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엄마와 함께 책을 보다가 산딸기를 발견했어요. 그런데 엄마께서는 산딸기가 아니라 복분자라고 하셨죠. 산딸기랑 복분자, 어떻게 구분하나요? / 손진아 (wlsdk0801)
산딸기
산딸기와 복분자는 둘 다 장미과 산딸기속에 속하지만, 엄연히 다른 종의 식물 열매다. 산딸기속에는 산딸기(Rubus crataegifolius Bunge)와 복분자딸기, 장딸기, 멍석딸기, 곰딸기 등 총 35종의 다양한 식물이 속해 있다. 보통 같은 속에 있는 식물은 ‘사촌’ 격으로, 꽃이나 잎 모양 등 겉으로 봤을 때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다. 그 중 산딸기와 복분자딸기는 붉은색 둥근 열매가 특히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한편 자세히 관찰해 보면 다른 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산딸기나무는 높이가 1~2m 정도로 자라고, 잎자루에 붙은 잎의 개수가 한 장인 홑잎이다. 5~6월쯤 흰색 꽃이 피며, 줄기는 붉은 갈색이다. 열매는 뾰족한 타원형의 작은 알갱이들이 뭉쳐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데, 7~8월 쯤 다 익어도 붉은색이다.
산딸기에는 항산화 기능이 뛰어난 안토시아닌, 비타민C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꾸준히 먹으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복분자
진한 검붉은색이 특징인 복분자는 장미과 산딸기속의 복분자딸기 식물에서 나는 열매로, 학명은 ‘Rubus coreanus Miq.’이다. 이 중 ‘coreanus’는 ‘한국에서 난다’는 의미로, 복분자딸기는 우리나라 특산 나무로 분류된다.
복분자는 비타민A와 C, 미네랄이 들어 있어서 예부터 몸에 좋은 과일로 잘 알려졌다. 병약했던 사람이 스님의 권유로 복분자를 부지런히 먹었고, 이후 소변 줄기가 요강을 뒤엎어 버릴 만큼 건강하고 힘이 세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다. 그래서 ‘뒤집히다 복(覆)’과 요강을 지칭하는 ‘동이 분(盆)’이 합쳐져 ‘요강을 뒤엎는 과실’, 즉 ‘복분자’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복분자딸기나무는 3m까지 자라고, 새로 난 줄기를 보면 하얀색 가루로 덮여 있어, 겨울에도 산딸기나무와 구분하기 쉽다. 또 한 잎자루에 6~7개의 작은 잎이 붙어 있는 겹잎이고, 꽃은 연한 분홍색이다. 열매를 이루는 작은 알갱이들은 산딸기보다 더 둥글둥글하며, 붉었던 색이 익을수록 점차 검게 변한다.
잠깐! 베리(berry)가 벌거벗은 과일이라고?!
산딸기와 복분자는 둘다 영단어로 라즈베리(Raspberry)다. 딸기를 뜻하는 스트로베리(strawberry)를 비롯해, 블랙베리(blackberry) 등 다양한 종류의 베리류 열매가 많은데, 이중 ‘베리(berry)’는 ‘벌거벗은’이라는 뜻의 ‘bare’에서 유래한 단어다. 일반적인 과일과 다르게 베리류 열매는 껍질에 싸여 있지 않고, 벗겨진 상태로 생기고 자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