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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님이 들려주는 기생충 이야기

지난 8월 1일, 동아사이언스 사옥 사이언스홀에서 기생충 박사 서민 교수님의 강연이 열렸어요. 강연에는 어린이과학동아 기자단으로 활동하는 10명의 기자도 참석했지요.
남들은 자세히 보기도 꺼려하는 기생충을 서민 교수님은 왜 연구하게 된 걸까요?
교수님의 재치에 웃음이 빵~빵~! 터지던 강연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기생충은 다른 생물에 붙어 사는 생물로 숙주의 피를 빨아먹고 살거나 숙주가 섭취한 영양분을 빼앗아먹으며 살아요. 예를 들어 우리 장 속에 사는 회충은 하루에 쌀 한 톨 정도의 영양분을 빼앗아 먹죠. 하지만 서민 교수님께서는 기생충이 우리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하진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하셨어요.
“기생충은 사람을 잘 죽이지 않아요. 최근 55년동안 우리나라에서 기생충 때문에 죽은 사람은 회충 1063마리에 감염됐던 소녀 단 한 명뿐이에요.”
회충 한 마리는 영양분을 조금 빼앗아먹지만, 이 소녀 몸 속의 회충 1063마리는 하루에 쌀 1063톨을 빼앗아 먹은 셈이라고 해요. 결국 소녀는 영양실조로 죽게 된 거죠.
서민 교수님은 소녀의 경우처럼 기생충이 우리에게 아주 해로울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하기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셨어요. 십이지장충의 항응고제나 크론병을 치료하는 편충의 알 등 기생충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어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이에요.
두 시간 가량 이어진 강연이 끝난 뒤에는 ‘노빈손과 위험한 기생충 연구소’ 사인회가 열렸어요. 강연장 앞쪽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친구들이 줄을 섰는데, 교수님은 한 명 한 명 모두 사인해 주셨어요. 이날 강연을 들었던 유다은 친구는 “서민 교수님 덕분에 기생충은 나쁘기만 할 거란 선입견이 사라졌다”고 말했답니다.

특별 인터뷰

“기생충과 사랑에 빠졌어요.” 서민(단국대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


Q 가장 좋아하는 기생충과 가장 싫어하는 기생충은 뭔가요?

가장 좋아하는 기생충은 광절열두조충이에요. ‘숙주에게 훼방을 놓지 않고 살아가자’는 기생충 정신을 아주 잘 지키는 녀석이거든요. 가장 싫어하는 기생충은 ‘메디나충’이에요. 메디나충은 사람이 물로 가도록 만들기 위해 배에서 발목까지 깊은 터널을 뚫고 내려가죠. 심할 경우 감염된 사람의 다리를 절단해야 할 때도 있어요. 기생충 정신에 위배되는 나쁜 기생충이라 싫어한답니다.

Q 직접 기생충을 몸에서 키워 보신 적도 있으신가요?

키워 보고 싶었죠. 그런데 제 몸에선 잘 안 크더라고요. 제가 키우려던 건 눈에 사는 기생충인데, 주로 눈이 큰 사슴이나 눈이 큰 개 등에서 살지요. 아마 제 눈이 작아서 제 몸에선 안 자랐나 봐요.

Q  <;노빈손과 위험한 기생충 연구소>;에는 기생충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생충 테마파크 ‘파라지파크’가 나와요. 파라지파크를 실제로 만들 생각이 있으신가요?

기술이 된다면 진짜 만들어서 편충과 대화를 한 번 해 보고 싶어요. 하지만 돈이 굉장히 많이 들 것 같아 걱정이 되네요.

Q 저는 그래도 기생충이 무서워요. 기생충을 없애는 방법은 없나요?

기생충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프네요. 기생충은 구충제약만 먹으면 쉽게 없앨 수 있어요. 착한 기생충들은 우리가 구충제를 먹으면 순순히 구충제를 같이 먹고 죽음을 받아들인답니다.

Q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

앞으로는 기생충을 질병 치료에 활용하는 등 기생충을 활용할 일이 더욱 많아질 거예요. 그렇게 되면 당연히 기생충을 연구할 사람도 많이 필요하겠죠? 그런데 요즘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연예인, 공무원을 꿈꾸더라고요. 또 지나치게 기생충을 두려워해서 기생충 연구를 하려고 하지 않죠. 하지만 계속 말했듯, 기생충은 활용가치가 높은 생물이에요. 앞으로 어린이들이 착한 기생충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과학자의 꿈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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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수빈 기자
  • 사진

    신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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