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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결정학의 해 물질의 비밀 푸는 열쇠, 결정!


 
Richtig[리히티히] 맞아! 내가 바로‘ 요하네스 케플러’야.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조차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때, 행성들이 태양을 타원궤도로 돌고 있다는 것을 발표한 위대한 천문학자지. 그런데 요즘 나의 흥미를 끄는 것은 천체가 아니라 아주 작은 눈꽃이야. 아름다운 눈꽃 속에 우주처럼 신비한 비밀이 숨어있는 거 있지? 그 비밀이 뭐냐면…. 아! 그 전에 지금 여긴 어디지? 뭐? 2014년의 한국이라고? 내가 눈꽃에서 비밀을 발견한 지 400주년이 됐다고? 게다가 X선으로 눈꽃 속을 볼 수 있는 방법이 탄생한지 100주년? 이를 기념해서 유엔이 2014년을‘ 결정학의 해’로 정했다고? Ach[악흐] 아! 도대체 무슨 일이지?

결정이 도대체 뭘까?

눈꽃 결정 속 비밀


내가 400년 전에 눈꽃 속에서 발견한 비밀은 모든 눈꽃 결정이 육각형을 기본으로 하는 6개의 변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이야. 많은 눈꽃을 관찰했지만 어떤 모양의 눈꽃이든 모두 6개의 선을 가진 대칭적인 모양인 거 있지? 정말 신기하지 않니? Huch[후흐] 앗! 나의 연구로 대칭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모든 결정이 대칭구조라는 점이 밝혀졌다고? Wirklich$^{[비어클리히]}$ 정말?

결정의 정체는?

알아보니까, 눈꽃이나 보석은 물론 세상의 많은 고체들이 결정이래. 결정은 원자나 이온들이 규칙적으로 배열하고 있는 고체 상태의 물질이라는군. 참, 원자나 이온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된 고체는 비정질이라고 해. 유리나 고분자 플라스틱처럼 녹는점이 일정하지 않은 고체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고체는 결정으로 존재하고 있단다. 결정일 때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이래.

결정을 전자현미경이라는 걸로 보면 대칭구조를 이루며 주기적으로 배열돼 있어. 눈꽃의 원자는 오른쪽 그림처럼 육각형으로 차곡차곡 쌓여있구나. Ach so$^{[악흐 조]}$ 아하!
 

결정구조가 고체를 결정한다!

같은 원소로 이뤄진 물질도 결정구조가 어떻게 다르냐에 따라서 고체의 성질이 매우 달라진다는 건 알고 있니?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흑연과 다이아몬드지. 흑연과 다이아몬드는 모두 탄소(C)로 이뤄져 있지만 원자들이 어떤 구조냐에 따라 연필심이 되기도 하고 보석이 되기도 하는거야.

흑연은 모든 탄소 원자가 다른 3개의 탄소 원자와 결합하여 육각형 모양이 계속 이어지는 얇은 판 모양의 결합구조를 만들어. 그리고 판과 판 사이는 탄소 원자끼리 또 다른 약한 결합을 하고 있지. 육각형의 탄소 결합은 잘 깨지지 않지만 판과 판 사이의 탄소 결합은 쉽게 깨져. 그렇기 때문에 연필심을 종이에 문지르기만 해도 탄소판이 떨어져 글씨를 쓸 수 있는 거야. 하지만 다이아몬드를 이루는 탄소 원자들은 서로 강하게 결합되어 있어. 그래서 단단한 다이아몬드 결정을 이루지. 흑연이 매우 높은 열과 압력을 받으면 탄소의 결합 구조가 바뀌어 다이아몬드가 된단다.

또 흑연의 탄소들이 축구공처럼 둥글게 뭉치면 ‘풀러렌’, 흑연의 판 모양 탄소들을 둥글게 말면 ‘탄소나노튜브’를, 흑연의 판 하나만을 얇게 떼어내면 ‘그래핀’을 만들 수도 있다는군. Spaß$^{[슈파스]}$ 재밌어!
 

단백질도 결정이라고?

단백질로 결정 만드는 비법


단백질을 결정으로 만드는 방법은 바닷물에서 소금을 뽑아내는 것과 비슷해. 단백질이 녹아 있는 용액을 천천히 증발시키면 단백질들끼리 쌓이면서 결정이 만들어지는 거지. Erstaunlich$^{[에르슈타운리히]}$ 놀랍군! 단백질 결정을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살펴볼까?

세포로부터 분리해 불순물을 없앤 단백질 용액에 소금 등의 물질이 들어 있는 결정화 용액을 섞어 뚜껑에 넣어. 비커 아래에는 단백질 용액보다 농도가 높은 결정화 용액이 들어 있지. 단백질 용액이 담긴 뚜껑을 덮어 비커를 밀봉하면 두 용액 사이의 농도 차이로 단백질 용액의 액체가 아주 천천히 증발한대. 이 때, 단백질 용액을 공기 중에 두고 증발시키지 않는 이유는 액체의 증발이 천천히 일어날수록 단백질 결정이 더 잘 만들어지기 때문이야. 액체가 증발하면서 단백질의 농도가 진해지며 단백질 결정 완성! 하지만 모든 단백질이 결정이 되는 건 아니래. 결정이 쉽게 되지 않는 단백질이 많다는군.
 



단백질 결정, 도대체 왜 중요해?

Huch$^{[후흐]}$ 앗! 알고보니 그냥 예뻐서 단백질 결정을 만드는 건 아니래. 단백질 결정을 이용해서 단백질 원자들이 서로 어떻게 손을 잡고, 어떻게 쌓여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결정을 만드는 거란다.

단백질은 4단계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들이 길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1차구조, 아미노산에 따라 꼬이거나 구부러져 있는 것이 2차구조, 2차구조의 단백질들이 다시 꼬이고 구부러지고 접혀서 입체구조를 가지는 것이 3차구조, 3차구조의 단백질들이 다시 모인 것을 4차 구조라고 하지.

생명체의 세포 속에서 다양한 기능을 하는 단백질인 효소는 정확한 3차 구조를, 헤모글로빈은 4차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세포 속에서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대. 그런데 3차 이상의 단백질 구조를 연구하려면 단백질을 결정으로 만들어서 알아내는 방법밖에 없다는군. 그렇다면 단백질 결정으로 단백질의 구조는 어떻게 알아내는 걸까? 결정을 연구하는 실험실로 함께 가 보자!

결정을 들여다 보다, X선 결정학

X선으로 찰칵! X선 결정학


결정을 연구하는 박사님께 이야기를 들어 보니 결정을 연구하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X선을 이용하는 방법이래. 뭔지 쉽게 설명 해 달라고? 그래 그래, 난 친절한 케플러니까 말이야. 사람의 몸은 X선으로 찍으면 밀도가 낮은 부드러운 피부나 근육은 X선이 많이 통과하고 밀도가 높은 뼈는 적게 통과해. 이 X선을 이용해 사진을 찍으면 몸속을 들여다 볼 수 있지.

결정도 X선으로 찰칵 찍으면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어. 하지만 사람의 몸을 찍을 때와는 다르게 ‘회절’을 이용한대. 회절은 파동이 장애물이나 좁은 틈을 통과할 때 사방으로 퍼지는 현상이지. X선이 결정의 입자들 사이의 틈을 지나면서 생겨난 회절 무늬를 보고 결정의 구조를 알아내는 거야. 이렇게 X선으로 결정의 구조를 알아내는 것을 ‘X선 결정학’이라고 한대. Ach so$^{[악흐 조]}$ 아하!
 

결정 속을 보는 새로운 방법

단백질을 결정으로 만들지 않아도 단백질의 원자구조를 알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되고 있어요. 현재 사용하는 X선보다 100억 배 더 강한 빛이 나오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랍니다. 현재 X선 결정학에 사용하고 있는 X선은 매우 강해서 차갑게 얼린 단백질 결정도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태워버려요. 그런데 오히려 아주 강한 빛을 이용하면 더 짧은 시간에 단백질이 타 버리지만, 타기 전 찰나의 순간에 단백질을 통과한 X선의 회절 무늬를 얻을 수 있다는 거예요. 이를 이용하면 어렵게 단백질 결정을 만들지 않아도 단백질 구조를 알 수 있지요.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포항에 있는 3세대 방사광가속기 옆에 지어지고 있답니다.

X선 결정학 100년

그런데 X선 결정학이 발견된 지 100년이나 됐다며? 1895년,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은 포장을 벗기지 않은 필름에 영향을 미치는 미지의 빛을 발견하고 정체를 알 수 없다고 해서 X선이라는 이름을 붙였대. 1912년 독일의 막스 폰 라우에는 광물인 황화아연(ZnS) 결정에 X선을 쪼였다가 회절이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했지. 하지만 X선이 만드는 회절 무늬로 결정 속 입자의 구조를 알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계산할 수 있는 공식을 만든 사람은 영국의 로렌스 브래그란다. X선을 발견한 뢴트겐은 1901년, X선을 이용한 결정의 회절을 발견한 라우에는 1914년, 회절 무늬로 결정구조를 아는 방법을 알아낸 브래그는 1915년에 노벨상을 받았어. 브래그는 25세에 노벨상을 받아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유명하대. 내가 살아 있을 때 노벨상이 있었다면 나도 노벨상을 받았을지 모르는데…. Schade$^{[샤데]}$ 아쉽네!

물리학인 X선 결정학, 생명과학의 문을 열다

회절 무늬로 결정의 구조를 계산하는 공식이 있어도 실제로 결정의 구조를 알아 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어. 복잡한 수학 공식을 수십년 동안 계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지. 하지만 컴퓨터의 발달로 빠른 계산이 가능해지면서 점점 더 복잡한 결정의 구조까지도 알 수 있게 됐어. 그러다가 단백질 같은 아주 복잡한 물질의 구조를 밝히는 것이 가능해진 거야. 1958년 존 켄드루는 근육을 붉게 보이게 하는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의 구조를 밝혔어. 3차원구조가 밝혀진 첫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은 2500여 개나 되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단다.

유전물질인 DNA의 구조도 X선으로 찍은 후 나온 회절 무늬를 보고 이중나선 구조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지. 이제는 단백질 수십 개가 결합한 아주 복잡한 단백질인 리보솜의 구조도 X선 결정학으로 밝혀낼 정도란다.

이처럼 물리학의 영역이었던 X선 결정학이 단백질이나 DNA의 구조를 밝혀 주면서 생명과학이 발전할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어 준 거야. 지금까지 X선 결정학과 관련 있는 연구가 받은 노벨상만 해도 20여 개나 된다니…, Wow$^{[와우]}$ 와! 대단한걸?

결정이 지도고 열쇠라고?

결정구조가 지도라고?


물질의 모든 성질은 그 물질을 구성하는 원소의 종류와 결정구조에 의해 결정돼. 그래서 결정구조를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지. 게다가 결정구조를 아는 것은 새로운 물질을 찾는 지름길이 담긴 지도가 될 수 있대. 결정구조를 알면 결정을 이루는 원자를 다른 것으로 바꿔서 새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는 거야. 쉽게 예를 들면, 소금을 이루는 물질인 염화나트륨(NaCl)에 나트륨(Na)을 대신할 수 있는 칼륨(K)을 넣어 염화칼륨(KCl)이라는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거지. 특성에 따라 각 물질의 결정구조와 원소가 어떻게 다른지 미리 알면 어떤 물질에 어떤 원소를 빼고 어떤 넣는 것이 좋을지 추측해서 신소재를 디자인 할 수도 있을 거야. 어딘가에 있을 신소재를 찾아 하염없이 헤매는 것 보다 지름길을 이용하는 것처럼 더 쉽고 빠르게 필요한 신소재를 찾을 수 있는 길이지.
 

결정구조가 열쇠?

단백질도 구조를 알면 기능을 알 수 있어. 우리 몸속에서 우리 몸을 구성하고, 조절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아는 것은 우리 몸의 신비한 비밀을 푸는 중요한 열쇠인 거야. 게다가 단백질 구조는 신약을 개발하는 데에도 열쇠 역할을 한대. 인간의 병은 대부분 단백질의 기능에 문제가 있어서 생겨. 그래서 단백질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물질 찾아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다양한 물질을 가지고 수많은 실험을 해야 딱 맞는 물질을 찾아낼 수 있었지. 하지만 이제는 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구조를 알아내고, 이 구조에 딱 맞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 방법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거야. 단백질이라는 자물쇠를 열려고 수많은 열쇠를 꽂아 보는 실험을 해야 했다면 지금은 자물쇠에 딱 맞는 열쇠를 만들 수 있는 것과 같단다. Großartig$^{[고스아르티히]}$ 대단해!

컴퓨터로 약을 디자인한다?

단백질 구조를 알면 컴퓨터로 신약을 만들 수도 있어요. 단백질을 구성하는 원소와 각종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한 뒤 만든 가상의 단백질을 이용해 다양한 실험은 물론 이 단백질에 딱 맞는 약도 디자인하는 거지요. 어려운 실험 없이도 신약을 만들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죠?

결정 만들기로 결정!

결정 씨앗으로 결정을 만든다고?


집에서 크고 아름다운 결정을 만들 수 있다는 거 아니? 멋진 결정을 만들고 싶다면 결정 씨앗을 이용하면 된대. 결정 씨앗은 어떻게 만들고, 결정은 어떻게 키우는 걸까? 궁금궁금해~!

재료
접시, 컵, 깨끗한 물, 결정을 만들 가루, 낚싯줄이나 머리카락, 나무젓가락
※ 설탕이나 소금은 물론 명반(백반)이나 붕사, 황산구리 등 다양한 물질을 이용할 수 있어요.
 

예쁘고 달콤~, 설탕결정 사탕 만들기

쉽고 재미있고 예쁘고 맛있는! 일석사조 설탕결정 사탕도 만들어 볼까? 예쁘게 만들어 친구들에게 선물해도 좋겠지? 뭐? 나에게 선물하겠다고? 허허허. Danke$^{[당케]}$ 고마워!

재료
냄비, 컵, 물 한 컵, 설탕 세 컵, 나무젓가락, 집게
※ 나무젓가락 대신에 털실이나, 물에 녹지 않는 음식을 이용해도 돼요. 딸기를 이용하면 설탕 결정이 덮인 예쁜 딸기를 만들 수도 있답니다.
 

 

2014년 0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현수랑 기자
  • 도움

    김호성 교수
  • 사진 및 도움

    이지오 교수
  • 사진

    동아일보
  • 사진

    위키미디어 외
  • 임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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