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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의 가장 독창적인 아이디어 성선택

동물행동학자가 들려주는 동물은 왜?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은 혹시 공작새를 본 적이 있나요? 공작은 정말 멋진 새예요. 새 중에서 상당히 크고 깃털은 화려하기 그지없어요. 특히 짝짓기를 할 때 수컷은 커다란 청록색 날개를 부채처럼 펼치고 흔들어요. 그런데 영국의 박물학자 찰스 다윈은 이런 멋진 공작을 보면 ‘역겹다’고 했어요. 찰스 다윈은 우리가 아는 최고의 야외생물학자 중의 한 분이고 새도 많이 연구했는데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화려한 동물의 비밀은 ‘성선택’


찰스 다윈은 주위 환경에 잘 적응한 개체가 다음 세대에 잘 번성한다는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를 주장했어요. 예를 들어 청개구리의 몸 색깔은 주변 환경과 비슷해요. 심지어 주변 환경에 따라 몸 색깔이 바뀔 수도 있어요. 이렇게 주변 환경과 몸 색깔이 비슷하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개체보다 천적으로부터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요.

이처럼 자연선택은 청개구리의 몸 색깔을 잘 설명할 수 있어요. 하지만 왕관처럼 멋있는 사슴의 뿔이나 수컷 공작의 화려하고 뚜렷한 깃털을 설명하기는 어려워요. 천적의 눈에 쉽게 띄고, 도망갈 때도 거추장스러워서 잡아먹힐 위험이 크거든요. 마찬가지로 청개구리 수컷이 포식자를 두려워한다면 포식자도 들을 수 있는 유인노래는 부르지 말아야 해요. 이처럼 화려한 뿔이나 깃털은 자연선택 이론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찰스 다윈을 궁지로 몰아넣었어요.

찰스 다윈은 자연선택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공작의 깃털이나 청개구리의 노래를 설명하기 위해 ‘성선택’ 이론을 제안했어요. 화려하고 거추장스러운 형질이 생존에는 불리할지 몰라도 짝짓기를 하는 데에는 유리하다는 얘기예요. 그리고 더 나아가 수컷끼리의 경쟁과 암컷의 선택이라는 성선택의 두 가지 과정을 구체화 시켰어요.

특히 암컷의 선택은 너무 획기적인 아이디어여서 거의 100년 동안 빛을 보지 못했어요.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다윈의 성선택 이론이 맞다는 게 증명됐어요. 이제 성선택은 찰스 다윈의 가장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인정받고 있답니다.

수컷 청개구리가 개굴개굴 울어대는 이유

소리로 의사소통하는 동물은 짝짓기 시기가 되면 대부분 수컷이 암컷을 유인하는 노래를 불러요. 청개구리나 참개구리는 수컷이 보통 4월 중순부터 8월까지 논 같은 습지에서 유인노래를 해요. 짝짓기가 가능하다는 뜻이지요. 이렇게 청개구리 수컷이 무려 4달 동안이나 짝짓기가 가능한 이유는 정자의 생산이 쉽기 때문이에요.

이에 비해 청개구리 암컷은 1년에 하루나 이틀 정도만 짝짓기를 할 수 있어요. 개구리의 알에는 부화해서 올챙이가 될 때까지 필요한 영양 물질이 거의 다 들어 있어요. 그래서 개구리 알은 아주 크지요. 암컷이 몸속에 이렇게 커다란 알을 만들기 위해서는 열심히 먹이활동을 해야 해요. 보통 청개구리는 4월초에서 10월까지 활동하고 겨울잠에 들어가요. 암컷은 이 기간 내내 먹이활동을 해야만 그 다음해에 알을 낳을 수 있어요. 이처럼 암컷은 자손을 번식하기 위해 쏟는 노력이 수컷에 비해 많기 때문에 짝짓기를 할 기회가 제한돼 있어요.

이러한 차이 때문에 어느 한 순간 짝짓기가 가능한 암컷과 수컷의 수가 큰 차이가 나요. 청개구리 수컷은 어젯밤에 짝짓기를 했더라도 곧바로 정자를 생산해 오늘 밤에 다시 짝짓기를 할 수 있어요. 이에 비해 어젯밤에 짝짓기를 한 암컷은 다시 짝짓기를 하려면 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까지 기다려야할지도 몰라요. 그러다 보니 짝짓기가 가능한 수컷의 수는 많은데 비해 암컷의 수는 매우 적은 상황이 생겨요. 이처럼 어느 한 순간 짝짓기가 가능한 암컷과 수컷의 비율을 ‘작동성비’라고 해요. 청개구리 경우에는 작동성비가 수컷으로 엄청 치우쳐 있어요.

작동성비가 수컷으로 치우쳐 있다면, 즉 짝짓기를 원하는 수컷이 많이 있지만 짝짓기가 가능한 암컷의 수는 적다면 수컷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해요. 그러면 암컷은 그 중에서 맘에 드는 수컷을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반대로 작동성비가 암컷으로 치우쳐 있다면, 즉 짝짓기를 원하는 암컷이 많이 있지만 짝짓기가 가능한 수컷의 수는 적다면 암컷은 수컷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해요. 그러면 수컷이 그 중에서 맘에 드는 암컷을 선택하지요.

부성애 가진 물장군 수컷은 암컷 선택해

물속에서 사는 물장군은 엄청난 부성애를 자랑하는 곤충으로 유명해요.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알이 부화할 때까지 등에 업고 다니거든요. 곤충의 알은 영양이 풍부하고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포식자가 좋아하지요. 또 특정한 온도와 습도에서만 부화할 만큼 예민해요.

알이 수컷의 등에 있으면 이런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어요. 수컷은 작은 개구리나 물고기를 잡아먹을 정도로 몸집이 커서 천적으로부터 알을 보호할 수 있어요. 또한 알이 잘 부화할 수 있도록 알맞은 온도와 습도가 있는 장소로 옮겨다니지요. 그래서 알이 무사히 부화할 확률이 높아져요.

알을 업을 수 있는 수컷 등의 면적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알을 업은 수컷들은 더 이상 짝짓기를 하지 않아요. 하지만 알을 낳을 수 있는 암컷은 훨씬 많지요. 즉, 이때는 작동성비가 암컷으로 치우쳐요. 그래서 물장군은 짝짓기할 때 암컷이 서로 경쟁하고 수컷은 맘에 드는 암컷을 선택을 할 수 있어요.

성선택의 방향과 방법은 자손을 번식하기 위해 쏟는 노력이 결정해요. 그것이 작동성비를 결정하고, 암수 중에서 누가 경쟁하거나 선택할지를 결정하지요. 여러분도 좋아하는 동물을 잘 관찰해 보세요. 암컷과 수컷 중 누가 자손을 번식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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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장이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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