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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주의 끝에 가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거기서 우주 밖으로 손을 뻗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질문은 기원전부터 이어져 왔어요. 기원전 로마의 철학자인 루크레티우스는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쏘는 생각 실험을 해 보았답니다. 하늘의 끝, 우주를 향해 화살을 쏘면 어떻게 될까요? 우주의 끝에서 화살은 돌아올까요?

 

 

가설1 우주 공간엔 끝이 없다!

 

천사가 하늘에 화살을 쏘아요. 화살이 하늘 천장의 벽에 부딪히면 천사는 화살을 주워 다시 쏘아요. 그러면 화살은 어디까지 뚫고 나아갈 수 있을까요?

 

기원전 철학자인 루크레티우스는 <;사물의 본성>;이란 책에 위와 같은 생각 실험을 썼어요. 그리고 화살이 무한히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지요. 혹시 화살이 벽에 부딪힌다면 그 벽 위에 올라서서 다시 화살을 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 결과 우주 공간엔 끝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이 생각은 16세기의 과학자이자 종교개혁가였던 조르다노 브루노에게 영향을 미쳤어요. 루크레티우스의 글을 읽고 영감을 받아 우주 무한론을 주장한 거예요. 그땐 외계 행성에 대해 전혀 모르던 때였어요. 하지만 조르다노 브루노는 지구가 태양 주변을 도는 작은 행성일 뿐이며, 무한히 넓은 우주엔 태양과 같은 별이 수없이 많다고 주장했지요. 이런 우주 무한론은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이단 판정을 받았답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이후 학자들에게 큰 통찰을 주었어요. 태양계만 생각하던 학자들이 우주의 다른 별과 행성을 생각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셈이지요.

 

 

 

가설2 우주 공간엔 끝이 있다. 다만 관측할 수 없을 뿐!

 

현재 과학자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라고 해요. 한 점에서 시작한 우주는 시간이 지나며 점점 커졌고, 지금은 지름이 930억 광년인 거대한 우주가 됐다고 하지요.

 

이처럼 우주의 크기를 가늠한다는 건 우주 공간이 유한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아요. 즉, 우주엔 끝이 있다는 거지요. 그러면 화살은 우주의 끝에 부딪혀 되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

 

관측 가능한 우주를 나타낸 그림. 중심에서 태양계의 모습을, 가장자리에서 빅뱅 직후에 생긴 불투명한 플라즈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우주의 끝에 갈 순 없어요. 우주가 점점 더 빨리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현재 알려진 우주의 크기는 빅뱅 이후 방출된 빛들이 지구에 다다르는 것을 관측하고, 이를 통해 계산한 값이에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 크기를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라고 부르지요.

 

한편 관측할 순 없지만 그 너머의 우주 공간도 있을 거예요. 아직 관측되지 않은 빛은 지구에 도착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았거든요. 따라서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더 먼 은하에서 빛이 도착하고, 더 먼 우주를 관측할 수 있을 거랍니다.

 

그런데 이때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가 계속해서 빨라지는 게 문제예요. 무한한 시간이 지나도 아주 먼 우주의 빛은 계속 멀어져 지구에 도달할 수 없을 테니까요.

 

 

# 어떤 학자는 우주 공간에 있는 사물이 유한한지, 무한한지에 따라 우주가 유한한지, 무한한지가 결정된다고 해요. 즉, 우주에 있는 실제 사물의 수가 유한하기 때문에 우주에 끝이 있다는 거죠. 공간이 유한한지, 무한한지에 대한 질문은 ‘사물이 없어도 공간이 존재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졌어요. 이에 대해 뉴턴은 사물이 있든 없든 절대 움직이지 않는 공간을 ‘절대 공간’이라고 불렀어요. 반면 라이프니츠는 공간이 사물들의 관계일 뿐이라 공간만 홀로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고요. 이런 주장은 나중에 상대성이론을 낳는 계기가 됐답니다. 천사가 화살을 쏘는 생각에서부터 상대성 이론까지. 생각의 힘은 정말 대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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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명석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 기타

    [편집] 신수빈 기자·sbshin@donga.com
  • 기타

    [일러스트] 고고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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