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들은 먹이를 얻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워요. 거미줄에 걸린 곤충을 훔쳐 먹는 파리나 다른 육식동물들이 버린 고기를 먹는 하이에나 등 동물마다 사냥법도 제각각이지요.
최근 미국 포츠머스대학교 연구팀은 바다에 사는 갯민숭달팽이를 관찰해 새로운 사냥법을 발견했어요. 화려한 색과 납작한 모양이 특징인 갯민숭달팽이는 히드라충을 갉아먹고 살아요. 히드라충은 촉수를 이용해 작은 갑각류나 동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지요.
연구팀은 이탈리아 시실리 해안에 사는 갯민숭달팽이와 히드라충을 실험실로 데려왔어요. 한 수조에 갯민숭달팽이와 히드라충, 동물성 플랑크톤을 풀어놓은 후 각각의 먹이활동을 관찰했지요. 그 결과, 갯민숭달팽이는 아직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지 않은 히드라충보다 방금 식사를 마친 히드라충을 두 배 더 많이 공격했어요. 즉, 방금 식사를 마쳐 배부른 상태의 히드라충을 골라 사냥한 거예요.
연구를 이끈 트레비 윌리스 교수는 “히드라충은 갯민숭달팽이의 먹이인 동시에 천적을 피해 몸을 숨기는 은신처”라며, “갯민숭달팽이의 사냥법은 한 번 사냥할 때 충분한 에너지를 얻어 은신처로 쓰이는 히드라충의 훼손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