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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야기] 광릉숲에서 만난 뱀





거북목은 단단한 껍질로 온몸을 보호하고 있는 파충류예요. 바다에서 서식하는 바다거북과 저수지나 호수에서 서식하는 민물거북, 또는 육지에서 서식하는 육지거북으로 나뉘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총 4과 6종
의 거북목이 보고됐고, 광릉숲에 있는 호수인 ‘육림호’에서 남생이와 붉은귀거북을 찾아볼 수 있어요.

유린목은 온몸이 비늘로 덮여 있는 파충류로, 뱀과 도마뱀이 속해 있어요. 현재 전세계에 7000여 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요. 우리나라에는 6과 20종이 보고되어 있답니다.

광릉숲에도 9종의 유린목 파충류가 살고 있어요. 도마뱀에 속하는 아무르장지뱀과 도마뱀은 짧지만 재빠른 다리로 숲 사이를 누벼요.

반면 뱀인 누룩뱀, 구렁이, 무자치, 유혈목이, 능구렁이, 대륙유혈목이, 쇠살모사는 다리가 없어 몸통으로만 움직이지요. 이 중 구렁이는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2급 동물이에요. 이런 파충류가 많이 서식하는 것은 광릉숲이 맑고 깨끗하다는 증거랍니다.

광릉숲에 사는 뱀과 도마뱀은 개구리와 같은 먹이가 많은 계곡에서 주로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체온 조절을 위해 일광욕을 할 때는 탐방로나 따뜻한 바위 위에서도 쉬고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답니다.
 





광릉숲 계곡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뱀은 무자치예요. 물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물뱀’이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무자치의 전체 몸길이는 50~70cm로, 황갈색이나 적갈색을 띠고 있어요. 또 눈 뒤에서부터 목 뒤까지 흑갈색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무자치는 물과 가까운 곳에서 살면서 바위 아래나 쥐구멍, 덤불 속에서 휴식을 취해요.

한편 쇠살모사는 살모사 중에서도 크기가 작은 편이지만, 무서운 독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광릉숲에서 만날 때마다 주의해서 관찰하고 있답니다. 쇠살모사의 몸길이는 25~50cm로, 노란빛을 띠는 가로 줄무늬와 황갈색 머리가 특징이지요. 또 몸통 가운데에 21줄의 비늘 열이 있어요.

쇠살모사는 콧구멍과 눈 사이에 열을 감지할 수 있는 ‘피트기관’이 있는데, 이걸 이용해 먹이가 내는 열을 감지하고 사냥해요. 이때 위턱 앞쪽에 있는 한 쌍의 독니로 독을 주사한답니다. 쇠살모사는 양서류, 어류, 설치류, 심지어 다른 파충류도 잡아먹는 습성이 있어요.

광릉숲에서는 유혈목이도 만날 수 있어요. 유혈목이는 몸길이 60~100cm의 큰 뱀으로, 녹색 몸통에 흑색 점이나 짧은 가로 줄무늬가 꼬리까지 퍼져 있어요. 특히 목 부분에 붉거나 노란 화려한 무늬가 있어 ‘꽃뱀’이라고도 불린답니다.

유혈목이에게는 ‘듀벨로이드 샘’과 ‘목덜미 샘’이라는 두 개의 독샘이 있어요. 눈과 위턱 사이에 있는 듀벨로이드 샘에서 만들어진 독은 먹이를 먹을 때 위턱 안쪽의 작은 독니를 통해 나와요. 한편 목덜미 샘에는 두꺼비처럼 독이 있는 양서류를 먹은 후 저장한 독이 모여 있어요. 이 독은 적이 공격할 때 방어용으로 사용하지요. 이때 코브라처럼 목을 부풀리고 몸을 들어올려 적을 쫒아내기도 한답니다.

유혈목이는 공격성이 적고 겁이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공격을 받으면 독을 분비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14종의 뱀 중 살모사, 까치살모사, 쇠살모사, 유혈목이가 독사에 해당해요. 이 가운데 살모사 류는 공격성이 높고 출혈독과 신경독을 갖고 있어서 매우 위험해요.

살모사에게 물리면 상처가 부어오르는 한편, 몸이 떨리는 ‘오한’ 증세가 나타나요. 심하면 시력이 떨어지거나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답니다.

또 살모사는 동작이 느리고 겁이 없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더라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노려보거나 공격행동을 취해요. 따라서 살모사를 발견하면 재빨리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답니다. 다른 독사도 마찬가지랍니다.

독사를 피하기 위한 방법은 더 있어요. 살모사를 포함한 독사들은 주로 사람의 발목 부위를 물어요. 그래서 숲에 갈 때는 긴 바지를 입고 긴 등산양말과 발목을 덮는 등산화를 신는 게 좋지요. 또 풀숲으로 들어가기 전에 지팡이로 땅을 치며 주변을 한 바퀴 돌면 독사가 진동을 느끼고 도망가기 때문에 미리 피할 수 있답니다.

이 외에 광릉숲에서 사는 누룩뱀, 구렁이, 무자치, 능구렁이는 독이 없고 온순해요. 하지만 언뜻 보면 무슨 뱀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요. 따라서 뱀에 물렸을 경우에는 무조건 전문가를 부르는 것이 좋아요. 또 제대로 된 응급처치 방법을 따르고, 환자를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해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뱀을 절대 건드리거나 먼저 공격하지 않는 거예요. 뱀의 습성을 이해하고 삶을 존중해 주는 것이 바로 숲을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이랍니다.
 

2016년 1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남종우 산림청 국립수목원 산림생물조사과 박사후연구원
  • 사진

    국립수목원, 게티이미지뱅크,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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