사위를 굴려 한 바퀴를 다 돌면 끝날걸?”
[스토리 따라잡기] 네안데르탈인이 나타났다?!
“에이…. 시시해. 그럼 후딱 해서 게임을 빨리 끝내버리자!”
김빠진 수호는 이렇게 말하며 피젯 스피너를 돌렸어요. 그러자 둘은 다시 게임판으로 빨려 들어갔지요.
“으으, 어지러워. 이건 아직도 적응이 안 돼. 여긴 또 어디지?”
수호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어요. 두 사람이 떨어진 곳은 동굴 안이었어요. 마침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돌을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어요.
“우리 석기시대로 떨어졌나 봐! 저기요!”
수호가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어요. 그런데 그때, 수호와 채윤이를 발견한 사람들이 갑자기 창을 들고 쫓아오기 시작했어요.
“으아악! 우리 나쁜 사람 아니에요! 채윤아, 뛰어!”
채윤이와 수호는 출구를 찾아 마구 달렸지만 앞은 막다른 길이었어요. 위기의 순간, 동굴 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어서 위쪽으로!”
낯선 아저씨가 채윤이와 수호를 향해 말을 하고 있었어요.
“여긴 어디예요? 아저씨는 또 누구세요?”
“너희를 쫓아오는 사람들은 네안데르탈인이야.
일단 이 줄부터 잡고 얼른 올라 와!”
“뭐라고요? 네안데르탈인?”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인류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지금으로부터 800만 년~500만 년 전, 인류와 침팬지가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어요. 손과 발을 이용해 나무 사이를 이동하며 살았던 유인원들이 땅으로 내려와 두 발로 걷게 된 거예요.
그리고 약 4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초기 인류가 등장했어요. 여러 종이 등장했는데, 이들은 두개골과 치아, 두뇌 용량 등이 침팬지와 비슷했어요. 하지만 침팬지와 달리 두 발로 서서 걸었지요. 그리고 약 200만 년 전,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등 호모 속의 인류가 등장했어요. 이들은 아프리카 밖으로 진출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식물과 고기, 물고기 등 다양한 식단을 먹으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했어요. 이들은 단백질과 지방을 높게 섭취한 덕분에 뇌의 용량과 몸집이 점점 커지게 됐답니다.
이후 여러 종의 인류가 경쟁하며 함께 살았어요. 이 중에는 ‘네안데르탈인’으로 유명한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와,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도 있었지요. 지난 2014년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은 현생 인류 유전자의 1~4% 정도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다양한 종의 인류가 여러 지역에서 서로의 문화와 유전자를 교환하면서 지냈고, 그 중에서 호모 사피엔스만이 살아남아 현재의 인류가 됐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흙먼지에서 고대 인류의 DNA를 찾는다?!
고인류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화석을 발견하고, 이를 분석해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수천, 수만 년 된 고대인의 뼈에서 DNA를 추출하는 방법을 이용해 고대 인류의 역사를 밝히고 있지요.
DNA는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물질이에요. 따라서 DNA를 분석하면 고대 인류들이 어떻게 교류했는지, 유전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환경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등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고, 새로운 종을 발견하기도 한답니다.
2010년 독일과 러시아, 미국 국제 공동 연구팀은 러시아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약 4만 년 된 손가락 뼛조각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여기서 DNA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데니소바인’이라는 새로운 고대 인류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냈지요. 올해 3월에는 미국의 한 연구팀이 과거 두 차례에 걸쳐 데니소바인과 현생 인류가 유전자를 교류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답니다.
이 뿐만이 아니에요. 고인류학자들은 뼈나 치아 같은 화석이 없어도, 동굴의 흙 먼지 속에서 고인류의 DNA를 찾아내기도 했어요. 지난 해 4월,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거주했던 동굴을 누비며 퇴적물을 수집했어요. 벨기에, 크로아티아, 러시아 등 동굴 7곳의 퇴적물에서 DNA를 뽑아낸 결과,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DNA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지요. 연구에 참여한 스반테 파보 박사는 “흙먼지에서 DNA를 추출하는 방법을 이용하면 고대 인류가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뼈가 발견되지 않아 확실하게 알 수 없었던 고고학 유적지들도 탐사할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
# 스토리
“휴…, 살았다. 아저씨가 없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까스로 네안데르탈인의 추격을 벗어난 채윤이와 수호는 낯선 아저씨에게 감사 인사를 했어요.
“하하. 뭘….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는 건 어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아저씨가 웃으며 말했어요.
“그런데 아저씨는 우리와 같은 시대 사람인 것 같은데, 어떻게 이 게임 속에 있었던 거예요?”
궁금해진 수호가 아저씨의 정체를 물었어요.
“나는 이 게임 속에 10년 넘게 갇혀 있었단다….”
※ 개념 퀴즈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은 서로 교류하지 않았다. [O ,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