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안녕, 어과동 친구들! 나는 귀염둥이 과학마녀 일리야. 얼마 전 푸푸와 숲에 갔다가 끔찍한 소문을 들었어. 글쎄,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아직 깨어나지 않은 동생을 잡아먹는 곤충이 있다는 거야. 세상에~!

나와 푸푸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그 곤충을 찾아갔지. 정말 소문대로 동생을 잡아먹는 무서운 곤충인 걸까?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하세요? 저는 딱정벌레의 일종인 ‘콜로라도감자잎벌레’예요. 예전에는 북미지역과 멕시코 일부에만 살았지만, 지금은 아시아와 유럽 등 모든 온대 지역에 살고 있지요. 몸길이는 1cm 정도이고, 밝은 노란색이나 오렌지색 몸체에 10개의 굵은 갈색 줄이 세로로 나있는 것이 특징이랍니다.

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감자를 주로 먹어요. 물론 가지, 토마토, 고추 등 가짓과에 속하는 식물은 다 좋아해요. 주요 천적은 긴 주둥이로 저희를 공격하는 노린재 같은 곤충들이지요.


정말 갓 태어난 알을 먹는 거니?
맞아요. 저희는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주변에 있는 알들을 빠르게 먹어 치워요. 하지만 너무 놀라진 마세요. 저희가 먹는 알은 사람이 먹는 달걀처럼 수정이 되지 않은 무수정란이니까요. 어미 콜로라도감자잎벌레가 천적의 존재를 감지하고, 알에서 깨어난 유충이 빨리 자라도록 무수정란을 낳은 거지요.

유충이 무수정란을 먹고 몸집이 커지면 천적은 유충을 잡아먹지 못하거든요. 알은 다른 먹이보다 영양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유충의 먹이로 안성맞춤이에요. 또, 유충이 먹이를 찾으러 이곳저곳 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천적에 노출될 위험을 줄일 수 있어요.

어미는 주변에 천적이 있는지 어떻게 알아?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주변에 천적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콜로라도감자잎벌레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했어요. 그 결과, 천적이 있는 환경에서만 무수정란을 낳는다는 사실을 알아냈지요.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는 모두 수정된 알을 낳았답니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탈러 교수는 “어미는 천적이 풍기는 화학물질의 냄새를 맡고 주변에 있는 천적의 존재를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어요. 이 곤충의 주요 천적인 노린재는 고약한 냄새를 풍겨 방귀벌레라고도 불리거든요.

너처럼 알을 먹는 곤충이 또 있니?

저처럼 같은 종의 알을 먹는 곤충은 많아요. 어미가 낳은 알은 영양분이 풍부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곤충에게 좋은 전략이 아니에요. 자손의 수를 많이 퍼트릴 수 없어서 다양한 유전자를 남기지 못하게 되거든요. 유전자의 다양성이 높아야 갑자기 환경이 변해도 잘 살아남을 수 있어요.

이런 면에서 콜로라도감자잎벌레의 전략은 탁월해요. 천적을 피하기 위해 무수정란을 낳아 유충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천적이 없을 때는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모두 수정된 알을 낳지요.

우리 정말 똑똑하죠? 그럼 이만 가 볼게요. 안녕~!

2017년 0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
  • 번역

    박동현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 화학·화학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