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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는 흑해 해안을 따라 145㎞ 정도 뻗어 있는 아름다운 자연 도시예요.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이 열린 장소 중에서 가장 따뜻하고 고도도 낮답니다. 1~2월 평균 기온이 7~8℃(서울 평균 -2℃)라니 얼마나 따뜻한지 알겠죠?
소치는 위도가 43°로 37°인 서울보다 더 높아요. 보통 위도가 높으면 극지방에 가까워 그만큼 겨울에 더 춥고 여름에 덜 덥죠. 그런데 소치가 서울보다 따뜻한 이유가 뭘까요?
온도는 위도 말고 다른 요소에도 영향을 받거든요. 대표적인 게 바다죠. 바다는 높은 비열을 가진 물 덕분에 추울 때는 육지보다 덜 차갑고, 더울 때는 덜 뜨겁죠. 그래서 주변 지역을 덜 차갑고 덜 뜨겁게 만들어요. 소치는 겨울에도 따뜻한 흑해 덕분에 같은 위도의 다른 지역보다 평균 기온이 훨씬 높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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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2500여 명의 선수들이 98개의 금메달을 놓고 실력을 겨룰 거예요. 동계올림픽 15종목은 크게 눈에서 펼치는 설상 경기와 얼음에서 펼치는 빙상 경기 둘로 나눠요.
그런데 소치 같이 따뜻한 곳에서 어떻게 겨울 스포츠 경기를 할 수 있는지 걱정이라고요? 러시아에서 비법을 마련했어요. 빙상 경기가 열리는 ‘소치 올림픽 파크’는 해안가라 따뜻하지만 실내 경기장을 갖춰 날씨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아요. 또 설상 경기가 열리는 ‘크라스나야 폴리야나’는 고도가 높은 산악 지역이어서 눈이 쌓여 있지요. 게다가 혹시라도 눈이 부족하면 쓰려고 1년 전 눈을 50만 톤 이상이나 저장해 뒀다고 해요. 러시아는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데 무려 53조 원 이상을 썼다고 하네요.
동계올림픽에서는 시상식을 하루 뒤에 진행해요. 수상자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서 축하받을 수 있게 하려는 배려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부터 이렇게 하고 있어요. 대신 경기 당일에는 입상자에게 꽃다발을 주는 ‘플라워 세리머니’를 한답니다.
동계올림픽에 관한 재미난 얘기를 하나 더 들려줄게요. 올림픽 경기를 무려 7개월 동안이나 한 적이 있다는 사실! 1908년 런던 올림픽은 4월 27일 개막식을 하고 10월 31일에 폐막식을 했어요. 이 때는 하계와 동계 구분없이 모든 경기를 한꺼번에 했거든요. 실내 경기장이 없던 시절이라 런던에서 얼음이 어는 시기인 10월 말에야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할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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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보면 눈을 뗄 수 없는 피겨스케이팅
조금 있으면 김연아 선수가 멋진 경기를 펼칠 텐데 기대되시죠? 그런데 피겨스케이팅을 봐도 얼마나 잘했는지 통 모르겠다고요? 사실 점수 내는 방법이 많이 복잡해요.
김연아 선수는 피겨스케이팅 여자부문 싱글 경기에 참가하는데, 첫날 쇼트 프로그램, 둘쨋날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하고 두 점수를 더해 최종 순위를 정해요. 쇼트와 프리는 모두 ‘점수 = 기술점수 + 예술점수 - 감점’으로 점수를 주지요.
기술점수는 어떤 기술을 했는지, 어떻게 수행했는지 평가해요. 각 기술에 정해진 기본점수에 가산점을 -3점부터 +3점까지 주죠. 예술점수는 스케이팅 기술, 동작의 연결, 연기, 안무, 곡 해석 다섯 가지를 각각 10점을 만점으로 점수를 주고 이를 더한 다음 가중치를 곱한답니다. 쇼트에서는 0.8, 프리에서는 1.6을 곱하죠. 예를 들어 20점을 얻으면 쇼트에서는 예술점수가 20×0.8 =16점, 프리에서는 20×1.6 = 32점이 돼요.
가중치가 뭐냐고요? 중요한 정도에 따라 점수를 다르게 매기는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수학과 체육 똑같이 80점을 받아도 수학에 가중치 1.2를, 체육에 1.1을 주면, 수학은 96점, 체육은 88점이 되죠. 같은 예술점수라도 쇼트보다 프리를 더 중요하게 보는 셈이에요.
1월보다 난이도 높은 연기를 볼 수 있다?!
지난 1월 김연아 선수가 한국에서 펼친 경기 기억하나요? 이 경기를 마지막 리허설이라고 했는데, 올림픽에서 할 연기를 미리 보여 준 거예요. 리허설은 공연을 앞두고 실제와 똑같이 하는 연습을 말하거든요. 그런데 이 때 연기를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우승 당시와 비교하면 알 수 있는 사실이 하나 있어요. 1월 연기가 최종 연기가 아니라는 것을요.
어떻게 아냐고요? 가산점이 없는 기본점수를 보면 기술 난이도를 알 수 있어요. 그런데 김연아 선수가 올해 받은 점수는 53.69점으로 밴쿠버 올림픽 때의 60.90점보다 무려 7.21점이나 낮거든요. 즉 소치 올림픽 때는 난이도가 높은 기술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죠. 실제 김연아 선수도 “준비한 더블악셀을 못했다”고 말했어요.
김연아 선수 경기는 끝까지 봐야 해요. 프리는 쇼트보다 점수가 거의 2배나 되고, 예술점수 가중치가 높아 순위 바뀜이 심하거든요. 1994년부터 18년 동안 쇼트 1위가 모두 프리에서 역전 당했어요. 김연아 선수는 침착하고 대담해 쇼트 점수가 좋으면 그대로 우승할 가능성이 높고, 쇼트 점수가 낮아도 프리에서 역전할 가능성이 높답니다.
![1월에 김연아 선수가 선보인 프리스케이팅 주요 기술 6가지](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801/08.jpg)
● 가장 보고 싶은 종목2
곡선을 잘 달리는 자가 승리한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한국의 기대 종목이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이라고요?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 금메달을 딴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선수와 6번째 올림픽에 출전하는 이규혁 선수, 다관왕을 노리는 쇼트트랙의 심석희, 김아랑, 박세영 선수…. 와우~! 대단하군요.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을 조사했더니 ‘곡선에 강하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곡선에서 속도를 내면 바깥쪽으로 향하는 힘인 원심력이 커져 넘어지거나 코너를 벗어나요. 그래서 보통 곡선에서 속도를 줄이고 직선에서 속도를 내지요. 그런데 한국 선수들은 곡선을 잘 달리는 쇼트트랙 비법을 스피드스케이팅에 결합시켜 곡선에서도 빠르게 달리더라고요.
한국 대표팀은 곡선을 돌 때 허리에 고무벨트를 걸고 사람이 바깥쪽에서 잡아 당겨도 넘어지지 않도록 훈련해요. 빠른 속도로 달릴 때 생기는 원심력을 이기는 훈련을 고무벨트로 대신하는 거죠. 덕분에 한국 선수들은 코너를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어요.
스케이트 장비가 승부를 결정짓는다?
속도와 순위 경쟁을 하는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은 선수들이 신는 스케이트도 중요해요. 스케이트를 만드는 기술이 순위에 크게 영향을 주기도 하지요.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끈 것도 스케이트였어요. 바로 뒷굽과 날이 분리되면서 ‘탁(clap), 탁’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클랩 스케이트’죠. 발을 옮길 때 뒤꿈치가 떨어져 다리의 피로를 줄이고, 스케이트 날은 얼음판에 계속 붙어 있어 바닥을 밀어내는 힘을 끝까지 낼 수 있어요. 이 스케이트를 개발한 네덜란드는 이 올림픽에서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차지했어요.
쇼트트랙 스케이트 날은 중심에서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데, 한국선수들 날은 왼쪽으로 살짝 휘기까지 했어요. 곡선구간에서 원심력을 줄이고 속도를 최대로 내려고 몸을 곡선 안쪽으로 기울여요. 이 벤딩 기술을 잘 발휘하려고 스케이트 날도 꺽이는 방향인 왼쪽으로 조금 휘게 한 거예요. 살짝 휜 날이 곡선에서 최고 속도를 낼 수 있게 돕거든요.
직선 구간에서는 어떻게 하냐고요? 달리는 구간이 111.12m로 짧은 쇼트트랙 경기는 직선 구간과 곡선 구간이 절반 정도씩 나눠져 있지만 실제는 80~90%가 곡선으로 주행하는 구간이랍니다. 직선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대요. 아! 지금 선수들이 출발선에 섰네요. 씽씽 달려라~!
● 가장 낯선 종목 1
낯선 동계올림픽 종목들 썰매 3종과 컬링
하얀 눈이 세상을 덮은 느낌입니다. 스켈레톤 선수들이 나오고 있네요. 스켈레톤이 뭔지 모르겠다고요? 얼른 설명부터 해야겠군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3종목을 썰매 삼총사로 불러요. 1200m 안팎의 얼음길에서 속도를 겨루는 썰매 종목이죠. 봅슬레이는 원통에 앉아서 타고, 스켈레톤은 엎드려 타고, 루지는 누워서 타요. 스켈레톤과 루지는 눈썰매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봅슬레이는 최고 속도가 시속 200㎞가 넘어요. 보통은 시속 130~140㎞로 달리죠. 스켈레톤과 루지도 평균 속도가 시속 130㎞로 아주 빨라요. 그래서 헬멧은 필수랍니다. 봅슬레이는 다른 두 썰매와 달리 브레이크가 달려 있어요. 이렇게 속도가 빠른 썰매 삼총사는 안전이 가장 중요해요. 빠른 속도로 썰매를 타더라도 체력이 강하면 안전할 수 있대요. 그래서 선수들은 빠른 속도를 이겨낼 수 있도록 훈련을 하며 체력을 기른답니다.
봅슬레이는 선수들이 처음에 밀면서 출발하는데, 이때 썰매 속도가 가장 중요해요. 이 속도가 달리는 속도를 좌우하거든요. 그래서 한국체육과학연구원에서는 봅슬레이 선수들이 썰매를 밀 때 발생하는 힘의 크기를 측정하고, 썰매의 속도를 측정하는 장비를 만들어 선수들을 돕고 있어요.
얼음에서 펼치는 체스 ‘컬링’
여기는 컬링 경기장입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이 선전을 펼치고 있네요. 얼음을 계속 닦는 모습을 보고 컬링을 우스꽝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재밌답니다.
20㎏의 돌(스톤)을 하우스라고 부르는 1.83m 원 중심에 상대편보다 가깝게 보내면 이기는 경기예요. 각 팀 4명이 한 명씩 돌을 2개씩 보내요. 상대편의 진로를 막거나 돌을 튕겨내 자신의 돌을 중심에 가깝게 보내야 하죠. 이 때문에 돌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해 ‘얼음 위의 체스’라 불러요. 나중에 돌을 던지는 팀이 유리해 앞 경기에서 진 팀이 나중에 돌을 던져요. 한 경기가 끝나면 방향만 바꿔 다음 경기를 해요.
왜 얼음을 닦느냐고요? 얼음 위에는 페블이라 부르는 작은 얼음 알갱이가 붙어 있어요. 이게 돌을 잘 구르게 하지만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도 가게 해요. 그래서 브러시로 이 얼음 조각을 쓸어 내거나 얼음의 표면온도를 올려 줘요. 이 빗질을 스위핑이라고 하는데 스위핑에 따라 돌의 이동 거리와 방향이 달라지거든요. 4~5m까지 차이가 날 때도 있어요.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은 스위핑으로 돌의 이동 거리와 방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하려고 자동으로 스위핑하는 기계를 만들고, 스위핑할 때 얼음 온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는 장비를 만들어 돕고 있어요. 적은 힘으로 얼음 표면 온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브러시도 개발하고 있대요. 한국 선수들이 돌을 던지네요~. 슝~!
● 가장 해보고 싶은 종목1
과학으로 하늘을 나는 스키점프
여기는 눈에서 경기를 펼치는 ‘크라스나야 폴리야나’ 경기장입니다. 스키 경기 6종목인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노르딕복합, 프리스타일스키, 스노보드와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까지 총 10종목의 경기가 펼쳐지지요. 이 중 스키 6종목에 전체 금메달의 절반인 49개가 달려 있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은 스키 경기에서 지금까지 메달을 딴 적이 없어요. 영화 ‘국가대표’로 잘 알려진 스키점프에서 메달을 딸지 모른다고요? 결과는 나중에 생각하고, 스키 박사인 저 눈표범이 스키와 스키점프를 소개하죠.
스키도 종목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달라요. 스키 플레이트가 가장 크고 넓은 종목은 스키점프예요. 왜 크고 넓은 플레이트를 사용하나고요? 클수록 위로 뜨려고 하는 힘인 양력을 많이 받아 멀리 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스키점프는 날아간 거리와 자세를 점수로 환산해 순위를 결정해요. 자세보다는 거리가 순위에 주는 영향이 더 크답니다. 그래서 선수들은 큰 스키를 선호해요. 크고 넓은 플레이트는 착지할 때도 좋아요. 바닥이 넓어 더 안정적으로 닿을 수 있거든요. 바닥을 자세히 보면 3줄 이상 홈이 파여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는데, 바닥에 닿을 때 속도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내릴 수 있게 만든 장치랍니다.
벌점 받은 V자가 모범 자세로~
스키점프용 스키는 선수 키의 146%를 넘으면 안 돼요. 원래는 제한이 없었는데,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일본 선수들이 긴 스키로 금메달을 2개나 따자 유럽에서 반발해 이 규정이 생겼어요. 몸무게가 가벼울수록 멀리 날 수 있어 몸무게 규정도 생겼지요. 몸무게가 일정 수준보다 가벼우면 더 짧은 스키를 타야 해요.
한국 국가대표팀은 평균 키가 172㎝인데, 몸무게가 62㎏일 때 최대 길이의 스키를 신을 수 있어요. 그래서 선수들은 이 몸무게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이보다 무거우면 몸이 무거워 덜 날고, 가벼우면 스키가 짧아지기 때문이지요.
스키점프를 한 선수들은 하늘에 떴을 때 스키를 11자가 아닌 V자 모양으로 모아요. 예전에는 스키점프 선수들이 모두 11자로 모았어요. V자형 점프는 1980년대 스웨덴의 얀 보클레브가 처음 선보였는데 11자에 익숙한 당시 사람들은 자세가 별로라며 벌점을 주었답니다. 그런데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10m나 더 날아가자 모두들 V자로 뛰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V자가 모범자세가 됐지요. 스키점프에서 멀리 날려면 몸을 위로 띄워주는 양력이 크고 공기 저항을 줄여야 해요. 노르웨이 연구팀에 따르면 V자로 뛰면 11자로 뛸 때보다 양력이 최대 28% 늘고, 나는 거리가 10%나 늘어난대요. 아~, 스키점프 한국 대표가 등장했습니다. 점프~!
지금까지 어과동 독자들이 관심 있는 소치 동계올림픽 주요 종목을 살펴봤어요. 겨울 스포츠는 장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죠? 과학으로 더 뛰어난 장비를 만들수록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거든요. 다음 동계올림픽에서 또 어떤 멋진 과학기술을 볼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그럼 우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