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는 지금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나와 있는 과학미스터리 전문기자 이윤선입니다. 2월 14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오늘 제가 풀어드릴 미스터리는 바로 ‘달’입니다. 지난 2013년 옆 나라 중국이 달 탐사선을 달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고, 우리나라도 2020년 달 탐사선을 보내는 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달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뜨거운데요. 아, 저기 ‘옥토끼’ 박사님이 달을 보고 계시군요! 제가 가서 달에 관한 미스터리에 대해 자세하게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사님~!
미스터리 1 달은 지구에서 분리되면서 만들어졌다고요?
글쎄요. 달의 탄생에 대해 여러 가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일 뿐이죠.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은 ‘대충돌설’이에요. 최근 달이 지구의 고리에서 태어났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대충돌설에 힘을 실어주었지요. 있지도 않은 지구의 고리에서 달이 만들어졌다니….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요? 아주 오래 전 화성 크기만 한 천체가 지구에 부딪혀 부서진 조각들이 뭉쳐져 달이 되었어요. 그런데 조각들은 뭉쳐지기 전, 지구 주변에 고리 형태로 머물렀답니다. 처음엔 뒤죽박죽 떠 있었는데 지구가 계속 자전하고, 지구 적도면과 수직을 이루는 방향의 힘이 약해져 조각들이 지구의 허리 부분, 즉 적도 주변으로 모여 고리 형태를 띠게 된 거죠. 다른 행성의 고리나 태양계가 동그랗고 얇은 디스크(disk) 모양을 하고 있는 이유도 이와 같답니다.
미스터리 2 위성이라고 하기엔 달이 너무 크다는데요?
글쎄요. 달의 직경은 약 3474㎞로 1만 2756㎞인 지구의 4분의 1 크기죠. 반면 목성의 위성은 목성의 80분의 1만큼 작답니다. 언뜻 보기에는 달이 다른 위성보다 훨씬 큰 것처럼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실 달은 다른 위성들과 비슷한 크기랍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인 목성의 가니메데는 직경이 5268㎞, 타이탄은 5150㎞로 오히려 달보다 1.5배정도 큰 수준이죠.
따라서 달은 ‘모행성과의 질량비가 다른 위성에 비해 큰 편’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과학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달이 만들어질 때 재료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대요. 즉 지구에 부딪혔던 천체가 컸던 만큼 조각들이 많이 생겨서 지구의 크기와 상관없이 현재처럼 큰 달이 만들어졌다는 거죠.
미스터리 3 달 속은 정말 텅텅 비어있나요?
거짓입니다. 달 속이 텅텅 비어있다고 생각한 건 옛날 과학자들이에요. 1982년 핵공학자이자 연구가인 윌리엄 브라이언 2세는 그가 쓴 책 ‘문게이트’에서 ‘달 내부는 비어있고 외부는 상대적으로 단단하다’고 주장했어요. 아폴로호가 달에 충격을 주자 3시간 동안 종이 울리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진동이 표면으로만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거죠. 그러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달은 지구처럼 지각, 맨틀, 핵으로 속이 꽉~, 차 있다고 합니다. 특이한 건 지각의 두께가 지구에 가까운 쪽이 먼 쪽에 비해 훨씬 얇고 핵의 중심도 달의 중심보다 지구쪽으로 약 1.8㎞ 정도 쏠려있다는 거예요. 과학자들은 달이 처음 만들어질 당시 달을 구성하는 물질들이 지구의 중력에 끌려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 물론 현재까지 이렇게 추측하고 있다는 거죠.
미스터리 4 달 뒷면엔 뭔가 특별한 것이 숨어 있다?
거짓입니다. 우리는 달의 한쪽만 볼 수 있어요. 달이 27.3일에 스스로 한 바퀴를 돌고 똑같은 시간 동안 지구를 한 바퀴 돌기 때문이죠. 우리는 이 면을 달의 ‘앞면’이라고 부르고 아직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뒷면’에는 외계인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달의 ‘뒷면’에는 외계인 대신 수많은 크레이터들이 있대요. ‘앞면’보다 훨씬 더 울퉁불퉁한 표면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왜 ‘뒷면’이 ‘앞면’보다 더 울퉁불퉁하냐고요? 첫 번째 이유는 달의 뒷면에 운석이 더 많이 부딪혔기 때문이에요. 앞면은 지구에 가려져 있어 운석이 충돌할 가능성이 적었던 거죠. 또 다른 해석도 있어요. 1998년 미국의 탐사선 ‘루나 프로스펙터’는 달의 앞면에 ‘열이 잘 발생하는 물질’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답니다. 달의 앞면은 충돌에 의한 열이 많이 발생해 지각을 녹이고 바다를 만들어 크레이터들이 가려졌다는 거예요.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추측일 뿐이며 아직까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답니다.
미스터리 5 달 먼지에서 화약 냄새가 난다고요?
글쎄요~. 아폴로 16호와 17호의 우주인들은 모두 달 먼지에서 타는 냄새가 났다고 했답니다. 달 표면에서 작업을 하고 착륙선으로 귀환한 뒤 우주복을 벗으면, 옷에 딸려 온 달의 먼지를 볼 수 있었는데요. 이 먼지를 손으로 만져 보니 눈처럼 아주 부드럽고 화약 냄새가 났대요. 그러나 지구로 갖고 온 뒤에는 달 먼지에서 아무런 냄새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군요.
이 현상은 사막비(Desert Rain) 효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매우 건조한 곳에 습기(물)가 더해지면 특이한 냄새를 맡을 수 있거든요. 아주 더운 여름에 비가 내리면 냄새가 나는 것처럼요. 완전히 마른 상태의 먼지가 착륙선 내부에서 습기와 만나며 냄새가 나게 된 것이죠.
미스터리 6 닐 암스트롱은 달에 간 적이 없다?
거짓입니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고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영광을 얻게 되었죠. 하지만 사람들은 이 영광에 대한 시기와 질투 때문인지 닐 암스트롱을 비롯한 우주비행사들의 달 탐사를 모두 거짓이라고 의심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지난 2011년 NASA(미항공우주국)는 아폴로호의 달 탐사가 사실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공개했답니다. 바로 달정찰궤도탐사선이 촬영한 사진이었는데요. 공개된 사진에는 아폴로 17호가 달에 남겨둔 과학관측장비, 탐사에 사용된 자동차인 월면차의 바퀴자국, 비행사의 발자국으로 만들어진 길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대요.
미스터리 7 달이 지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진실입니다. 달은 여러분이 기사를 보고 있는 지금 이순간에도 지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어요.
과학자들은 1969년부터 20년 동안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를 레이저로 측정해봤답니다. 그 결과 달이 1년에 3.8㎝씩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어요. 45억 년 전에는 24만㎞, 현재는 38만㎞ 떨어져 있으니 달은 지금까지 약 14만㎞나 움직인 거예요.
그 이유는 달의 중력이 지구의 자전속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혼자 돌고 있는데 친구가 다른 방향의 힘을 주어 원래의 운동을 방해하고 있는 셈이죠. 지구의 자전속도가 느려지면서 잃는 운동에너지만큼 달의 공전속도는 빨라지고 점점 지구에서 멀어지게 되요.
지구의 자전속도는 100년에 0.0015초씩 느려지고 있고, 3억 6000만 년 뒤에는 하루가 25시간이 된대요. 둘 사이가 더 멀어지면 달을 아예 보지 못하는 곳도 생기게 될 거래요. 지구의 자전속도와 달의 공전속도가 같아져 서로 같은 곳만 보며 움직이기 때문이죠. 그럼 먼 미래에는 달이 특정 지역의 관광 상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대한민국, 2020년 달에 태극기를 꽂다!
우리나라도 2020년 달을 탐사할 예정입니다. 순수한 우리 기술로 만든 탐사선으로 말이죠. 어느 지점에 착륙해 어떤 연구를 중점적으로 할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나로호 발사에 이어 달 탐사도 성공해 우주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려 합니다. 미래를 끌어갈 어과동 친구들이 커서 우리나라의 우주과학기술을 더욱 더 발전시켜 줄 거라고 믿어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