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점심시간이야! 아침부터 이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오늘 점심시간은 좀 특별하거든. 급식실을 공사하는 바람에 우리 반 친구들이 모두 도시락을 싸 오기로 한 거지. 우리 반엔 다문화가정 친구들이 몇 명 있어서, 색다른 도시락 반찬이 있을게 분명하다고. 내 반찬과는 뭐가 다를까,
또 어떤 맛일까 기대가 된단 말이야. 벌써부터 두근거리는걸?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309/C201309N001_img_99.jpg)
베트남 사람들도 튀김만두를 먹는대!
내 짝 사랑이는 뭘 싸왔는지 슬쩍 볼까? 사랑이네 어머니는베트남에서 오셨으니까, 뭔가 특별한 반찬이 있을지도 몰라. 우와~!정말 다르잖아? 나도 한 번 먹어 보고 싶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친하게 지낼 걸….
호준아, 너 이거 먹어 볼래? 이건 ‘짜조’라고 해. 베트남 북부에서는 ‘넴’이라고도 부르지. 너 혹시 월남쌈 먹어본 적 있니? 그 월남쌈을 튀긴 요리가 바로 짜조야.
앗, 고마워. 어디 한 번…. 음, 고기만두랑 비슷한 맛인데, 훨씬 부드럽네. 안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응, 새우가 들어있어. 그래서 부드러운 맛이 나지. 베트남 에서는 새우를 많이 먹어. 베트남 동쪽은 모두 바다라서 새우가 많이 잡히거든. 새우 말고도 다른 해산물도 풍부하 단다.
짜조의 맛은 베트남의 햇빛이 만든다
짜조의 피는 튀김만두의 피보다 얇고 바삭바삭하다. ‘반짱’이라는 특별한 재료로 만들기 때문이다. 반짱은 흔히 ‘라이스페이퍼’라고 부르는데,이름처럼 쌀을 얇은 종이처럼 만든 것이다. 베트남은 햇빛이 강하게 내리 쬐고 기온도 38℃ 정도로 높기 때문에 반짱을 바싹 말릴 수 있다.
![쌀가루를 반죽해 뜨거운 솥에 부친 뒤 발에 널어 말리면 반짱이 된다. 반짱은 베트남의 태양빛이 주는 선물인 셈이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309/C201309N001_img_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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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쌀 인디카 VS 한국 쌀 자포니카
베트남에서는 반짱 말고도 쌀로 국수를 만들어 먹거나 볶음밥을 해 먹는다. 베트남 사람들도 한국 사람처럼 쌀을 주식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이 다른 것 같아도 사실 같이 쌀을 먹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베트남과 한국의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두 나라가 먹는
쌀 품종에는 차이가 있다. 베트남에서 먹는 쌀은 인디카 품종이고, 한국에서 먹는 쌀은 자포니카 품종이다.
우즈베키스탄에도 동그랑땡이 있대!
어? 광성이 도시락에도 사랑이가 싸온 짜조와 비슷한 음식이 들어 있잖아! 광성이 어머니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오셨다고 들었는데, 왜 사랑이 도시락과 비슷한 거지? 어머니 고향은 다르지만, 우리 사이에는 분명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아!
광성아, 네 도시락 속 그 음식 말이야~. 그건 이름이 뭐니?
응, 이건 쌈싸라고 해. 먹어 볼래?
앗, 고마워. 어디 한 입~! 어? 짜조와 맛이 비슷한데? 생긴 게 비슷한 것처럼 말이야. 그런데 맛이 뭔가 살짝 다르기도 해.
응, 그건 고기가 달라서일거야. 짜조에는 새우와돼지고기가 들어있지만 쌈싸에는 양고기가 들어있거든.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이슬람교를 믿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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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양, 우즈베키스탄에서 장 소중한 존재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교인들에게 양은 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양고기는 소고기나 지고기보다 근육섬유가 가늘기 때문에,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식감이 다른 고기보다 다. 하지만 양고기는 지방과 부티르산이 많이 어 있어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난다. 따라서ㅠ. 고기를 조리할 때는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하나 다른 향신료를 넣는다. 우즈베키스탄 람들은 양유로도 단백질을 공급 받는다. 특히 유를 발효시켜 만든 우즈베키스탄식 요거트인 끼슬라예 말라꼬(끼피르)’는 우즈베키스탄 식탁에서 빠지지 않을 정도다.
우리나라 음식과 닮은 우즈베키스탄 음식
우즈베키스탄은 우리나라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즈베키스탄 음식 중에는 우리나라 음식과 비슷한 것이 많다. 비프스트로겐, 펠립, 라그만이 대표적이다.
히히, 정말 생긴 게 비슷하잖아? 그렇다면 맛 도 비슷하니?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양고기를 재료로 쓰기 때문에 한국 음식과는 맛이 약간 달라. 우즈베키스탄식 물만둣국 인 펠립은 요거트를 넣기 때문에 물만둣국보다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 맛이 비슷하지.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음식은 한국 음식보다 기름기가 많은 편이야. 여름이 무덥기 때문에, 더위를 이기려고 많은 열량을 섭취하기 위 해 그렇다고 해.
그렇구나. 한국 말고도 동그랑땡과 물만둣국, 칼국수를 먹는 나라가 또 있 다니 참 신기한 걸?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의외로 비슷한 점이 많은가 보 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더 찾아봐야겠어.
중국에서도 된장을 담는대!
어? 칼국수를 먹는 나라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만이 아니라고? 중국인 아버지와 살고 있는 친구가 중국에도 칼국수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고 알려 줬어. 그런데 그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가 마침 우리 학교에 왔다는데? 어디, 어디?
안녕, 나는 중국 요리를 만들고 연구하는 서학보 아저씨란다. 마침 한국의 칼국수와 닮은 요리인 ‘초마면’을 만들어 왔는데, 한 번 먹어 볼래?
우와, 정말 칼국수와 비슷하게 생겼네요. 칼국수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해물칼국수! 그런데 아저씨, 이 하얀 국물은 설렁탕 국물인가요?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초마면에는 고기 육수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 오직 물과 기름으로만 육수를 낸단다. 물과기름은 원래는 섞이지 않지만, 채소에서 나오는 성분과 높은 열 때문에 둘은 섞이게 돼. 신기하지 않니? 그런데 사실, 이 초마면은 그동안 너도 많이 먹어 봤던 요리야. 한국에서는 이초마면을 ‘짬뽕’이라고 하지. 물론 빨간 양념이 들어가 그 맛과 모습은많이 변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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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우리나라의 공통 소스, 짜장면은 알고 있다
초마면 외에도 한국 음식과 공통점을 가진 중국 음식이 또 있다. 바로 우리가 즐겨 먹는 짜장면이다. 짜장면은 원래 중국장과 돼지고기를 볶아 만든 소스에 면을 넣은 음식이다. 짜장면을 만들 때 쓰는 이 중국장은 우리나라의 된장과 비슷하지만, 만드는 법에 약간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된장은 100% 메주로 만드는 반면, 중국장은 메주를 반만 넣고 나머지 반은 삶은 콩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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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은 한국 사람만 먹는 게 아니라고?
한국과 중국 말고도 된장처럼 발효시킨 콩을 먹는 나라는 많다. 네팔에는 키네마가 있고, 일본에는 미소와 낫토, 인도네시아에는 템페, 인도에는 스자체가 있다. 하지만 각 나라 별로 만드는 방법과 맛은 차이가 난다.
세계 음식에서 한국 음식을 찾았어
후훗, 다른 나라 음식과 우리나라 음식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점이 많다니 참 재미있는 걸? 그럼 우리 음식과 닮은꼴인 다른 나라 요리는 또 어떤 것이 있는지 더 찾아볼까?
스코틀랜드에서 순대를 발견하다
하기스는 양의 뇌와 간을 오트밀과 섞어 양 위장에 넣어 삶은 것으로, 한국의 순대와 비슷한 요리다. 하기스는 보통 감자와 공 모양의 무인 터밋과 함께 먹는다.
헝가리 사람들도 육개장을 즐긴다
굴라쉬는 예전 목동들이 먹던 음식에서 유래했다. 지방이 많은 고기를 넣어 끓인 걸쭉한 국물에 다양한 향신료를 넣은 요리로, 한국의 육개장과 비슷하다. 헝가리 사람들은 주식인 감자를 으깨어 굴라쉬와 함께 먹는데, 굴라쉬의 텁텁한 느낌을 줄이기 위해 전통 레드와인과 파프리카를 곁들이기도 한다.
가나 사람들도 떡을 찐다
푸푸는 카사바와 플랜틴을 찧어서 만든 가나의 떡이다. 가나 사람들은 푸푸를 손으로 조금씩 떼어 국과 함께 먹는다. 가나는 예로부터 기근 이 심했기 때문에 곡물 자체를 먹기보다는 떡이나 죽처럼 곡물을 가루로 만들어 조리해 곡물의 양을 최대로 늘리는 조리법을 선택한 것이다.
프랑스에는 고춧가루 없는 해물탕이 있다
부야베스는 프랑스의 마르세유에서 어부의 부인들이 팔고 남은 생선으로 끊인 음식에서 유래했다. 부야베스는 다양한 종류의 생선과 조개, 채소, 허브, 마늘, 향신료 등을 넣어 보글보글 끓인 국물 요리로, 우리나라 해물탕과 맛이 비슷하다.
러시아에도 김치찌개가 있다
러시아에는 염장처럼 음식을 오랫동안 저장하는 방법이 발달했다.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이런 저장 방법은 꼭 필요했던 것이다. 러시아 김치찌개인 보르쉬도 생채소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생채소를 식초에 절인 것을 끓인 음식이다. 보통 사워크림을 뿌려 먹거나 전통 파이와 곁들여서 먹는다.
독일에서도 족발을 뜯는다
독일의 대표 음식인 슈바이네 학센은 한국의 족발과 비슷한 요리다. 하지만 조리법은 약간 다르다. 슈바이네 학센을 찔 때는 한국에서 족발을 찔 때와 달리 맥주에 푹 삶아 내는 것이다. 맥주는 돼지 족발 특유의 냄새를 잡고,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한 번 삶은 족발을 다시 오븐에 구워, 겉을 바삭하게 만든다
브라질 사람들도 부대찌개를 먹는다
페이조다는 과거 브라질의 노예들이 만들어 먹던 음식에서 나왔다. 노예는 먹을 것이 부족했기 때문에 돼지 꼬리와 귀, 족발 등 농장 주인이 먹지 않고 버린 것을 ‘페이조’라는 검은 콩과 함께 삶아 먹었던 것이다. 현재 페이조다는 브라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는데, 보통 쌀밥이나 마니옥(감자의 일종) 가루와 함께 먹는다.
세계 요리 이야기
세계의 음식에는 각 나라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문화, 그리고 그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들어 있어요. 그래서 음식을 공부하면 그 나라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답니다.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요리를 통해 다른 나라를 알고, 다문화가정의 친구들과도 가까워지는
기회를 가져 보세요. 양향자 양향자 푸드&코디 아카데미 대표
다른 점이 만나면 더 큰 세상이 열린대!
러시아에도 김치가 있고, 브라질에서도 부대찌개를 먹다니…. 다른 나라 사람들과 우리는 공통점이 꽤 있나 봐. 우린 다른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닮은 사람들이야. 응? 공통점에만 주목하지 말고 차이점도 한 번 살펴보라고? 서로의 차이가 만나면 훨씬 더 근사한 음식이 나올 수 있다고? 그게 무슨 말이니, 톰~. 네가 아는 미국인 교수님 댁에 가면 알 수가 있다고?
안녕하세요, 저희 반 친구 톰의 소개로 왔어요. 미국에서 온 제즈리얼 강 그래함 교수님 맞으시죠? 톰 아버지도 미국에서 오셨는데….
아, 네가 호준이구나! 얘기 많이 들었어.
톰이 교수님께서 한국과 미국의 음식을 섞어 근사한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건가요?
응, 김치 타코야. 한국인 아내와 살며 한국의 전통음 식인 김치와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타코를 함께 먹 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개발한 거란 다. 자, 그럼 한 번 만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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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양파를 썰면 왜 눈물이 날까?
양파를 썰면 눈물이 나는 이유는, 눈을 자극해 눈물이 나게 하는 최루성분이 양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양파에 들어있는 ‘S-프로페닐 시스테인 설폭사이드’라는 물질이 양파를 써는 동안 ‘알리나제’라는 효소에 의해 ‘티오프로파날-S-옥사이드’로 변하게 되는데, 이 물질이 눈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티오프로파날- S-옥사이드는 휘발성이고,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양파에 물을 많이 넣고 오래 끓이면 대부분 사라진다
김치 타코의 놀라운 능력!
김치 타코는 맛이 좋다는 것 외에도 두 가지 장점이 더 있지요. 기름진 타코가 김치를 만나 더 건강한 음식이 됐다는 점이 첫 번째고, 김치를 잘 먹지 않는 친구들도 맛있게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두 번째 장점입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타코를 만들 때마다 김치를 넣은 김치 타코를 만들어 먹고 있지요. 저는 김치 타코를 우리 부모님과 다른 미국 친구들에게도 요리해 줬습니다. 김치를 한 번도 먹어 본 적 없는 사람들이지만 모두들 김치 타코를 좋아하더군요. 이들 중에 김치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김치 이야기를 듣더니, 더 나아가 한국 사람을 알고 싶어 했지요. 물론 한국 문화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요. 김치 타코로 미국과 한국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퓨전 요리는 각 나라의 문화 차이를 잇는 다리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퓨전 푸드가 각 나라의 사람을 묶어 주는 힘이 있다는 뜻입니다.
특집 한걸음 더 이색 요리 함께 해볼래?
우리 반 다문화가정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세계 여러 요리를 알 수 있는 하루였어. 그리고 재밌는 요리도 하나 배웠고. 나도 한번 만들어 볼까?
형아, 뭐해?
응, 다른 나라 요리와 우리 요리를 한번 섞어 보는 중이야. 오늘 그래함 교수님한테 김 치 타코 만드는 법을 배워왔거든. 이 요리에 들어있는 다른 나라 음식으로 그 나라 문화 를 더 이해할 수 있고, 우리 김치와 우리 문화도 소개할 수 있대. 게다가 이런 음식은 색 다른 맛을 내기도 한다고. 자, 완성됐다! 한 입 먹어 볼래?
우와~. 형! 맛있는데?
사랑이, 광성이…. 우리가 처음에는 친하지 않았지만 이 친구들이 싸온 도시락과 내가 싸온 도시락 속 공통점을 찾으며 친해질 수 있었어.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실도 알았지. 이 친구들과 내가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를 이해하고 차이점을 멋지게 융합할 때 훨씬 좋은 문화가 나온다는 거야! 이 김치 타코처럼 말이지! 이제 나도 편협한 생각을 깨고, 다문화가정 친구들과 더 친하게 지내야겠어
오늘 점심시간은 좀 특별하거든. 급식실을 공사하는 바람에 우리 반 친구들이 모두 도시락을 싸 오기로 한 거지. 우리 반엔 다문화가정 친구들이 몇 명 있어서, 색다른 도시락 반찬이 있을게 분명하다고. 내 반찬과는 뭐가 다를까,
또 어떤 맛일까 기대가 된단 말이야. 벌써부터 두근거리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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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사람들도 튀김만두를 먹는대!
내 짝 사랑이는 뭘 싸왔는지 슬쩍 볼까? 사랑이네 어머니는베트남에서 오셨으니까, 뭔가 특별한 반찬이 있을지도 몰라. 우와~!정말 다르잖아? 나도 한 번 먹어 보고 싶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친하게 지낼 걸….
호준아, 너 이거 먹어 볼래? 이건 ‘짜조’라고 해. 베트남 북부에서는 ‘넴’이라고도 부르지. 너 혹시 월남쌈 먹어본 적 있니? 그 월남쌈을 튀긴 요리가 바로 짜조야.
앗, 고마워. 어디 한 번…. 음, 고기만두랑 비슷한 맛인데, 훨씬 부드럽네. 안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응, 새우가 들어있어. 그래서 부드러운 맛이 나지. 베트남 에서는 새우를 많이 먹어. 베트남 동쪽은 모두 바다라서 새우가 많이 잡히거든. 새우 말고도 다른 해산물도 풍부하 단다.
짜조의 맛은 베트남의 햇빛이 만든다
짜조의 피는 튀김만두의 피보다 얇고 바삭바삭하다. ‘반짱’이라는 특별한 재료로 만들기 때문이다. 반짱은 흔히 ‘라이스페이퍼’라고 부르는데,이름처럼 쌀을 얇은 종이처럼 만든 것이다. 베트남은 햇빛이 강하게 내리 쬐고 기온도 38℃ 정도로 높기 때문에 반짱을 바싹 말릴 수 있다.
![쌀가루를 반죽해 뜨거운 솥에 부친 뒤 발에 널어 말리면 반짱이 된다. 반짱은 베트남의 태양빛이 주는 선물인 셈이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309/C201309N001_img_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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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쌀 인디카 VS 한국 쌀 자포니카
베트남에서는 반짱 말고도 쌀로 국수를 만들어 먹거나 볶음밥을 해 먹는다. 베트남 사람들도 한국 사람처럼 쌀을 주식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이 다른 것 같아도 사실 같이 쌀을 먹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베트남과 한국의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두 나라가 먹는
쌀 품종에는 차이가 있다. 베트남에서 먹는 쌀은 인디카 품종이고, 한국에서 먹는 쌀은 자포니카 품종이다.
우즈베키스탄에도 동그랑땡이 있대!
어? 광성이 도시락에도 사랑이가 싸온 짜조와 비슷한 음식이 들어 있잖아! 광성이 어머니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오셨다고 들었는데, 왜 사랑이 도시락과 비슷한 거지? 어머니 고향은 다르지만, 우리 사이에는 분명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아!
광성아, 네 도시락 속 그 음식 말이야~. 그건 이름이 뭐니?
응, 이건 쌈싸라고 해. 먹어 볼래?
앗, 고마워. 어디 한 입~! 어? 짜조와 맛이 비슷한데? 생긴 게 비슷한 것처럼 말이야. 그런데 맛이 뭔가 살짝 다르기도 해.
응, 그건 고기가 달라서일거야. 짜조에는 새우와돼지고기가 들어있지만 쌈싸에는 양고기가 들어있거든.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이슬람교를 믿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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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양, 우즈베키스탄에서 장 소중한 존재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교인들에게 양은 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양고기는 소고기나 지고기보다 근육섬유가 가늘기 때문에,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식감이 다른 고기보다 다. 하지만 양고기는 지방과 부티르산이 많이 어 있어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난다. 따라서ㅠ. 고기를 조리할 때는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하나 다른 향신료를 넣는다. 우즈베키스탄 람들은 양유로도 단백질을 공급 받는다. 특히 유를 발효시켜 만든 우즈베키스탄식 요거트인 끼슬라예 말라꼬(끼피르)’는 우즈베키스탄 식탁에서 빠지지 않을 정도다.
우리나라 음식과 닮은 우즈베키스탄 음식
우즈베키스탄은 우리나라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즈베키스탄 음식 중에는 우리나라 음식과 비슷한 것이 많다. 비프스트로겐, 펠립, 라그만이 대표적이다.
히히, 정말 생긴 게 비슷하잖아? 그렇다면 맛 도 비슷하니?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양고기를 재료로 쓰기 때문에 한국 음식과는 맛이 약간 달라. 우즈베키스탄식 물만둣국 인 펠립은 요거트를 넣기 때문에 물만둣국보다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 맛이 비슷하지.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음식은 한국 음식보다 기름기가 많은 편이야. 여름이 무덥기 때문에, 더위를 이기려고 많은 열량을 섭취하기 위 해 그렇다고 해.
그렇구나. 한국 말고도 동그랑땡과 물만둣국, 칼국수를 먹는 나라가 또 있 다니 참 신기한 걸?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의외로 비슷한 점이 많은가 보 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더 찾아봐야겠어.
중국에서도 된장을 담는대!
어? 칼국수를 먹는 나라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만이 아니라고? 중국인 아버지와 살고 있는 친구가 중국에도 칼국수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고 알려 줬어. 그런데 그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가 마침 우리 학교에 왔다는데? 어디, 어디?
안녕, 나는 중국 요리를 만들고 연구하는 서학보 아저씨란다. 마침 한국의 칼국수와 닮은 요리인 ‘초마면’을 만들어 왔는데, 한 번 먹어 볼래?
우와, 정말 칼국수와 비슷하게 생겼네요. 칼국수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해물칼국수! 그런데 아저씨, 이 하얀 국물은 설렁탕 국물인가요?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초마면에는 고기 육수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 오직 물과 기름으로만 육수를 낸단다. 물과기름은 원래는 섞이지 않지만, 채소에서 나오는 성분과 높은 열 때문에 둘은 섞이게 돼. 신기하지 않니? 그런데 사실, 이 초마면은 그동안 너도 많이 먹어 봤던 요리야. 한국에서는 이초마면을 ‘짬뽕’이라고 하지. 물론 빨간 양념이 들어가 그 맛과 모습은많이 변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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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우리나라의 공통 소스, 짜장면은 알고 있다
초마면 외에도 한국 음식과 공통점을 가진 중국 음식이 또 있다. 바로 우리가 즐겨 먹는 짜장면이다. 짜장면은 원래 중국장과 돼지고기를 볶아 만든 소스에 면을 넣은 음식이다. 짜장면을 만들 때 쓰는 이 중국장은 우리나라의 된장과 비슷하지만, 만드는 법에 약간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된장은 100% 메주로 만드는 반면, 중국장은 메주를 반만 넣고 나머지 반은 삶은 콩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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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은 한국 사람만 먹는 게 아니라고?
한국과 중국 말고도 된장처럼 발효시킨 콩을 먹는 나라는 많다. 네팔에는 키네마가 있고, 일본에는 미소와 낫토, 인도네시아에는 템페, 인도에는 스자체가 있다. 하지만 각 나라 별로 만드는 방법과 맛은 차이가 난다.
세계 음식에서 한국 음식을 찾았어
후훗, 다른 나라 음식과 우리나라 음식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점이 많다니 참 재미있는 걸? 그럼 우리 음식과 닮은꼴인 다른 나라 요리는 또 어떤 것이 있는지 더 찾아볼까?
스코틀랜드에서 순대를 발견하다
하기스는 양의 뇌와 간을 오트밀과 섞어 양 위장에 넣어 삶은 것으로, 한국의 순대와 비슷한 요리다. 하기스는 보통 감자와 공 모양의 무인 터밋과 함께 먹는다.
헝가리 사람들도 육개장을 즐긴다
굴라쉬는 예전 목동들이 먹던 음식에서 유래했다. 지방이 많은 고기를 넣어 끓인 걸쭉한 국물에 다양한 향신료를 넣은 요리로, 한국의 육개장과 비슷하다. 헝가리 사람들은 주식인 감자를 으깨어 굴라쉬와 함께 먹는데, 굴라쉬의 텁텁한 느낌을 줄이기 위해 전통 레드와인과 파프리카를 곁들이기도 한다.
가나 사람들도 떡을 찐다
푸푸는 카사바와 플랜틴을 찧어서 만든 가나의 떡이다. 가나 사람들은 푸푸를 손으로 조금씩 떼어 국과 함께 먹는다. 가나는 예로부터 기근 이 심했기 때문에 곡물 자체를 먹기보다는 떡이나 죽처럼 곡물을 가루로 만들어 조리해 곡물의 양을 최대로 늘리는 조리법을 선택한 것이다.
프랑스에는 고춧가루 없는 해물탕이 있다
부야베스는 프랑스의 마르세유에서 어부의 부인들이 팔고 남은 생선으로 끊인 음식에서 유래했다. 부야베스는 다양한 종류의 생선과 조개, 채소, 허브, 마늘, 향신료 등을 넣어 보글보글 끓인 국물 요리로, 우리나라 해물탕과 맛이 비슷하다.
러시아에도 김치찌개가 있다
러시아에는 염장처럼 음식을 오랫동안 저장하는 방법이 발달했다.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이런 저장 방법은 꼭 필요했던 것이다. 러시아 김치찌개인 보르쉬도 생채소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생채소를 식초에 절인 것을 끓인 음식이다. 보통 사워크림을 뿌려 먹거나 전통 파이와 곁들여서 먹는다.
독일에서도 족발을 뜯는다
독일의 대표 음식인 슈바이네 학센은 한국의 족발과 비슷한 요리다. 하지만 조리법은 약간 다르다. 슈바이네 학센을 찔 때는 한국에서 족발을 찔 때와 달리 맥주에 푹 삶아 내는 것이다. 맥주는 돼지 족발 특유의 냄새를 잡고,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한 번 삶은 족발을 다시 오븐에 구워, 겉을 바삭하게 만든다
브라질 사람들도 부대찌개를 먹는다
페이조다는 과거 브라질의 노예들이 만들어 먹던 음식에서 나왔다. 노예는 먹을 것이 부족했기 때문에 돼지 꼬리와 귀, 족발 등 농장 주인이 먹지 않고 버린 것을 ‘페이조’라는 검은 콩과 함께 삶아 먹었던 것이다. 현재 페이조다는 브라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는데, 보통 쌀밥이나 마니옥(감자의 일종) 가루와 함께 먹는다.
세계 요리 이야기
세계의 음식에는 각 나라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문화, 그리고 그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들어 있어요. 그래서 음식을 공부하면 그 나라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답니다.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요리를 통해 다른 나라를 알고, 다문화가정의 친구들과도 가까워지는
기회를 가져 보세요. 양향자 양향자 푸드&코디 아카데미 대표
다른 점이 만나면 더 큰 세상이 열린대!
러시아에도 김치가 있고, 브라질에서도 부대찌개를 먹다니…. 다른 나라 사람들과 우리는 공통점이 꽤 있나 봐. 우린 다른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닮은 사람들이야. 응? 공통점에만 주목하지 말고 차이점도 한 번 살펴보라고? 서로의 차이가 만나면 훨씬 더 근사한 음식이 나올 수 있다고? 그게 무슨 말이니, 톰~. 네가 아는 미국인 교수님 댁에 가면 알 수가 있다고?
안녕하세요, 저희 반 친구 톰의 소개로 왔어요. 미국에서 온 제즈리얼 강 그래함 교수님 맞으시죠? 톰 아버지도 미국에서 오셨는데….
아, 네가 호준이구나! 얘기 많이 들었어.
톰이 교수님께서 한국과 미국의 음식을 섞어 근사한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건가요?
응, 김치 타코야. 한국인 아내와 살며 한국의 전통음 식인 김치와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타코를 함께 먹 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개발한 거란 다. 자, 그럼 한 번 만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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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양파를 썰면 왜 눈물이 날까?
양파를 썰면 눈물이 나는 이유는, 눈을 자극해 눈물이 나게 하는 최루성분이 양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양파에 들어있는 ‘S-프로페닐 시스테인 설폭사이드’라는 물질이 양파를 써는 동안 ‘알리나제’라는 효소에 의해 ‘티오프로파날-S-옥사이드’로 변하게 되는데, 이 물질이 눈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티오프로파날- S-옥사이드는 휘발성이고,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양파에 물을 많이 넣고 오래 끓이면 대부분 사라진다
김치 타코의 놀라운 능력!
김치 타코는 맛이 좋다는 것 외에도 두 가지 장점이 더 있지요. 기름진 타코가 김치를 만나 더 건강한 음식이 됐다는 점이 첫 번째고, 김치를 잘 먹지 않는 친구들도 맛있게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두 번째 장점입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타코를 만들 때마다 김치를 넣은 김치 타코를 만들어 먹고 있지요. 저는 김치 타코를 우리 부모님과 다른 미국 친구들에게도 요리해 줬습니다. 김치를 한 번도 먹어 본 적 없는 사람들이지만 모두들 김치 타코를 좋아하더군요. 이들 중에 김치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김치 이야기를 듣더니, 더 나아가 한국 사람을 알고 싶어 했지요. 물론 한국 문화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요. 김치 타코로 미국과 한국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퓨전 요리는 각 나라의 문화 차이를 잇는 다리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퓨전 푸드가 각 나라의 사람을 묶어 주는 힘이 있다는 뜻입니다.
특집 한걸음 더 이색 요리 함께 해볼래?
우리 반 다문화가정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세계 여러 요리를 알 수 있는 하루였어. 그리고 재밌는 요리도 하나 배웠고. 나도 한번 만들어 볼까?
형아, 뭐해?
응, 다른 나라 요리와 우리 요리를 한번 섞어 보는 중이야. 오늘 그래함 교수님한테 김 치 타코 만드는 법을 배워왔거든. 이 요리에 들어있는 다른 나라 음식으로 그 나라 문화 를 더 이해할 수 있고, 우리 김치와 우리 문화도 소개할 수 있대. 게다가 이런 음식은 색 다른 맛을 내기도 한다고. 자, 완성됐다! 한 입 먹어 볼래?
우와~. 형! 맛있는데?
사랑이, 광성이…. 우리가 처음에는 친하지 않았지만 이 친구들이 싸온 도시락과 내가 싸온 도시락 속 공통점을 찾으며 친해질 수 있었어.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실도 알았지. 이 친구들과 내가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를 이해하고 차이점을 멋지게 융합할 때 훨씬 좋은 문화가 나온다는 거야! 이 김치 타코처럼 말이지! 이제 나도 편협한 생각을 깨고, 다문화가정 친구들과 더 친하게 지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