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 : 반가워~. 자기소개를 부탁해!
아르카이옵테릭스 : 안녕! 나는 ‘아르카이옵테릭스’라고 해. ‘시조새’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지. 1억 5000만 년 전인 쥐라기 후기, 열대 지방의 얕은 바다와 섬에 살았어. 주로 곤충을 먹었지.
나는 깃털과 날개를 가지고 있어서 새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파충류의 특징도 가지고 있어. 날개에 손가락이 있고 주둥이에는 작은 이빨이 있거든. 즉, 조류와 파충류의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는 거야. 과학자들은 내가 실제로 하늘을 날 수 있었는지 알아내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단다.
일리 : 넌 정말 하늘을 날 수 있었니?
아르카이옵테릭스 : 어떤 과학자는 우리가 날개가 있으니 새처럼 날 수 있다고 생각했어. 반면 다른 과학자는 화석에 드러난 우리의 어깨 구조를 보고, 시조새가 지금의 새처럼 날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지. 한편 우리가 스스로 날 수 없지만, 날다람쥐처럼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활공했다고 생각한 과학자도 있었어.
이처럼 과학자들의 주장은 하나로 모이지 못했어. 하늘을 날 수 있었는지 알아보려면 화석의 뼈를 잘라서 안을 봐야 하는데, 시조새의 화석은 전 세계에 열다섯 개가 안 될 정도로 귀해서 자를 수가 없었거든. 그래서 과학자들은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냈어.
일리 : 새로운 방법? 그게 뭐야?
아르카이옵테릭스 : 최근 유럽 싱크로트론 방사광 시설(ESRF)과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교의 과학자들이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뼈를 자르지 않고도 시조새가 날 수 있었다는 증거를 찾는 데 성공했지. 그 방법은 싱크로트론 방사광 시설을 이용해서 정밀한 X선 단층 영상을 찍는 거였어.
X선을 쪼여서 여러 층의 사진을 찍으면 화석을 자르지 않고도 뼈 내부의 구조를 알아낼 수 있거든. 이 방법으로 시조새의 날개 뼈 내부 구조를 관찰한 결과, 우리의 뼈 내벽이 공룡보다 훨씬 얇다는 사실을 알아냈어. 연구팀은 이 사실로 보아 시조새의 뼈가 공룡보다는 조류의 뼈에 더 가깝다고 분석했지.
일리 : 그럼 넌 새처럼 훨훨 날았던 거야?
아르카이옵테릭스 : 연구를 이끈 ESRF의 데니스 뵈텐 연구원은 “시조새는 오랫동안 하늘을 나는 데 적응한 현대의 맹금류나 바닷새들처럼은 아니지만, 장애물을 넘거나 천적을 피하기 위해 짧은 거리를 날았을 것”이라며, “날개를 어떻게 썼는지 알기 위해 화석을 더 자세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어.
엄청 멀리까지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우리가 살던 섬들 사이를 건너다니거나 천적들한테서 도망치기에는 충분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