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기상천외한 장이 열렸소. 품목은 바로 먼지! 봉이 김선달이 특별히 엄선한 먼지들로 준비했으니 쓸모없고 해롭다고만 생각지 말고, 일단 와서 준비된 먼지들을 보길 바라오. 금세 매진될 것 같다고 하니 관심 있는 자들은 봉이 김선달의 설명을 잘 듣고 원하는 먼지를 꼭 살 수 있길 바라오! 서두르시오! 매.진.임.박
다윈의 먼지를 팝니다
먼지를 판다니 아무도 못 믿는 눈치네요? 그렇다면 제가 아주 유명한 먼지를 먼저 보여 드리지요. 바로 찰스 다윈의 먼지예요. 이 먼지를 보고 과학자 에렌베르크가 아주 중요한 발견을 했어요. 다윈의 먼지 이야기를 듣고 나면, 먼지가 얼마나 가치있는지 감을 좀 잡을 수 있을 거예요.
먼지를 수집한 찰스 다윈
찰스 다윈은 생물 진화론으로 유명한 영국의 생물학자예요. 1859년 그는 자신의 책 <;종의 기원>;을 통해 진화론을 발표했어요. 다윈의 진화론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자연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생물은 조금씩 변이를 한다. 이 변이는 후대로 물려 전해지는데, 살아남기에 유리한 변이를 한 생물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멸종한다. 이런 유리한 변이가 조금씩 쌓이면 결국 오랜 시간 뒤에는 다른 종으로 진화한다.’
다윈이 진화론의 기초를 세울 수 있었던 건 젊은 시절 5년 간 해군측량선인 비글호를 타고 세계 일주 항해를 한 덕분이에요. 그는 남아메리카에서부터 남태평양의 여러 섬들과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등 전세계를 항해했어요. 그리고 각 지역의 지형과 지질은 물론 동식물의 생태와 사람들의 독특한 문화까지 하나하나 치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했지요.
그리고 1835년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해요. 그는 이곳에서 핀치 새, 황소거북, 이구아나 등을 관찰해 생물의 진화를 입증할 만한 단서를 찾지요. 다윈은 여러 관찰기록들을 정리해 <;비글호 항해기>;를 출간했고, 몇 년 뒤에는 <;종의 기원>;도 쓸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 비글호 항해 중 다윈이 중요하게 한 일이 있어요. 바로 먼지를 수집하는 일이었지요. 다윈은 종종 돛대 끝에 있는 풍향계 날개에서 먼지를 그물로 걸러 고운 갈색 먼지를 모았어요. 그리고 이렇게 수집한 먼지 주머니 다섯 개를 독일의 생물학자 크리스티안 고토프리프 에렌베르크에게 보냈지요.
에렌베르크는 현미경으로 작은 미생물들을 관찰하고 분류한 과학자로 유명해요. 에렌베르크는 다윈이 보내 준 먼지에서 최소 67종의 생물체를 확인했어요. 먼지 안에는 아주 작은 *원생동물들과 식물들이 들어 있었거든요. 다윈은 에렌베르크 교수의 현미경 관찰 덕분에 먼지 속에 작은 생물들이 살고 있고, 이런 작은 생물들이 매우 먼 곳까지 날아서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답니다.
*원생동물 : 단세포동물.
*적충류 : 원생동물의 하나인 작은 생물.
지층과 빙하 속 먼지를 팝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먼지 판매를 시작해 볼까요? 처음 만나볼 먼지는 바로 흙과 얼음덩어리 속에 들어 있는 먼지입니다. 흙이랑 얼음덩어리 속 먼지를 판다니 제정신이냐고요? 거참, 이 먼지로 말할 것 같으면, 기후 변화의 비밀을 쥐고 있는 귀한 먼지라니까요?
꽃가루가 전하는 과거 식물이야기
꽃 속에는 암술과 수술이 들어 있어요. 꽃가루는 수술의 꽃밥 속에 들어 있다가 바람이나 곤충의 도움을 받아, 다른 꽃의 암술머리로 이동해 식물이 열매를 맺도록 해 주지요. 하지만 암술에 닿지 못하고 땅에 떨어진 꽃가루는 흙과 함께 쌓이기도 해요. 이렇게 퇴적된 꽃가루를 분석하면 과거 그 장소에 어떤 식물들이 살았는지, 당시 기후나 지리 환경은 어땠는지 등을 알 수 있어요.
꽃가루가 오랜 기간 지층 속에서 안전하게 남아 있을 수 있는 비결은, 세포를 감싸고 있는 ‘스포로폴레닌’이라는 물질 때문이에요. 이 물질은 매우 안정된 성분이라 잘 분해되지 않아요. 덕분에 땅속에서도 오랜 기간 화석으로 잘 남아 있어 당시 환경을 알아내는 데 이용할 수 있지요.
퇴적물에서 분리한 꽃가루는 어떻게 분석할까요? 일정한 분량의 흙 안에 꽃가루가 몇 개나 들어 있는지 세면 퇴적물 속에 꽃가루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추정할 수 있어요. 또 현미경으로 관찰해 어떤 식물의 꽃가루들인지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럼 꽃가루의 주인공이 어떤 환경에서 사는 식물인지 조사해 당시 환경을 추측할 수 있지요.
냉동 타임캡슐 속 먼지를 분석하라
하늘을 날아다니던 먼지가 땅으로 떨어지면 흙이나 바다 퇴적물과 섞여요. 하지만 먼지가 빙하 위로 떨어지면 그 위에 다시 눈이 녹지 않고 쌓이며, 짧게는 수백 년에서 길게는 수십 만년에 걸쳐 깔끔하게 보존돼요. 따라서 과학자들은 빙하를 ‘냉동 타임캡슐’이라고 불러요.
과학자들은 빙하 속에 어떤 성분과 물질이 들어 있는지 연구하기 위해 빙하를 지름 약 10~20cm의 원통형으로 잘라서 연구해요. 이를 ‘빙하코어’라고 해요.
빙하코어 속에는 꽝꽝 얼어붙은 아주 작은 기포가 들어있어요. 이 안에 산소와 수소는 물론, 온실기체, 화산재, 금속원소, 먼지 등이 들어있지요. 이런 성분들을 분석하면 당시 기후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지요.
예를 들어 화산이 폭발하면 대기 중에 화산재와 함께 화산가스가 분출돼요. 화산가스는 주로 아황산가스로 이뤄져 있는데, 이는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기체예요. 따라서 대기 중 산성도가 높아지게 만들지요. 만약 빙하코어에서 화산재가 많이 발견되고 산성도가 높게 측정되면, 당시 대규모 화산이 폭발했다고 추측할 수 있어요.
빙하코어에는 운석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도 들어 있어요.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은 대기와의 마찰에 의해 타버리지만, 그 성분들이 다시 뭉쳐져 대기를 떠다니게 돼요. 그러다가 주로 극지방으로 떨어져 빙하 속에 갇히지요. 백금과 이리듐은 운석에 주로 들어 있는 원소로, 빙하코어 안에 들어 있는 두 원소의 양을 분석하면 당시 지구에 운석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구할 수 있어요.
꽃가루나 빙하 속 먼지를 연구하는 건 이 먼지들이 과거 기후나 환경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런 정보는 오늘날 기상 이변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고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우주의 먼지를 팝니다
이번에 판매할 건, 바로 우주먼지 사진입니다! 네? 진짜 우주먼지를 들고 와도 살까 말까인데, 우주먼지 사진이라니 실망하셨다고요? 제 말을 좀 들어 보세요. 이 우주먼지 사진에는 우주 탄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요!
별과 생명 탄생의 기원이 되는 우주먼지
우주에도 지구에서와 같은 많은 먼지들이 있어요. 이를 ‘우주먼지’라고 해요. 우주먼지는 0.1μm 이하의 크기를 갖는 작은 입자들로, 우주를 빠른 속도로 여행하고 있어요. 이런 우주먼지에는 별과 우주, 그리고 생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서 천문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대상 중 하나예요.
우주먼지의 탄생은 별의 죽음에서 시작돼요. 태양과 같은 별은 수소핵융합을 통해 밝은 빛과 뜨거운 열을 내고 있어요. 그러다 10억 년 이상 나이가 들어 연료를 다 쓰고 나면 빠른 속도로 부풀어올라 거대한 붉은 별이 되는데, 이를 ‘적색거성’이라고 하지요. 적색거성은 자신이 갖고 있던 물질들을 방출하며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데, 이때 우주먼지가 만들어진답니다.
한편 태양보다 8배 이상 무거운 별이 수명을 다하면 대폭발을 일으켜요. 이때 별은 태양이 평생 방출할 에너지를 한꺼번에 방출해요. 태양 10억 개의 밝기로 빛나는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지요. 이때 많은 양의 물질이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며 역시 우주먼지가 만들어져요.
이렇게 만들어진 우주먼지는 우주를 떠돌아다니다가 다른 초신성 폭발에 휘말려 사라지기도 하고, 잘게 쪼개지기도 해요. 초신성 폭발로 인해 발생하는 충격파는 초속 1000km 이상이라고 알려졌으니, 이렇게 빠른 충격파에 부딪힌 작은 우주 먼지들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겠죠?
용케 초신성 폭발파를 피해 살아남은 우주먼지들은 가스 구름을 만나 그 안에서 다른 우주먼지나 가스 분자들과 합쳐져 점점 커져요. 이렇게 가스와 만나 커진 우주먼지들이 바로 별이 되고 행성계를 이루는 거예요. 이렇게 우주먼지가 태어나 별이 되고, 다시 우주먼지로 돌아가기까지 약 4억 년이 걸린답니다.
과학자들은 원적외선 망원경 사진을 분석해 우주먼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우주먼지는 온도가 영하 253℃로 매우 차가워서 *원적외선을 방출해요. 원적외선은 지구에서는 관측이 안 되고, 우주공간에 떠 있는 원적외선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어요. 아이라스, 스피처, 아카리, 허셸 등 적외선 우주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할 때 환하게 빛나는 것들이 바로 우주먼지랍니다.
이때 우주먼지의 성분에 따라 빛의 색깔이 다르게 관측돼요. 따라서 빛의 색깔과 밝기를 분석하면 이 우주먼지가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졌는지, 얼마나 많은지 등을 알 수 있어요. 보통 우주먼지의 주성분은 탄소와 규소인데, 초신성 폭발로 만들어진 우주먼지는 이외에도 황화철, 마그네슘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만약 원적외선 망원경 사진에서 초신성의 잔해가 밝게 빛난다면, 그곳에는 초신성 폭발로 만들어진 먼지가 있다는 걸 뜻한답니다.
*원적외선 : 적외선 중 파장이 25㎛ 이상으로 긴 적외선.
범죄현장의 먼지를 팝니다
CSI 과학수사대를 좋아하신다고요? 그렇다면 이번 먼지를 놓치지 마세요. 평범한 집 먼지처럼 보이지만, 이 먼지는 사실 범죄현장에서 수집한 먼지예요. 이 먼지를 분석하면 완벽한 알리바이 뒤에 숨은 범인도 찾아낼 수 있지요. 무슨 말이냐고요?
법과학의 아버지, 에드몽 로카르
1910년 프랑스 리용대에서 화학을 공부한 한 젊은이가 프랑스 리용 경찰국을 찾아갔어요. 그는 경찰 수사에 자신의 분석기술을 적용하면 범인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지요. ‘두 물체끼리 접촉이 있으면 반드시 물질 교환이 일어난다’고 말하면서 말이에요.
이 젊은이가 훗날 법과학의 아버지라 불리게 된 에드몽 로카르예요.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는 그의 주장은 오늘날 범죄수사관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기본 법칙으로 자리잡았답니다. 이를 ‘로카르의 법칙’이라 부르지요.
로카르가 말한 ‘물질 교환’이 어렵게 들리겠지만, 실은 간단해요. 범인이 걷거나 도망치면서 희생자나 동물, 어떤 물체 등과 닿게 되면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는 뜻이에요. 범인에게서 희생자에게로, 범인에게서 어떤 동물이나 물체로, 머리카락, 섬유 조각, 비듬, 먼지 등 작은 물질들이 서로 묻어난다는 거지요. 그리고 이런 물질들을 분석하면 범인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추측할 수 있어요.
리용 경찰국에서는 로카르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두 개의 다락방에 분석 장비를 설치해 실험실을 만든 뒤, 두 명의 조수까지 지원해 주었지요. 로카르는 실험실에서 미세한 먼지, 흙, 금속 파편 등을 감정해 범인이 현장에 있었고 피해자와 접촉했다는 것을 입증했어요.
이후 로카르는 리용대학교에 세계 최초로 법과학감정소를 세우고 소장으로 취임했어요. 그가 증거물들을 분석해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들을 파헤치는 걸 본 세계 수사국들은 앞다퉈 법과학 실험실을 설립하게 된답니다.
피해자를 덮었던 카펫에서 나온 섬유, 신발 밑창에 묻은 먼지,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범행도구에 묻은 페인트 등을 가리켜 모두 ‘미세 증거물’이라고 해요. 점점 정밀해지고 있는 현미경 기술의 발달로 미세 증거물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답니다.
미세 증거물로 알아본 범죄의 재구성
O월 OO일 밤, 2층에 위치한 어느 가정집에 도둑이 침입했다. 경찰은 잘린 방범창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의복 섬유를 채취하고, 창틀에 떨어진 금속 조각과 담벼락의 벗겨진 페인트도 채취해 두었다.
경찰은 근처 CCTV를 분석해 세 명의 용의자를 잡았다. 하지만 CCTV로 얼굴을 확인하기 힘들었고, 세 명 모두 알리바이를 제시했다.
용의자 3명 검거
증거1. 페인트 | 범인이 도구로 세게 내려쳤거나, 벽면을 타고 올라갔다면 범인의 옷이나 신발에 페인트가 묻을 수 있다. 의복이나 도구에 묻은 페인트는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미경으로 섬유 올 사이에 숨어 있는 페인트 조각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찾은 페인트 조각을 범죄현장에 있던 페인트 조각과 대조해 본다.
용의자 2명 압축
증거2. 섬유 | 대부분의 범죄는 옷을 입은 상태에서 이뤄진다. 또한 걸레, 커튼, 장갑, 밧줄 등 섬유는 우리 생활에서 다양하게 사용된다. 일단, 피해자의 몸이나 범죄현장에 남은 섬유를 채취한다. 현미경으로 섬유의 굵기, 단면의 모양, 두께, 꼬임, 성분, 색상 등을 분석해 이런 특징을 가진 옷을 갖고 있는 용의자로 수사 범위를 좁힐 수 있다. 용의자가 잡히면 현장에서 발견된 의복 섬유와 똑같은 섬유인지 확인해 사건을 해결한다.
용의자 1명 압축
증거3. 금속파편 | 금속은 주로 톱, 칼날, 망치 등이 부러지거나 강하게 접촉했을 때 현장에 남는다. 용의자의 범행도구와 범행현장에서 채취한 금속 파편의 절단면이 일치하는지, 두 파편이 똑같은 금속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범죄현장에서 발견된 섬유 조각과 페인트 조각이 모두 발견된 용의자의 집에서 쇠톱이 발견됐다. 현미경으로 이 쇠톱을 관찰하자, 범죄현장의 창문틀에서 발견된 금속 파편과 똑같은 금속파편이 발견됐다. 또한 신발 밑창에서 방범창 금속과 같은 금속 파편들이 박혀 있었다.
범인 검거 성공!
인공먼지를 팝니다
자, 이번 먼지는 실험실에서 만든 귀한 인공 먼지들입니다. 널리고 널린 먼지를 뭐 하러 만들었냐고요? 모르시는 말씀! 이번 먼지는 우리 주변이나 자연 환경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그런 흔한 먼지가 아니에요. 금보다 비싼 값으로 내놔도 금방 팔릴 걸요?
금보다 비싼 인공먼지
인공먼지를 사가는 사람들은 대체 누구일까요? 바로 공기청정기, 진공청소기 등에 들어 있는 필터를 만들거나 필터의 성능을 시험하는 사람들이에요. 필터는 공기 중 오염 물질을 없애는 장치예요. 필터의 성능 시험을 하는 사람들은 필터에 먼지를 통과시켜서 얼마나 잘 걸러지는지 측정하지요.
그냥 집 먼지로 시험하면 안 되냐고요? 책상 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먼지는 우리 피부 층에 있던 각질, 비듬, 흙먼지, 털, 꽃가루 등 다양한 크기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런 먼지는 크기나 성분이 제각각이라 시험용으로 쓸 수 없어요. 검사나 시험을 하려면 정해진 크기와 모양의 표준물질이 필요해요. 동일한 조건에서 필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인공적으로 균일한 성분과 크기, 모양의 먼지를 만들어 필터 시험용으로 쓰는 거예요.
인공먼지로는 기름으로 된 액체먼지와, ‘폴리스티렌 라텍스구’라는 이름의 고분자 나노입자로 만들어진 고체먼지가 주로 쓰여요. 그런데 액체먼지는 균일한 크기로 만들기가 어렵고, 사용 중에 서로 엉키거나 사라지기도 해서 시험용 인공먼지로서 문제가 많았어요. 이에 비해 고체먼지는 화학반응을 이용해 0.01~수 μm의 원하는 크기와 형태로 균일하게 만들 수 있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고체먼지는 금보다 비싼 가격에 팔려요. 금은 15g에 약 63만 원인데, 고체 인공먼지는 물이나 기름 15 ml에 담겨 약 52만 원에 팔리고 있지요. 15ml 중 실제 인공먼지는 약 1%만이 들어 있으니 인공먼지가 금보다 훨씬 비싼 거예요. 귀한 몸값을 자랑하는 인공먼지죠?
먼지를 닮은 똑똑한 센서, 스마트더스트
지난 4월, 미국 데니스 실버스텔러 미시간대 전자컴퓨터공학연구소 연구팀이 크기 1mm³의 초소형 컴퓨터 ‘M³’, 일명 ‘스마트더스트(Smartdust)’를 개발했어요. 이는 지금까지 개발된 컴퓨터 중 가장 작지요. 스마트더스트는 1997년부터 신기술로 주목받았지만 현실화되지 않다가, 올해 M3가 만들어지며 다시 한번 주목 받게 됐어요.
스마트더스트란, 데이터를 수집, 처리, 통신하는 초소형 컴퓨터 장치예요. 크기는 작지만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지요. 사람의 혈관을 떠다니며 우리 몸의 아픈 곳을 진단할 수도 있고, 피부 밑에 부착해 움직임을 감시할 수도 있어요. 군사적인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공중에 먼지와 같은 작은 입자들을 띄우면 무인 정찰기와 같은 적을 감시할 수도 있고, 서로 위치와 주변 상황을 공유해 종합적인 전장의 상황도 알아낼 수 있지요.
또한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생화학적 오염 지대나 화산 지대를 관측할 수도 있어요. 각종 전자기기에 붙여 사물들이 무선으로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할 수도 있지요.
아직은 밀리미터 크기이지만, 앞으로 수백 μm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과학자들이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어요. 또한 스마트 더스트가 오랫동안 작동할 수 있도록, 태양열과 초소형 연료 전지 등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지요.
하하하! 모든 먼지의 판매를 성공적으로 마쳤어요! 먼지가 이토록 유용한 물질인 줄 몰랐죠? 어어? 저기 진공청소기가 오고 있어요! 이제 전 먼지와 함께 사라질게요. 다음 번에 또 기발한 판매로 찾아올 테니, 기대하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