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사연은 신서초등학교에 다니는 김지우 친구가 보내 주었어요. “사랑스러운 거북 두 마리를 키우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 집 거북들은 제가 볼 때마다 항상 돌 밑에 숨어 있어요. 저희 집 거북은 왜 이러는 걸까요?”
숨는 행동은 파충류의 본능
거북, 도마뱀, 뱀은 이색 반려동물로 주목받는 파충류예요. 이들은 위협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몸을 숨기지요. 물에 사는 거북은 보통 바닥의 모래나 돌 틈에 숨어요. 이런 거북의 습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답니다.
사육장에 거칠거나 날카로운 돌이 있으면 거북이 숨다가 다칠 수 있어요. 흔히 거북은 등 전체가 딱딱한 껍데기로 덮여 있어 상처를 입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종마다 등껍데기의 두께가 다르고, 특히 배 부분이 연약해 날카로운 돌에 베일 수 있지요.
또 사육장을 마련할 때는 거북의 크기에 맞춰 물의 깊이를 바꿔 줘야 해요. 물의 최소 깊이는 가장 큰 거북 몸길이의 두 배 이상 되어야 하지요. 이보다 얕으면 거북이 뒤집어져 등이 바닥에 닿았을 때 스스로 몸을 되돌리지 못해 익사할 위험이 있답니다. 즉, 거북이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수심을 만들어 줘야 하는 거예요.
거북은 통증이 생겨도 참는 습성이 있어요. 통증 때문에 소리를 내는 등 눈에 띄는 행동을 하면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수 있거든요. 따라서 평소 거북이 통증과 연관된 행동을 하는지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해요. 하루 종일 머리와 팔다리를 등껍데기 안에 넣고 있는 등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곧 바로 수의사를 찾아가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지요.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알아두자!
파충류는 외부의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로, 주변 온도와 습도에 굉장히 민감해요. 종마다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알아두고, 이에 맞춰 사육장을 꾸며야 하지요. 또 사육장을 벗어나 파충류를 이곳저곳 자주 옮기는 행동도 피해야해요. 특히 뱀이나 도마뱀을 손에 올려놓고 동물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핸들링’을 할 때 파충류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10분 이상 지속하지 않는 것이 좋지요. 횟수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가 가장 적당하답니다.
또 뱀은 냄새로 주인을 인식해요. 처음에는 주인의 냄새에 익숙하지 않아서 주인을 물 수도 있지요. 뱀이 냄새에 익숙해 질 때까지 장갑을 끼고 만지는 것이 가장 좋답니다.
뱀은 성장하면서 허물을 벗는 동물이에요. 쉽게 허물을 벗기 위해서는 60~80% 정도의 습도가 가장 적당하지요. 별도의 장치가 없다면, 물통에 수돗물을 채워 주면 돼요. 보호자의 역할은 이것으로 충분해요. 뱀이 허물을 벗는 걸 도와 준다고 대신 벗겨 주면 살과 함께 뜯어져 뱀이 다칠 수도 있으니 절대 해선 안된답니다.
도마뱀에겐 칼슘이 필수!
도마뱀의 먹이는 곤충, 채소, 과일, 쥐, 달팽이 등으로 종마다 달라요. 하지만 식단을 구성할 때 모든 도마뱀에게 꼭 챙겨 줘야 하는 영양소가 있어요. 바로 칼슘이지요.
어린 도마뱀의 경우 칼슘이 부족하면 성장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아래턱이 위턱보다 짧은 상태로 자랄 수 있어요. 또 다리의 힘이 약하고 앞다리가 휘거나 척추의 일부가 골절될 가능성도 높지요. 특히 임신 중인 암컷 도마뱀에게 칼슘 부족은 치명적이에요. 엄마 도마뱀의 뱃속에서 알이 만들어지던 도중에 알 속의 배아가 죽을 수도 있고, 간신히 알을 낳더라도 깨질 수 있지요.
채식 도마뱀과 잡식 도마뱀은 하루 먹이양의 0.56~1%, 육식 도마뱀은 0.40~0.80%가 칼슘으로 이루어져 있어야 해요. 칼슘이 많은 식품으로는 치커리와 청경채, 쥐와 달팽이가 있지요. 또 먹이로 칼슘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 줄 수 없다면, 칼슘 보충제를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파충류는 먹이를 많이 줘서도 안 돼요. 다른 동물보다 신진대사가 느려서 먹이를 너무 많이 먹으면 살찌기 쉽기 때문이지요. 특히 도마뱀은 살이 찌면 지방간 같은 병으로 갑자기 죽을 수가 있어요. 도마뱀에게 비만은 가장 무서운 질병인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