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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에 구멍이 뻥뻥! 공포의 싱크홀


 
서울시내 한복판에 구멍이 뻥뻥 뚫렸다. 말 그대로 땅이 꺼져서 생기는 구멍, ‘싱크홀’이 발생한 것이다. 도로가 무너져 내려 길 가던 차 앞바퀴가 빠지고, 같은 지역에 8월에만 네 군데 넘게 싱크홀이 뚫리는 상황에 사람들은 혼란과 공포에 빠졌다.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도로가 계속 무너져 내리느냐는 의문이 가득하다. 땅속 상황이 엉망진창이라는 이야기도 돈다. 우리 지역에 싱크홀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는 도심 속 싱크홀 현장에 <;어린이과학동아>;가 달려갔다.

이 구멍의 정체는?
싱크홀을 들여다보다!


<;어린이과학동아>;는 일단 싱크홀이 무엇인지 공부부터 시작했다. 길에 뚫린 구멍은 모두 싱크홀일까? 답은 ‘아니다’.

싱크홀은 땅이 푹 꺼지는 현상인 ‘지반침하’ 때문에 생긴 구멍을 말한다. 원인은 바로 지하수!

땅 위의 물질은 공기가 누르는 힘인 기압만 받는다. 하지만 땅속의 흙과 돌은 자신들의 무게 때문에 더 높은 압력을 받고 있다. 보통 땅속으로 2.5m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높아진다. 땅속을 흐르는 물인 지하수는 땅이 누르는 엄청난 힘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지하수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땅은 위에서 누르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다. 이 때 생기는 커다란 구멍이 바로 싱크홀이다. 땅이 누르는 힘이 얼마나 될까 싶겠지만, 그 힘은 어마무시하다. 사람이 지하수를 너무 많이 빼 쓰는 바람에 도심 한가운데에 건물이 쑥 빠져서 사라질 만큼 큰 구멍이 갑자기 생길 정도다.
 

전국에 구멍이 푹푹?
싱크홀이 얼마나 생겼나 알아보다!


그럼 서울시내 싱크홀은 지하수 때문에 생긴 ‘자연 싱크홀’일까? 서울시내 싱크홀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 일단 언제, 어디서, 어떤 싱크홀이 생겼는지 파악하기로 했다. 놀랍게도 지난 3년 간 전국에서 70개가 넘는 싱크홀이 생겼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5개가 넘는 싱크홀이 발생한 서울시 송파구 일대 잠실은 ‘요주의 지역’이 된 지 오래다. 그밖에도 인천, 대구, 울산 등지에서도 크고 작은 싱크홀이 생겼다는데…. 각 싱크홀의 특성을 살피고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서울시 싱크홀의 비밀은
부드러운 ‘토양’!


앞에서 ‘싱크홀은 석회암 지대에서 많이 생긴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시를 포함해 우리나라의 도심 아래의 암반은 대부분 단단한 화강암과 편마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심성암인 화강암과 변성암인 편마암은 규산염 광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광물은 지하수에 잘 녹지 않는다. 또 암석 자체도 단단하고 풍화에 잘 견디기 때문에 대부분 건축 재료로 쓰인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암반★ 땅 아래에 있는 큰 암석 덩어리.
풍화★ 암석이 물, 바람, 온도 차, 생물 등 여러 이유 때문에 작게 쪼개져 흙이나 모래가 되는 현상.

송파구 싱크홀의 범인은 사람?

서울시는 지난 8월 28일,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에 석촌지하차도 아래가 비고 싱크홀이 생겼다”고 발표했다. 지하철 9호선 공사를 하는 업체는 터널을 뚫기 위해 땅을 마치 두더지처럼 수평으로 파들어 가는 ‘실드공법’을 사용했다.

그런데 앞 페이지의 그림을 보면 석촌지하차도 아래에는 암석층 위에 굉장히 두꺼운 ‘토양층’이 있다. 토양은 땅 위나 땅속에 있는 흙을 말한다. 모래에 손을 넣고 두꺼비집을 지을 때를 생각해 보자. 모래에 물을 붓고 토닥토닥 잘 다져야 튼튼한 두꺼비집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대충 모래 속에 손만 쑥 넣었다가 빼면 모래는 손이 빠진 빈 공간으로 우르르 무너져 내린다. 마찬가지로 흙이 많거나 암석이 부드러운 곳에 터널을 팔 때는 꼭 주변의 흙을 서로 단단하게 붙이고 굳혀 줘야 한다. 하지만 이런 작업을 대충 하고 계속 파들어 가다보니 흙들이 무너지면서 커다란 구멍이 생긴 것이다.

싱크홀은 땅속의 지하수가 빠져나간 자리에 많이 생긴다. 그런데 석촌지하차도처럼 흙이 두껍게 쌓인 곳은 지하수가 빠져나갈 때도 위험하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김준모 교수는 “토양층과 암석층 사이를 각각 흐르는 지하수의 양이 똑같이 줄어든다고 했을 때, 흙으로 이루어진 토양층이 훨씬 더 잘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시내에 있는 큰 싱크홀들은 대부분 두꺼운 토양층 위에 생겼다.
 
‘서울특별시 지반정보통합시스템’으로 알아본 서울시의 암반 분포. 어두운 회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토양층이 두꺼운 곳이다.

지하수가 사라지기 전에 미리 채워 넣어야

서울시는 송파구에 생긴 5m짜리 싱크홀에 흙 160톤을 넣어 평평하게 메웠다. 석촌지하차도 아래에 있는 공간도 언젠가는 흙으로 다시 채우고 굳힐 예정이다. 하지만 구멍에 집어넣은 흙은 다시 비나 지하수에 쓸려갈 위험이 크다. 김준모 교수는 “무조건 흙으로 메울 것이 아니라 지하수가 빠져나간 빈 공간을 물로 다시 채우거나, 땅을 단단히 굳히는 물질을 함께 넣어 주변이 다시 무너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작업은 애초에 지하수를 사용하거나 땅에 터널을 파기 전에 땅속 지하수 상태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립대학교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도 “땅속에 공사를 하기 전에 토양이나 암석 상태를 잘 알아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살기 위해서 땅속에 계속 터널을 뚫고, 지하수를 사용한다. 지금 계속 생겨나는 싱크홀은 땅이 보내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이제부터라도 땅속 세계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건 어떨까. 아! 그렇다고 우리가 딛고 있는 땅이 갑자기, 아무 일 없이 푹 꺼지는 일은 없을 테니 큰 걱정은 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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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은영 기자
  • 도움

    이수곤 교수
  • 도움

    김준모 교수
  • 사진

    연합포토
  • 사진

    동아일보
  • 사진

    위키미디어 외
  • 진행

    이응석
  • 진행

    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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