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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6일 동안 똥을 모아라!
스페이스 풉 챌린지는 우주를 뜻하는 ‘스페이스’와 똥오줌 등의 배설물을 이르는 ‘풉’, 그리고 도전을 의미하는 ‘챌린지’를 합친 말이에요. 말 그대로 우주인의 배설물을 처리하는 방법을 모집하는 대회지요. 12월 20일까지 아이디어를 모집해, 그 중 가장 뛰어난 세 팀에게 총 3만 달러(우리 돈 3000만 원 가량)의 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랍니다.

12월 6일 현재, 개인과 팀을 포함해 1만 5000명 이상의 도전자가 대회 홈페이지(herox.com/SpacePoop)에 등록했어요. 마치 장난 같은 대회지만, 배설물의 양부터 도전 과제까지 과학적으로 엄격하게 지정돼 있어요.

배설물을 모으는 장치는 우주복 안에 마련돼야 하고, 최소 144시간(6일) 동안 배설물을 담을 수 있어야 해요. 또 배설하고 난 뒤 모으는 시간도 1시간 이내로 지정돼 있답니다. 그 이상 배설물이 우주인의 몸에 닿아 있으면 피부가 짓무르거나 미생물이 생식기로 침범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밖에도 다양한 기준을 지킨 장치를 만들어야 우승자가 될 수 있답니다.

NASA를 포함한 우주 기구들은 오래 전부터 화장실 문제를 고민해 왔어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은 우주에서도 멈추지 않으니까요. 특히 배설물은 수분이 포함돼 무겁고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데다 냄새 등의 문제도 있어서 처리하기가 더욱 어려워요.

국제우주정거장 화장실은 ‘진공청소기’!

우주의 무중력이나 마이크로중력 상태에서는 배설물을 당겨서 잡아 주는 힘이 없어요. 그래서 밀어내는 힘 그대로 공중에 ‘발사’되지요. 이런 배설물을 방치했다가는 수분과 덩어리가 둥그렇게 뭉쳐 둥둥 떠다니며 다른 기계 등을 오염시키거나 망가뜨릴 수 있어요. 또 물이 귀하기 때문에 화장실 변기까지 물청소를 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국제우주정거장(ISS)처럼 화장실이 설치된 우주선에서는 공기의 힘으로 배설물을 빨아들여요. 화장실 변기가 큼지막한 진공청소기인 셈이지요. 놀랍게도 ISS의 우주인들은 배설물의 수분을 걸러내 샤워용 물이나 식수로 이용해요! 여과 장치를 걸러나온 오줌은 우리가 정수기에서 받아 마시는 물 정도로 깨끗하답니다.

우주복을 벗지 못한다면 기저귀~!
우주선이 이륙해 궤도에 진입하기까지, 또 착륙해서 지구 표면에 도착하기까지는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어요. 우주에서 둥둥 떠다니며 여러 미션을 수행하는 ‘우주 유영’도 마찬가지지요. 이때는 마치 아기처럼 우주복 안에 ‘기저귀’를 차야 한답니다.

우주인용 기저귀는 팬티처럼 슥 입고 벗을 수 있어요. 안에는 자기 크기의 최대 1000배까지 수분을 흡수하는 분말인 ‘소듐 폴리아크리레이트’가 가득 들어 있지요. 우주인이 똥이나 오줌을 싸면 분말이 재빨리 흡수한답니다.

하지만 이 기저귀는 최대 6~8시간까지만 사용할 수 있어요. 스페이스 풉 챌린지는 이런 불편을 줄이고 장기간 사용해도 문제없는 신개념 ‘기저귀’를 찾는 과정이랍니다.

똥오줌으로 식량 생산까지?!
스페이스 풉 챌린지의 목표는 6일까지 우주복 안에 배설물을 모으는 거예요. 이 목표가 성공하면 우주인의 우주 활동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 있지요. 하지만 겨우 6일 버티는 걸로, 화성까지의 길고 긴 여행을 감당하기는 어려워요.

화성 유인탐사의 또 다른 문제는 지구와 물자를 주고받거나 쓰레기를 바로바로 처리할 수 없다는 거예요. 배설물이 일으킬 오염도 걱정스러운 부분이에요.

그래서 NASA 등 장기 행성탐사를 준비하는 기관은 우주인의 배설물 처리 문제를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는 배설물을 다양한 자원으로 바꾸는 거예요.

예를 들어 ISS의 물 재활용 시스템을 이용하면 오줌을 식수로 바꿀 수 있지요. 또 영화 <;마션>;처럼 똥이나 오줌에 들어 있는 미생물과 질소 성분을 이용해 화성 토양을 기름지게 만드는 방법도 연구 중이랍니다.

배설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도 있어요. 실제로 NASA의 에임즈 센터에서는 미생물이 오줌 속의 폐기물을 먹고 전력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 ‘생물반응기’를 개발했어요. 이 기계로는 연료전지로 쓸 수 있는 메탄도 생산할 수 있지요. 심지어 배설물을 ‘식량’으로 사용하는 방법까지 등장했어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클렘슨대 마크 블래너 박사팀은 우주의 배설물에서 나온 영양분을 인체에 필요한 지방산으로 바꾸는 방법을 제안했답니다.

화성에서 배설물을 사용하는 방법

1. 비료로 뿌리기
화성은 내부의 활동이 거의 정지했고, 대기도 옅기 때문에 표면의 토양이 부슬부슬하고 영양분이 없다. 또 농사를 돕는 미생물도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화성의 토양에서 감자 등의 채소를 키우기 위해서는 ‘비료’가 필요하다. 우주인의 똥과 오줌은 화학비료를 대신할 거름이 될 수 있다. 핀란드 쿠오피오대학교 연구팀 등 세계 각국에서 연구 중이다.

2. 건축 재료 만들기
NASA에서는 오줌을 이용해 화성에서 건축 재료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지구에서 데려간 유전자 변형 박테리아를 오줌에 섞으면 흙을 모아 굳히는 성분이 생겨난다. 이 오줌을 화성 토양과 섞어 단단하게 굳히면 벽돌로 쓸 수 있다.

3. 식량과 산소로 바꾸기
사람의 배설물에는 미처 소화되지않은 영양분이 남아 있다. 이 양분만을 뽑아내면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합성할 수 있다. 또 사람이 호흡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녹조류에 주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 화성 등 다양한 행성을 탐사하기 위해서는 먹고, 자고, 싸는 등의 일상 문제에도 더 큰 관심이 필요할 거예요. 그 첫 단계로, 우주인의 새로운 ‘기저귀’가 어떤 형태가 될지 기대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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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은영 기자
  • 기타

    [도움 및 사진] 이주희 책임연구원
  • 박장규, 오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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