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지에서 넓은 지역을 이동하며 살아요. 그런데 산림 개발로 인해 코끼리가 살 수 있는 초원이 점점 줄자, 사람이 사는 마을에 코끼리가 나타나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주민들은 코끼리를 쫓아내기 위해 마을 주변에 고춧가루를 뿌리거나 가시덤불을 치고, 밤새 냄비를 두드리는 등 여러 노력을 했지만 모두 별 성과가 없었지요.
그런데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루시 킹 연구원은 꿀벌을 이용한 손쉬운 코끼리 퇴치 방법을 고안해냈어요. 코끼리는 몸 피부가 두껍지만 코 뒤, 귀밑 등의 피부가 연약해 벌에 쏘이면 크게 부어오르지요. 그래서 꿀벌이 내는 ‘윙-, 윙-’ 소리를 듣기만 해도 재빨리 도망가며, 동료들에게 경고음까지 보낸답니다.
루시 킹 연구원은 케냐의 17개 마을 주변에 10m 간격으로 벌통을 설치해 꿀벌이 모여들게 했어요. 그 결과, 84마리의 코끼리가 마을로 진입하려다 벌을 발견하고 도망가는 모습이 포착됐지요. 또 스리랑카의 28개 마을에서는 녹음된 꿀벌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를 마을 주변에 설치해 봤어요. 그 결과, 꿀벌 소리를 들은 120마리의 코끼리들은 코를 동료의 몸에 갖다 대는 등 불안한 행동을 하며 마을 밖으로 물러났지요.
루시 킹 연구원은 “꿀벌 울타리는 코끼리를 퇴치하는것은 물론, 꿀벌이 만드는 꿀과 밀랍을 이용해 주민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