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2018년 여름을 기억하나요? 숨이 턱! 하고 막히는 살인적인 폭염이 있었어요. 우리나라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하면서, 폭염에 대한 역사를 새롭게 썼지요. 잠깐만 밖에 나가도 땀이 주르륵~ 흐르던 찐득찐득한 무더위. 올해도 반복될까요? 올여름 날씨, 전문가들은 어떻게 예측할까요?
#2020년 #역대 가장 더운 해?
여름의 초입인 6월부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요. 지난 6월 4일 대구를 비롯한 남부 지역에 올해 첫 폭염 특보*가 내려졌고, 뒤이어 9일 서울에도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습니다. 더위가 시작되자 올해도 혹시 최악의 찜통더위가 나타나는 건 아닐까 우려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올해 전 세계 평균 기온이 기후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을 거란 전망도 걱정에 한몫했죠. 지난 5월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2020년이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이 69%, 첫 번째에서 네 번째로 뜨거운 해일 확률이 95%라고 예측했어요. 또,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는 이미 올해 1월과 5월을 전 세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1월과 5월로 기록하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대기는 순환하기 때문에 지구 전체 온도가 상승하더라도 한쪽이 더워지면 다른 쪽은 차가워져요. 우리나라가 어디에 위치하냐에 따라 받는 영향의 크기가 달라 전 지구 평균예측과 우리나라 날씨가 늘 일치할 수는 없어요. 한 예로, 작년은 2016년에 이어 전 세계 평균 기온이 두 번째로 높은 해였지만, 우리나라 여름은 그 정도로 덥지 않았어요. 하지만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 유럽의 여러 나라에선 사상 최고 기온을 연신 기록했지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기상청에선 올여름 날씨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작년보다는 덥고, 2018년보다는 덜 더울 것으로 예상해요. 이러한 무더위는 7월 말에서 8월 중순에 절정을 보이다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보고 있어요.
작년보다 더워! 2018년 정돈 아냐. 왜?
2018년 당시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는 티베트에서 발달한 뜨겁고 건조한 고기압이 자리하고 있었어요. 원래 고도가 높은 티베트 고원은 눈이 쌓여있어 태양 빛을 강하게 반사해요. 하지만, 이 해엔 눈이 적게 내려 태양열을 많이 흡수했고, 뜨거운 열에 공기가 부풀어 오르며 티베트 상층에 고기압이 강하게 형성돼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어요. 또 우리나라 대기 하층으론 여름철에 지배적인 영향을 주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크게 확장했고요. 즉 아래서부터 위까지 안정된 고기압이 딱 버티고 있어, 구름도 생기지 않고 뜨거운 태양이 내내 내리쬐며 살인적 폭염을 일으킨 거예요.
하지만 올해는 작년처럼 티베트 고원에 많은 눈이 덮여 있어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이 덜할 것으로 예상해요. 그러나 북서태평양의 수 온은 작년보다 높아서, 2019년보다는 더울 것으로 보고 있답니다.
더위 누그러뜨릴 비는?
올해는 6월 10일부터 제주가 장마철에 들어갔어요. 제주는 장마가 평균적으로 6월 19일 경 시작하니까 올해는 평년보다 9일 정도 빨랐다고 할 수 있어요. 기상청은 올여름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지만, 태풍과 대기 불안정으로 좁은 지역에 강하게 내리는 집중 호우 경향이 클 것으로 보았어요.
지난 1월 국립기상과학원 송환진 박사와 서울대학교 손병주 교수 역시 최근 집중 호우 경향이 늘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최근 20년의 여름철 강수 위성 자료, 지상 자료를 분석해 한반도의 강수 유형이 양극화 추세를 보인다고 밝혔죠. 우리나라에선 많은 수증기가 지속적으로 공급되며 내리는 장마 같은 온난형 강수가 줄고, 대기 불안정으로 천둥, 번개 등을 동반하며 좁은 지역에 쏟아지는 한랭형 강수가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많아지는 현상이 확인된다는 내용이었답니다.
용어정리
*폭염 특보: 온도와 습도를 고려한 체감온도가 33℃(폭염주의보) 또는 35℃(폭염경보)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내리는 특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