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어요. 바로 아토피 피부염이랍니다. 우연히 백설공주는 숲 속에 사는 일곱난쟁이가 아토피 피부염을 잘 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백설공주는 일곱난쟁이를 찾아갔지요. 일곱난쟁이가 어떤 이야기를 해 주는지 한 번 들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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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피부염은 불치병이 아니야!
안녕하세요, 전 백설공주, 하아아암~. 앗, 죄송해요. 초면에 하품을 하다니…. 실은 어젯밤 한숨도 못 잤거든요. 너무 가려워서 말이에요.
괜찮습니다. 어떻게 참을 수 있겠어요.
아토피 피부염이 가렵다는 걸 잘 알고 계시군요. 하지만 그보다 더 괴로운 게 있답니다. 바로 사람들의 시선이에요. 제 얼굴을 보세요. 울긋불긋한 데다 피부가 비늘처럼 거칠게 일어나 있죠? 긁어서 가로줄 무늬도 생겼고요. 그래서 거리에 나가면, 지나가던 사람이 ‘화상이냐, 홍역이냐’ 한 마디씩 묻더라고요. 심지어 옮을까봐 피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옮는다고요? 아토피 피부염은 절대 옮지 않아요. 단지 남보다 더 예민한 체질이라는 표시일 뿐이라고요.
병이 낫지 않을까봐 정말 무서워요. 아토피 피부염은 불치병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저는 평생 이대로 살아야 하는 건가요?
걱정 마세요. 아토피 피부염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낫는답니다. 예전에는 보통 두세 살이면 나았는데, 요즘은 사라질 나이가 지나도 병이 계속되는 경우가 있어요. 아마도 환경 오염과 가공식품 같은 여러 요인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대부분 나이가 들며 증상이 약해지고, 결국은 낫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토피 피부염이 완전히 낫는 나이가 될 때까지, 염증이 악화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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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돌 쯤에 심해지다가 나이가 들며 증세가 차츰 나아지는 특성이 있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218/C201218N009_img_02.jpg)
집에서 아토피 피부염 관리하기
방 안의 미세먼지와 곰팡이, 세균은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켜요. 그러니 방 안 구석구석을 닦고, 환기를 잘 시켜야 해요. 되도록 먼지를 적게 내는 침구와 가구를 고르고, 공기청정기를 틀어 놓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가 건조하면 더 가렵답니다. 그러니 피부가 촉촉해지도록 하루에 한 번은 꼭 피부에 물을 줘야 하지요. 피부에 물을 주는 방법은 목욕입니다. 35℃ 정도 되는 미지근한 물에 5~10분 간 몸을 담그는 거예요.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포도상구균’이라는 피부 세균과 기름도 씻어 내야 해요. 이때는 중성비누나 약산성비누를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보통 비누는 알칼리성이라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거든요.
비누거품을 깨끗이 씻어낸 뒤에는 젖은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보습제를 발라야 해요. 이때 몸에 남은 물기가 날아가지 않도록 꼭 3분 안에 바르세요.
포름알데히드, 질산가스, 아황산가스 같은 화학물질도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킵니다. 벽지나 페인트, 접착제를 쓸 때도 잘 선택해야 하죠.
방 안이 건조하면 안 돼요. 집 안에 젖은 빨래를 널어두면 습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지요.
음식도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답니다. 계란, 우유, 밀, 땅콩, 새우 같은 것이 대표적이죠.
먹으면 안 되는 음식 찾기
사람마다 면역세포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음식의 종류는 다르답니다. 음식에 아무 반응도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먼저 어떤 음식에 반응하는지를 알아야 하죠. 병원에서 하는 피부검사나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와 음식 속 단백질의 결합을 찾는 검사랍니다. 검사로 반응을 일으키는 음식을 찾았다면, 그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해요.
집먼지진드기 OUT!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약 50%가 집먼지진드기에 반응한다는 사실, 알고 계세요? 집먼지진드기는 동물의 피부 부스러기와 음식 찌꺼기를 먹고 사는 0.3㎜ 정도 되는 작은 곤충이랍니다. 집먼지진드기는 덥고 습한 곳에 잘 번식해요. 집먼지진드기의 번식을 막으려면 항상 서늘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또 집 안에 집먼지진드기의 안식처인 양탄자와 침대 매트, 소파 같은 것은 놓지 않는 것이 좋아요.
반려동물의 털에서도 집먼지진드기의 먹이인 비듬이 나오기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답니다.
아토피 피부염, 마법의 약은 없다
공주님! 이제 정신이 드세요?
아, 염증이 너무 심해져서 쓰러졌나 봐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음, 아까 사과를 먹어서 그런 것 같아요. 방금 전에 어떤 할머니가 하나 주고 갔거든요. 딱 한 입만 먹으면 아토피 피부염이 바로 낫는다는 말에 솔깃했죠. 하지만 사과를 베어 문 순간, 정신을 잃었답니다.
네? 아토피 피부염이 바로 낫는다고요?
공주님, 세상에 그런 약은 없어요.
저도 할머니의 말을 완전히 믿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먹어서 나쁠 건 없잖아요? ‘밑져야 본전’이라는 말도 있듯….
밑져야 본전이 아니죠, 공주님. 그런 약은 위험하다고요.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알 수 없거든요. 아토피 피부염이 한 번에 낫는다고 광고하는 탕이나 팩, 물 모두 효과도 부작용도 아직 정확히 알 수가 없답니다.
스테로이드 연고, 바를까 말까?
그나저나, 얼굴에 온통…. 심해진 염증을 어떻게 하죠?
제가 나설 때가 된 것 같군요. 염증이 심할 때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됩니다.
스테로이드? 안 돼요!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피부가 얇아진댔어요. 그럼 피부 속에 있는 핏줄이 훤히 비치게 되겠죠? 얼굴에 핏줄이 보인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헉, 공주…. 피부염에 대항할 무기가 있는데 왜 쓰기를 망설이는 건가요. 약을 무조건 안 쓰기 보다는 필요할 때 현명하게 쓰는 게 좋아요. 요즘 쓰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부작용을 줄인 상태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답니다. 또 알맞은 용량과 시기 등 사용법을 지키면 돼요.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기가 영 불안하다면 ‘타크로리무스’와 ‘피메크로리무스’ 같이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지 않은 치료제도 있답니다.
와~! 연고를 발랐더니 깨끗해졌어요! 다 나은 건가요?
염증을 잠시 진정시켜 놓은 것 뿐이에요. 언제든지 다시 나빠질 수 있고, 다시 좋아질 수도 있지요. 외부 조건에 따라 병의 상태는 계속 달라지니까요. 그러니 조금 좋아졌다고 너무 기뻐하지 말고, 또 조금 나빠졌다고 해서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말고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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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치료법을 소개합니다!
최근에는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어요. 모든 환자에게 듣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로서는 ‘치료 무기’가 많아진 셈이죠. 사이크로스포린 약을 먹으면 면역반응이 억제됩니다. 인터페론-감마 주사 면역계를 정상화시키는 기능을 하지요. 광선 치료 환자의 피부에 특정 빛을 쏘이는 방법입니다.
위 방법은 아직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치료법은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