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번개, 바이오블리츠!
바이오블리츠는 세계적인 생물종조사 행사야. 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생물전문가와 일반인이 참여해 특정 지역 내의 모든 생물종을 찾아서 목록을 만드는 참여과학활동이지. 블리츠는 짧은 시간 내에 임무를 수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군사 용어야. 우리말로 ‘전격’ 또는 ‘번개’ 같은 말로 바꿔 사용하기도 하지. 그래서 ‘생물번개’라고도 불러.
1996년 미국에서 시작해서 현재는 브라질, 영국, 호주, 캐나다, 스페인, 대만 같은 세계 각지의 주요 국립공원과 도시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어.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는 새로운 동물이 발견되기도 했어. 절지동물인 노래기 신종이었지.
우리나라는 2010년 경북 봉화에서 처음 시작해 올해로 5회째야. 우리는 지난 6월 14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후 2시까지 24시간 동안 서울숲의 모든 생물종을 조사하는 행사에 참여했단다. 국내 최고의 생물전문가와 일반인 500여 명도 참가했어.
왜 서울숲이냐고? 도시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려고 대도시 서울에서 진행한 거야. 서울숲의 진짜 주인을 찾아 나선 셈이지. 얼마나 많은 생물이 사는지 궁금하지 않니?
북한에서만 사는 식물 서울숲에서 발견!
동아사이언스 기자단 49명은 2조로 나뉘어 활동했어. A조와 G조야. 우리가 활동한 조는 A란다. 우리 조는 첫날 조류탐사 → 식물탐사 → 곤충탐사 → 식물탐사 → 방형구 조사* → 골목길탐사를 끝내고, 밤에 야간곤충탐사에 나섰지. 둘째 날은 새벽 5시부터 조류탐사를 시작으로 식물탐사 → 곤충탐사 → 식물탐사 → 곤충탐사 → 버섯탐사 순으로 탐사했어. 식물과 곤충탐사를 자주 한 이유는 그만큼 종류가 많기 때문이야. 실제 서울숲에서 발견된 분류군을 보면 관속식물이 333종으로 가장 많았고, 곤충류가 250종으로 그 다음이었지.
이번 조사에서 밝혀낸 새로운 사실은 북한에서만 산다고 알려진 ‘기는 미나리아재비’가 서울숲에서 발견된 거야. 목포대학교 김휘 교수는 “새를 타고 이동한 게 아닐까 추정된다”고 말했지.
또 서울숲이 생긴지 오래되지 않아 버섯이 포함된 균류를 얼마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생각보다 많은 26종의 버섯을 발견했어. 국립수목원 한상국 박사는 “서울숲이 건강하고 성숙해지고 있다”고 말했어.
*방형구 조사는 일정 지역에 자라는 나무와 풀의 종류, 크기와 생김새, 개수 등을 조사해서 기록한다.
생물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체험!
새로운 생물종 조사는 전문가들이 주로 진행했어. 우리 같은 학생과 일반인 참가자들도 생물을 채집통에 담아 보고할 수 있지. 하지만 우리는 각 분야별 생물종에 대한 특징을 익히고 체험하며, 생물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활동을 주로 했단다. 일반인은 생물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생물에 해를 끼치거나 채취하다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야.
“대도시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물에게 관심을!”
서울숲에서 열린 ‘바이오블리츠’ 행사에서 동아사이언스 기자단 어린이들이 신원섭 산림청장을 만났다. 산림청은 지난 2010년부터 생물 다양성 탐사 행사인 바이오블리츠를 주관하고 있다. 어떤 이유로 도시 한복판에서 생태 탐사 행사가 열리게 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사는 대도시에 생물종이 얼마나 되는지, 또 그 생물이 건강하게 살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이날 동아사이언스 기자단 어린이들과 함께 직접 줄자를 들고 서울숲에서 자라는 나무의 둘레를 재거나 풀의 종류를 알아봤다. 신 청장은 “전문가와 함께 팀을 이뤄 탐사를 하기 때문에 이름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들꽃이나 철새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다”며 바이오블리츠의 매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를 만나다!
서울숲에는 새들이 살 수 있도록 꾸민 습지가 있어. 이 곳을 비롯해 서울숲 곳곳에는 다양한 새들이 살고 있었지. 24시간 동안 조사한 결과 서울숲에는 21종의 새가 사는 것으로 확인됐어. 까치와 참새, 까마귀, 제비, 민물가마우지, 집오리, 왜가리, 붉은머리오목눈이, 그리고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도 만났지.
또 서울에서 제비가 사라졌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사실이 아님을 서울숲에서 확인할 수 있었어. 서울숲에는 많은 제비가 날아다녔거든.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는 “이 곳 제비는 중랑천에 있는 진흙을 이용해 근처의 다세대 주택에 둥지를 짓고 산다”며 “서울숲에는 먹이를 찾아 날아온다”고 말했어. 제비는 풀이나 나무 위로 살짝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먹는대.
미국 교과서에 ‘제비의 선물’로 소개된 ‘흥부와 놀부’에 등장하는 제비는 우리나라만의 이야기야. 환경이 비슷한 중국이나 일본에는 없어. 우리 조상들이 제비에 얼마나 애정이 많았고 친근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지.
탐사 엘리트, 동아사이언스 기자단!
자랑할 게 있어. 동아사이언스 명예기자와 기자단으로 구성된 A조와 G조는 어느 프로그램에서든 아는 것도 많고 질문도 날카로워서 남다른 클래스를 뽐냈단다. 사실 조사를 끝낸 후 조사된 내용을 알려주는 토크 프로그램에서 퀴즈 정답을 맞춰 상품을 탄 학생들 대부분이 기자단 친구들이었어.
또한 행사가 끝나는 13일 오후 2시에 24시간 동안 확인한 서울숲의 생물종의 총 수를 예상하는 이벤트에서 기자단 친구들이 1위와 2위를 차지하기도 했어. 서울숲에는 총 696종의 생물들이 살고 있었는데, 김연우 친구는 710종을 예상해 1위를, 강우진 친구는 680종이 산다고 예상해 2위를 했어. 지구사랑탐사대 활동을 하면서 갈고 닦은 실력이 여기서 드러난 것 같아. 연우는 지구사랑탐사대 2조 조장, 우진이는 3조 부조장이거든. 역시 지구사랑탐사대 친구들 최고!
서울숲의 주인은 696종이나 되는 다양한 생물이었어. 어때 친구들, 놀랍지 않니? 내년에는 서울숲의 3배나 되는 울산대공원에서 바이오블리츠를 진행할 거래. 그 때는 꼭 함께 하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