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도 기후행동에 동참해요!
“지구가 너무 뜨거워지면, 밖에서 나가 놀 수 없을 거예요. 축구선수인 제 꿈을 어른들이 지켜 주세요.”
9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어린이들이 ‘기후 위기는 우리의 위기’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회의원, 기업, 정부 관계자들이 모인 토론회에서 어른들을 향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어른들이 기후 위기 문제를 너무 한가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저희에겐 미래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전해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세 어린이를 초대한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국회의원의 개회사로 토론회가 시작됐어요. 이 의원은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시작됐지만, 건물과 수송 분야에서는 탄소 배출량이 오히려 늘거나 계속 제자리걸음”이라며, 우리가 생활하며 배출하는 많은 탄소 문제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이날 발언한 세 어린이는 학교 프로젝트를 통해 집과 학교에서 사용되는 가전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알아봤어요. 이 과정에서 점차 기후 위기 문제에 관심을 가졌지요. 어린이들과 함께 학교 프로젝트에 참여한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 전문 스타트업 이노마드의 박혜린 대표이사는 “우리나라에는 약 731만 동의 건물이 있는데, 면적으로 따지면 대한민국 국토 면적(10만km2)의 약 40배에 달한다”며 “건축 과정뿐 아니라 조명이나 난방처럼 건물을 사용하면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했어요. 이어 “지금까지 탄소중립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거나, 전기차를 사용하거나, 신기술을 제안하는 등으로 전문가, 어른의 참여만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돼 아쉬웠다”며 “이번에 미래세대가 주도하는 탄소중립의 가능성과 희망을 볼 수 있어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지요. 이용빈 의원은 “이날 초등학생들이 이야기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과 대응 필요성은 현장에 함께한 여러 의사결정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며 “꿈과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미래세대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탄소중립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멈추지 않겠다”고 전했답니다.
참여한 환경 프로젝트가 궁금해요!
민준/ 담임 선생님께서 집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에는 ‘소비전력’이 적혀 있는 스티커가 있다며, 이를 모두 사진으로 찍어 앱에 올려보라는 숙제를 내주셨어요. 우리 집 제품들이 어느 정도 전력을 소모하는지 알아보는 것이었죠. 이 활동을 하다 보니 내가 사용하는 제품마다 전기를 얼마나 쓰는지 수치를 눈으로 모두 확인하고 비교해 볼 수 있었어요.
지민/ 제품마다 소비하는 전력을 알고, 그 사용에 해당하는 탄소배출계수를 곱하면 우리 집에서 배출하는 ‘전체 탄소배출량’이 나와요. 방마다, 제품마다 얼마나 에너지를 소비하는지 적혀 있는 에너지 고지서를 보며 선생님과 함께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도 가졌죠. 한국전력에서 전력 사용 데이터를 받아 2년 전부터 에너지 소비량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알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그런데 무엇보다도 에너지 고지서를 받아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집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90%가 주방이었거든요. 특히 사용하던 오래된 전기밥솥이 전기를 정말 많이 쓰고 있더라고요. 엄마한테 말씀드려서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전기밥솥으로 교체했어요.
실천해보니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다고요?
지민/ 새로웠던 건 같은 제품이어도 사용하는 모드에 따라서 소비량이 다른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 헤어 드라이기는 뜨거운 바람, 차가운 바람으로 바꿔가며 쓸 수 있잖아요. 그런데, 온풍에선 1500W(와트), 냉풍에선 50W 같이 전력 소모 차이가 매우 큰데, 이런 차이가 제품에는 적혀 있지 않았어요. 의무적으로 적어야 한다는 조항이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활동을 하며 무엇을 느꼈나요?
민준/ 우리가 생활할 때 전기를 아예 안 쓸 수는 없잖아요. 같은 용도여도 소비효율 등급표를 보면서 더 등급이 좋은 것을 쓰고, 사용 시간을 줄이면서 적절하게 생활하는 방법을 알 수 있어 좋았어요.
지민/ 필요 없는 소비를 줄이는 습관을 갖게 됐어요. 예를 들면 옷은 석유가 들어가니까 자주 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잘 맞지 않은 청바지는 오려서 가방으로 만들기도 하고요. 친구들과 서로 잘할 수 있는 업사이클링 방법을 공유하는 것도 재밌었어요.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직접 집에서 실천하려 할 때, 처음엔 익숙한 저의 생활을 바꾸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하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시간이 돼서 정말 뿌듯했답니다.
●“우리들의 미래를 지키겠다는 약속, 어기지 말아 주세요!”
김민준(강원 원주시 관설초)
제가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이곳 서울 국회의사당까지 온 것은 저의 미래를 지키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매일 학교를 걸어 다닙니다. 등교 시 어떤 날은 비가 많이 오고, 다음날은 반대로 폭염이 오기도 해요. 이렇게 이상한 날씨가 계속되는 건 기후 위기 때문이라고 배웠어요. 사람들이 계속해서 탄소를 배출하면 지구가 너무 뜨거워져 나가 놀 수 없습니다. 제가 어른이 됐을 때는 지구의 기온이 너무 올라 아무도 밖에 나가 놀 수 없을지도 몰라요.
저는 축구선수가 꿈입니다. 어른들은 탄소를 줄이고 지구와 우리들의 미래를 지키기로 약속했습니다. 근데 왜 안 하고 있습니까? 우리들의 꿈을 지켜 주세요.
●“저 혼자서는 지구를 지킬 수 없어요”
최지아(강원 원주시 관설초)
저는 동물을 아주 좋아해요. 학교를 오고 가는 길에 개구리, 장수풍뎅이, 달팽이를 보면 데려와 키우기도 합니다. 저는 커서 고생물학자가 되어 제가 좋아하는 동물들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요즘 학교에서 탄소를 줄이기 위한 방법들을 배우고 있어요.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이 좋은 전자제품을 쓰고, 탄소가 적게 쓰이는 물건을 사용해야 하죠. 그런데 저 혼자 해서는 지구를 지키기 어렵습니다. 우리 모두 같이 지구를 지켜 주세요.
●"미래세대에게 환경문제를 떠넘기는 건 꿈을 짓밟는 거예요!”
이지민(서울 노원구 용동초)
저는 올여름 더워도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틀었습니다. 불필요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싶었거든요. 직접 해 보니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너무 더웠지만 저희 부모님, 학급 친구들도 함께 노력했죠. 하지만 저희가 아무리 애쓴다고 해도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일까요?
전 변호사가 꿈입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자신의 이익만 좇지 말고 전체를 보았으면 합니다. 이기적인 행동은 저희, 미래세대에게 환경 문제를 떠넘기고 우리들의 꿈을 짓밟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