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4일과 25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특별한 연극 공연이 열렸어요. 로봇과 관객이 주인공이 되어서 함께 연극을 만들어 나가는 공연이었지요. 신기하고도 즐거웠던 공연 현장을 지금 만나 볼까요?
로봇과 함께 만드는 연극!
로봇 연극 <;에디>;는 한양대학교 한재권 교수팀이 제작한 로봇과 관객이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에요. 무대는 객석이 따로 없이 여러 개의 넓은 방에서 관객들이 뛰놀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지요. 연극이 시작되고 5명의 어린이 관객이 첫 번째 방으로 들어가자, 인간형 로봇 ‘다이애나’가 관객들을 반겼답니다.
“바이러스의 공격에서 에디를 구해 주세요.”
다이애나가 이야기를 마친 뒤 다음 방으로 무대를 옮기자, 축구공 크기의 털북숭이 로봇 5대가 등장했어요. 이 연극의 또 다른 주인공, ‘에디’였답니다. 에디는 천장에 달린 CCTV로 어린이들이 쓴 헬멧의 색을 인식해서 관객을 구분할 수 있답니다. 또한 몸통에는 압력 센서가 붙어 있어서 관객들이 로봇을 쓰다듬으면 이에 반응할 수도 있지요.
관객들은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에디를 도와 반짝반짝 빛나는 우주 광물을 줍고, 화면 앞에서 팔을 휘둘러서 바이러스를 무찌르기도 했어요.
로봇과 친해져 볼까?
이 연극은 단순한 공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휴먼 로봇 인터렉션(HRI)’의 연구에도 활용되기 때문이지요. 휴먼 로봇 인터렉션이란 사람과 로봇의 관계에 대한 연구예요. 로봇과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시대가 됐을 때, 사람이 로봇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거죠. 그러기 위해선 사람이 로봇을 괴롭히거나 두려워 하지 않고 친근하게 느끼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엄윤설 교수님은 연극을 통해 어린이 관객이 로봇을 돕도록 만들었어요. 팔이 없는 로봇 에디를 위해 사람이 대신 우주 광물을 주워 주고, 길을 만들어 주기도 하는 거죠. 즉, 로봇을 약자로 만들어서 ‘로봇은 아껴 줘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든 거예요.
실제로 연극이 진행되면서 어린이 관객들은 로봇에게 친근함을 느꼈어요. 이번 연극에서 배우로 활동한 서울예술대학교 이주연 학생은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던 어린이 관객들이 에디를 도와주면서 부터는 애완동물처럼 껴안기도 했다”며 놀라워했답니다.
또한 엄윤설 교수님은 “연극을 녹화한 영상을 통해 어린이들이 어떤 순간에 로봇에게 친근함을 느끼는지 분석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인간이 로봇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교육 방법을 찾아내고 자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