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너무 무서우면 병? 공포증 탈출 대작전


 
무서운 것을 즐기게 되는 여름이 왔어. 그래서 여기 무서운 것들을 준비했지. 자, 여기 깊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와 뾰족한 바늘 그리고 단추까지 준비했다! 엥? 이게 뭐가 무섭냐고? 이 녀석들을 얕봐선 안 돼! 이것들은 모두 ‘공포증’을 일으키는 녀석들이라고. 난 이 중에서 단추가 너무너무 무서워! 단추가 달린 옷도 입을 수 없고, 단추를 보는 것마저도 무섭다고! 심하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데…. 너희는 깊은 바다나 뾰족한 것 아니면 단추가 무섭지 않니? 나와 함께 공포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지 않을래?

넌 뭐가 무섭니?


인터넷에 공포증을 검색하면 바로 환공포증이나 심해공포증, 고소공포증이 연관검색어로 떠. 친구들도 다 한 번씩은 들어봤지? 그런데 공포증의 종류가 무려 500가지나 된다고 해. 와우! 공포증의 종류부터 알아볼까? 친구들은 무엇이 무섭니? 어떤 공포증이 있니?

공포증, 크게는 세 가지!

특정공포증
특정 대상이나 상황을 무서워하는 공포증.
사회공포증 사람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바보스럽게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광장공포증 광장이나 공공장소에 혼자 있는 것을 무서워하는 공포증.

500가지나 된다고? 특정공포증

인터넷에 사람들이 자주 올리는 공포증은 바로 특정공포증이야. 무늬가 반복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환공포증이나 깊은 바다를 무서워하는 심해공포증,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고소공포증 같은 것들이 다 특정공포증이지. 나처럼 단추를 무서워하는 것은 단추공포증이라고 부른대. 귀여운 강아지나 물, 이성을 무서워하는 공포증도 있다지 뭐야. 종류가 하도 많아서 500가지가 넘는 특정공포증이 있다고 하니 대단하지? 특정공포증은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해. 친구들은 어떤 유형의 공포증이 있는 것 같니?
 

공포, 당연하거나 병이거나

친구들도 적어도 하나씩은 해당하는 무서운 게 있지? 하지만 무섭다고 해서 다 공포증은 아니래. 심지어 공포는 뇌가 발달하면서 당연히 느껴야만 하는 감정이고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거라지 뭐야? 그럼 난 공포증인 걸까? 아닐까?

뇌가 발달하면서 무~서~워~!

재미있게도 자라면서 뇌의 발달과정에 따라 느끼게 되는 공포가 다르다고 해. 태어난 지 6~9개월이 되면 낯선 사람을 무서워하는 낯가림이 시작되고 좀 더 자라면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분리불안이 생기게 돼. 하지만 만 3세가 되면 분리불안은 사라진단다. 5세 전후에는 점점 활동이 늘어나면서 세상의 많은 것들에 공포를 느끼기 시작해. 이 때 상상력도 크게 발달해서 귀신같은 존재도 무서워져. 전에는 뇌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할 정도로는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귀신을 봐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대. 신기하지?

10세가 되면 죽음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이를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고, 남의 눈을 의식하게 되는 사춘기가 되면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두려워하는 사회공포증이 생겨. 공포는 뇌가 자라면서 느끼게 되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며 오히려 공포가 없으면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실제로 자폐인 경우에는 낯가림이 전혀 없단다.

공포, 우리를 지켜준다?

커다란 독니를 가진 뱀이나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차가 무섭지 않다면? 우리는 그것을 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어. 하지만 둥근 점이 많은 사진을 보기만 해도 두려운 환공포증처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뭘까? 진화심리학자들은 상황을 좀 더 과장되게 인식함으로써 낮은 확률의 위험조차 피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해. 실제로 환공포증을 느끼게 하는 무늬의 경우 독이 있는 생물의 무늬와 비슷하다는 영국 엑식스대학교 뇌과학센터의 연구 결과도 있단다.

스티브잡스가 단추공포증?

난 단추가 너무 무섭다고 얘기했었지? 아래의 테스트를 해 보니 난 세 개나 해당되지 뭐야? 난 단추공포증인가 봐! 그런데 애플을 만든 스티브 잡스도 단추공포증이었다고 해. 그래서 단추가 없는 옷만 입었다지 뭐야. 단추가 싫어서 단추가 없는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어. 이야~, 이거 좀 신기한걸?

공포증일까? 아닐까?


공포증은 생각보다 흔해서 우리나라의 경우 약 5% 사람에게 특정공포증이 있다고 해. 하지만 단순히 무서움을 느낀다고 해서 공포증인 건 아니야. 공포증이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하지만 진짜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것이 너무 두려워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지. 공포증으로 진단되려면 무언가가 두려운 증상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한대. 그런데 중요한 점은 그렇다고 6개월 동안 기다릴 필요는 없다는 거야. 학교를 갈 수 없을 정도로 혹은 밖에 나갈 수 없을 정도로, 한마디로 일상생활에 지장 받을 정도로 무엇인가가 무섭다면 바로 정신건강의학과로 찾아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아. 그렇다면 나는, 그리고 무언가가 두려운 너희들은 공포증일까? 아닐까? 지금 간단한 테스트를 한 번 해 볼까?

공포증 테스트
나는 과연 공포증일까?


□ ‘공포대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 두렵고, 그런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된다.
□ ‘공포대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즉각적으로 불안해지며, 심한 경우 공황 발작 상태가 된다.
□ 자신의 두려움이 지나치거나 비합리적인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공포대상’이 나를 해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겁을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두렵다.
□ ‘공포대상’이 있는 곳은 불안에 떨며 지나가거나 아예 돌아간다.
□ ‘공포대상’으로 인한 공포심과 이를 피하기 위한 행동 때문에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받는다.
□ 공포심과 발작, 이를 피하기 위한 행동을 ‘공포대상’에 대한 두려움 외에 다른 정신 장애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 이런 공포를 느낀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이다.

공황발작★극도의 공포로 심장마비가 오거나 죽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증상이 2개 이상 동시에 있다면 공포증으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출처 : 정신의학편람

공포를 이기는 비법

난 단추가 너무 무서워서 단추가 달린 옷을 못 입는 것뿐만 아니라 단추만 봐도 속이 울렁거려. 어때? 공포증 테스트를 해 보니 너도 공포증인 것 같다고? 아니면 공포증까지는 아니지만 너무 무서워서 꼼짝도 못할 것처럼 얼어붙을 때가 많다고? 공포증을 치료하는 방법부터 공포를 이기는 비법까지 당장 알아보자.

공포증에 약이 있다?

공포증이 있다면 치료는 두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어. 바로 ‘행동치료’와 ‘약물치료’ 법이야. 공포증에도 약이 있다니 신기하지? 약물치료는 뇌의 신경전달물질로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에 작용하는 약을 사용해. 세로토닌이 뇌로 재흡수되는 것을 막아 뇌 속 세로토닌의 농도를 높이는 약이지. 하지만 약물치료는 공포증이 너무 심해서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경우에만 드물게 사용해. 공포증은 주로 행동치료를 하고, 행동치료만으로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단다.

공포, 유전된다!

공포가 유전된다는 놀라운 연구결과가 있어. 미국 이모리대학교 브라이언 디아스 박사팀은 생쥐가 벚꽃 냄새를 맡았을 때 두려움을 느끼도록 훈련했어. 그러자 벚꽃 냄새를 맡아본 적도 없는 자식 쥐와, 손자 쥐도 벚꽃 냄새에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단다. 할아버지 쥐의 공포가 유전된 거야. 실제로 공포를 느낀 할아버지 쥐의 정자에서 벚꽃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DNA를 확인하기도 했지. 우리의 공포는 어디서 유전된 걸까?

조금씩 무서운 것과 마주하기

행동치료는 공포증을 치료할 때뿐만 아니라 공포증까지는 아니지만 친구들이 무섭다고 느끼는 것에 대한 공포를 없앨 때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체계적 탈감각’이라는 방법이란다. 공포를 일으키는 자극 중 가장 약한 것부터 시작해 점차 강한 자극을 반복해서 공포를 줄이는 방법이지.

예를 들어 나처럼 단추가 무서울 땐 단추를 글로 써보고 익숙해지면 사진을 봐. 사진에 익숙해지면 단추를 멀리서 보고 좀 더 가까이 가 보고, 실제로 만져 보고 단추로 놀이를 해 보는 등 단계를 거치면서 단추에 대한 공포를 이겨 내는 거란다. 반대로 한 번에 강한 자극으로 공포를 이기는 ‘홍수법’도 있어. 아주 많은 단추(자극)를 한꺼번에 줘서 공포를 없애는 방법이지. 어때? 괜찮은 방법이지? 나도 당장 시도해 봐야겠어!

증강현실로 공포 탈출!

현실 세계에 가상의 디지털 이미지나 정보를 겹쳐서 보여주는 증강현실로 공포증을 치료하는 방법도 있어. 스페인 하우메 I 대학교 연구팀이 증강현실을 공포증 치료에 활용해 봤더니 아주 효과적이었단다. 6명의 바퀴벌레공포증 환자의 눈앞에 증강현실을 이용해 가상의 바퀴벌레가 돌아다니도록 한 거야. 가상의 바퀴벌레에 익숙해진 뒤에는 모두 실제 바퀴벌레가 들어있는 통에도 무리 없이 손을 집어넣을 수 있게 됐다고 해. 내 단추공포증도 증강현실로 치료할 수 있는 날이 곧 오겠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해. 어때? 공포증에 대해 알고나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지 않니? 올 여름엔 공포를 시원하게 날려 보자! 아자아자~!

공포증, 쉽게 치료할 수 있어요


공포는 우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해요. 발달 과정에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요. 엄마 품속에만 있던 아기가 자라면서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되면 세상의 많은 무서운 것들과 마주하게 돼요. 하지만 이를 극복해 나가면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답니다.
하지만 공포가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을 정도라면 혼자서는 이겨내기 힘들어요. 부모님의 도움은 물론 치료를 받아야 하지요. 또 공포증에는 부모님의 역할이 아주 중요해요. 부모님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아이에게 공포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거든요. 공포증이 있는 어린이의 치료뿐만 아니라 부모 교육도 무척 중요하답니다.
공포증은 놀면서 치료하는 ‘놀이치료’만으로도 쉽게 고칠 수 있어요. 공포증이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세요.
김영화 (강동정신건강의학과 원장)

2014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현수랑 기자
  • 이예숙
  • 도움

    김영화 원장
  • 사진

    포토파크닷컴
  • 사진

    위키미디어

🎓️ 진로 추천

  • 심리학
  • 교육학
  • 의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