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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 불타는 취재, 가장 더운 곳을 찾아라!


 
관광객들이 달걀프라이를 먹고 여기저기 버린 달걀껍데기로 미국의 한 국립공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그들은 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죽음의 계곡’이라는 뜻을 가진 ‘데스밸리(Death Valley)’는 날씨가 무덥고 땅이 무척 뜨거워서 불 없이도 달걀프라이를 할 수 있다. 7월 중순에 50℃를 훌쩍 넘길 정도. 이 소식에 눈이 번쩍 뜨인 편집장! 극한 상황을 좋아하는 편집장은 이정아 기자에게 ‘지구에서 가장 더운 곳’을 찾아오라는 지시를 내리는데….

데스밸리

여름 평균기온이 약 46.1℃나 된다. 1913년 7월, 퍼니스크리크 지역의 기온이 56.7℃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낮에는 무척 덥지만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 얼어붙기도 한다.

죽음의 계곡에서 달걀프라이를~

으아악, 덥다 못해 몸이 타들어가는 것 같아! 여기는 너무나도 뜨거워 달걀도 익혀버린다고 소문난 데스밸리예요. 미국 서부에 있는 사막으로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덥죠. 얼마나 더운지 바닷물이 모두 증발해 소금만 남아 생긴 지형이래요. 사막 한가운데에는 ‘뜨겁게 끓고 있는 시냇물’이라는 뜻의 퍼니스크리크 지역과 지름이 2.4m, 깊이가 120m나 되는 사화산 우베헤베 분화구도 있답니다.

잠깐! 달걀프라이를 만들려면 얼마나 더워야 할까?

데스밸리에서 달걀프라이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지표면이 달걀을 익히는 데 필요한 온도보다 뜨겁기 때문이다. 달걀은 단백질이 풍부해 열을 가하면 단단해진다.
흰자는 약 60℃에서, 노른자는 65℃ 안팎에서 익기 시작한다. 땅바닥이나 바위, 또는 거기서 달궈진 프라이팬은 그만큼 뜨겁기 때문에 달걀을 익힐 수 있다.

더운 이유는 거대한 그릇 구조!

저…, 정말 맨땅에서 달걀이…, 익었어요! 그걸 보느라 바위에 앉아 있던 저도…, 발갛게…, 익었어요. 흑흑. 데스밸리가 있는 미국 남서부는 한여름에도 평균기온이 약 23℃로 서늘한 곳이에요. 하지만 데스밸리만 1년 중 192일 이상 32℃가 넘을 만큼 덥답니다. 왜 그런지 제가 살짝 알려 줄게요.

데스밸리가 불타듯 더운 이유

● 그릇처럼 생긴 죽음의 계곡


데스밸리는 해발고도가 해수면보다 85.5m나 낮고 면적은 우리나라 경기도만큼 크다(13,518㎞²). 또 동서남북이 산맥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 이렇게 그릇처럼 파인 지형을 분지라고 부른다. 분지는 낮 동안 햇볕으로 데워진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다른 지역에 비해 덥다.

산에서 미끄러지는 뜨거운 공기

데스밸리에 갇혀 있던 뜨거운 공기는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가다가 식어서 다시 내려온다. 땅으로 내려온 공기는 압력이 커서 다시 열을 일으킨다. 이런 현상을 반복하면서 점점 더워진다.

나무와 풀이 적은 사막 지형

데스밸리 근처에는 시에라네바다라고 하는 거대한 산맥이 있다. 서쪽에서 바닷물을 잔뜩 머금은 바람이 불어오는데, 이 산맥을 넘으면서 수분을 비와 눈으로 잔뜩 내린다. 이 때문에 산 너머에 있는 데스밸리에서는 건조한 바람이 분다( 푄현상✽). 결국 비가 적게 내려 나무와 풀이 거의 자라지 않는다. 햇볕을 가릴 식물이 없어 더욱 덥다.

*푄현상 수분이 가득한 공기가 산을 넘어 반대쪽으로 불면서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바뀌는 현상.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곳도 분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알려진 곳은 대구예요. 1942년 8월에는 낮 최고기온 40℃를 기록했지요. 대구는 아스팔트 도로와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이 많은 대도시로 주변보다 쉽게 뜨거워지거든요( 열섬현상✽).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가 주변이 산으로 둘러 싸여 있는 분지로 더운 공기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해 더욱 덥답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대구는 ‘한반도에서 가장 더운 곳’이라는 오명을 벗었어요. 지난 1996년부터 ‘푸른 대구 가꾸기’를 위해 공원을 만들어 녹지율을 높이고 지하철에서 사용한 지하수로 지표면을 식힌 덕분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곳은 어디일까요? 기상청은 지난해 5월 9일 발간한 ‘한국기후도’에서 한반도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제주도 남쪽에 있는 서귀포를 꼽았어요.

*열섬현상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심지가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 주변보다 특별하게 기온이 높은 지역을 열섬이라 한다.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곳을 찾아라!

이열치열 불타는 취재를 하다 보니 오히려 간담이 서늘해졌어요. 덜덜덜. 그런데 세상에 이럴 수가! 데스밸리가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 아니라는 사~실! 여기보다 무려 20℃나 더 뜨거운 곳도 있다고 하네요. 이런 지역들도 데스밸리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분지 아니면 사막이래요. 덥다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면 이 기자가 아니죠! 데스밸리보다 더 뜨거운 곳을 찾아 출~발~!

지구에서 가장 ‘핫’한 이란의 루트 사막

미국 몬태나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지질연구소의 랜드샛 위성으로 전 세계 기온을 분석한 결과, 지구에서 가장 더운 곳은 이란에 있는 루트 사막이라고 밝혔다. 이곳은 2004년부터 해마다 최고기온을 기록했으며, 지난 2005년에는 약 70.6℃까지 올라가 역사상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사막은 무척 덥고 건조해 지상에서 기온을 측정하기 어렵다”며 “위성이 지표면을 스캔한 데이터를 보고 전 세계 기온을 알아낸다”고 말했다. 아래 지도에서도 루트 사막이 있는 곳이 가장 붉다. 이렇게 더운 곳에서는 달걀프라이는 물론 라면도 끓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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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기타

    박순구
  • 도움

    미국 데스밸리 국립공원, NASA, 위키미디어, 포토파크닷컴, 동아일보 외
  • 사진

    미국 데스밸리 국립공원, NASA, 위키미디어, 포토파크닷컴, 동아일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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