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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발랄 생각실험실] 마음은 정말 가슴에 있을까?

“마음이 아파.”라고 말할 때 여러분은 어디를 가리키나요? 대부분 아마 가슴에 손바닥을 갖다 댈 거예요. 흔히 마음이 가슴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또 마음을 표현하는‘ 하트’ 역시 심장의 모양에서 따 왔답니다. 우리는 왜 마음이 가슴에 있다고 믿게 된 걸까요?

 

 

가설1 마음은 가슴에 있다?!

 

기원전 이집트 사람들이 장례를 치르는 과정을 기록한 ‘사자의 서’를 보면, 지하세계의 신 ‘아누비스’가 죽은 자의 심장을 저울에 달아 심판하는 장면이 나와요. 심장의 무게로 착한 마음인지 나쁜 마음인지 구별했거든요. 즉, 마음이 심장에 있다고 생각한 거죠.

 

사자의 서’. 아누비스가 양팔저울로 심장의 무게를 깃털과 비교하고 있다.

 

한편, 5세기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마음이 심장에 있다고 여겼어요.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당시 학자들은 마음이 있어야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답니다. 또 ‘피’ 역시 생명의 근원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보니 매우 중요하게 여긴 피와 마음을 연결해서 생각했어요. 그 결과 우리 몸에서 피가 샘솟는 기관인 심장에 마음이 있다고 믿었답니다. 이런 ‘심장 중심설’은 고대와 중세 과학계를 지배했지요.

 

가설2 마음은 뇌에 있다?!

 

기원전 5세기의 그리스 학자인 알크마이온은 사람의 몸을 해부하고, 우리 몸의 신경이 뇌와 연결돼 있단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 뒤 감각을 느끼고 생각하는 마음의 역할을 뇌가 한다는 ‘뇌 중심설’이 싹트기 시작했답니다. 뇌 중심설에 따르면, 마음은 신경세포들이 서로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생명 현상 그 자체예요.

 

과학자들이 이 주장을 받아들이기까진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했어요. 1662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토머스 윌리스 교수가 뇌의 세부 구조를 분석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신경학’이라는 학문이 등장했지요. 이후 서서히 뇌가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는 기관이란 사실이 밝혀졌답니다.

 

가설3 마음은 송과선에서 몸과 만난다?!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마음이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정해진 위치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주장했어요. 다만 인간은 몸과 마음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마음이 몸을 찾아와 영향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마음이 필요한 순간 송과선으로 와서 몸과 만난다는 거예요. 송과선은 간뇌에 있는 완두콩만한 부분으로, 호르몬을 분비한답니다.

 

데카르트는 마음이 송과선 안에서 ‘운동 정기’라는 입자들의 운동 방향을 바꾼다고 주장했어요. 예를 들어 우리가 춤을 추면서 ‘팔을 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마음이 송과선을 찾아가 우리 몸을 조절하는 식이랍니다. 데카르트는 입자의 질량이나 속력은 운동량보존법칙 때문에 바꿀 수 없지만 방향을 바꾸어 우리 몸의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한 거예요. 당시로서는 과학법칙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마음과 몸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논리였답니다.

 

# 사람들은 모든 것이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오랫동안 연구해 왔지요. 비교적 최근까지도 철학자들은 마음의 위치에 대해서 논의 했어요. 2000년, 미국 브라운대학교 철학과 김재권 명예교수는 마음에 위치가 없다면 다른 사람과 내 마음을 구별할 방법이 없다며 마음도 위치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답니다. 과연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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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명석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 에디터

    신수빈 기자·sbshin@donga.com
  • 기타

    신수빈 기자·sb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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