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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만우절 맞이 ‘최고 속임수 과학쇼’를 열겠습니다!
이 자리에는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 즉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만지는 감각을 감쪽같이 속이는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 다섯 명이 나와 있습니다. 첫 번째로 무엇이든 눈에 안 보이게 감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안보라 박사님을 소개합니다!



 


 
안보라 박사님, 나와 주세…, 어? 저…, 저건 뱀? 자세히 보니 뱀이 아니라 마이크네요. 그런데 마이크를 쥐고 있는 손은 뭐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핫하하, 저는 지금 투명망토를 입고 있습니다. 어떤 물체가 눈에 보이는 이유는 물체가 빛을 튕겨냈거나 흡수했기 때문이죠. 빛은 물체에 부딪혀 꺾여 돌아가기도 해요. 저는 빛을 완전히 뒤쪽으로 휘돌아 가게 만드는 메타물질을 개발했어요. 메타물질로 만든 옷이 바로 이 투명망토! 이 옷을 입고 있으면 저 대신 제 뒤에 있는 풍경이 보이게 된답니다.



투명망토를 완성하려면?

사실 지금까지 개발한 투명망토로는 온몸을 완벽하게 가릴 수 없어요. 지금까지 개발한 투명망토는 가로와 세로, 높이가 0.1mm보다도 작은 물질을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만 가릴 수 있어요. 그리고 눈에 보이는 빛(가시광선)대신 주파수가 높은 전자파(마이크로파)만 가릴 수 있어요. 완벽한 투명망토를 만들려면 최소한 사람 만한 물체를 오랫동안 감출 수 있어야 하고, 모든 색깔의 빛을 물체 뒤로 완전하게 휘돌아 보내야 한답니다. 최근에 미국 코넬대학교 알렉산더 개타 박사가 빛들이 각각 다른 속도로 달리게 해 투명화 하는 기술도 개발했어요. 빛을 나눠서 일부는 빠르게, 나머지는 느리게 흐르도록 하면 빛들 사이에 시간 간격이 생겨나 순간적으로 물질이 눈앞에서 사라진대요.


 
메타물질 없이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을까? 2003년 일본 과학자가 만든 투명망토는 뒷배경을 카메라로 찍어 스크린인 옷 위에 영상을 보여 주는 원리다.





귀를 속여라!

나한테만 크게 들리는 소리구름
투명망토! 정말 놀랍네요. 하지만 두 번째 참가자가 개발한 것도 놀랍습니다. 고소음 박사님, 나와 주세요.


여러분은 혹시 이 무대가 고요한가요? 저는 지금 티아라 노래를 크게 틀어 놓고 듣고 있어요! 전혀 들리지 않는다고요? 당연합니다! 엄마가 TV 드라마를 크게 틀어놓고 볼 때, 아빠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축구 중계 볼륨을 높일 때 시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던 친구들을 위해 특별히 개발했습니다. 이 ‘소리구름’을 둥글게 띄워 놓고 안에 들어와 있으면 내 귀에만 음악이 들려요. 볼륨을 아무리 높여도 구름 밖에서는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답니다.
지금 구름 속으로 한 발 디디는 순간, 엄청나게 큰 음악 소리가 들립니다. 정말 신기한데요!





사운드볼로 소리가 사라진다!

KAIST 기계공학과 김양한 교수팀은 일정한 공간 내에서만 소리가 들리게 하는 ‘사운드볼’을 개발했어요. 둥글게 틀을 짠 공간에는 스피커
서른두 개가 안쪽을 향해 달려 있답니다. 소리는 파도처럼 물결을 내면서 멀리 퍼지는데요. 이때 파장이 같은 모양으로 섞이면 소리가 커지고, 파장이 반대 모양으로 섞이면 소리가 작아지게 돼요. 사운드볼은 소리의 이런 특성을 이용한 것이랍니다. 사운드볼 바깥으로 나가는 소리는 모양이 반대인 파장끼리 겹쳐져 아주 작아져 잘 안 들리게 돼요.


 



 
코를 속여라!

짝사랑 해결사, 나만의 향기 칙칙!


이번에는 냄새 하나로 모든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는 분을 소개하겠습니다. 향기의 신, 구린내 박사님입니다.

칙칙~. 어린이 심사위원 여러분, 이 향기를 맡으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이 구린내 박사를 최고의 속임수 과학자로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지요? 지금 여러분이 맡은 향기는 제가 개발한 ‘왕구려 향’입니다. 이 대회에 나와서 뿌리려고 지난 3주간 고민해서 만든 향기죠. 머릿속이 깨끗해지고 마음이 편해지면서 제가 갑자기 믿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나요?

흠, 향기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게 정말인가요?

당연하죠. 여러분은 자신의 의지로 책이나 장난감을 골랐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세상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향기가 곳곳에 뿌려져 있답니다. 저는 요즘 좋아하는 친구의 마음을 사로잡는 ‘내게퐁당 향’을 만들고 있어요!


향기로 고객 마음 사로잡기

구린내 박사의 말처럼 세상 곳곳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향기가 뿌려져 있는 곳이 많답니다.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냄새를 연구했던 개리 슈왈츠 박사는 “향기는 짜증이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울할 때 기분을 북돋아 준다. 특히 무관심한 사람에게 관심을 끌어야 할 때 향기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향기를 이용하면 심리를 안정시키거나(아로마테라피), 상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대요(아로마마케팅).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는 이탈리아 향수 제조사인 피미니시와 함께 개발한 향기 ‘차밍블루’를 매장에 뿌려요. 이 향기는 자동차 시트의 가죽 향기를 없앨 뿐 아니라 현대자동차만의 감성과 매력으로 고객들의 기억에 남아 있을 거예요. LG전자는 2004년 새 상품인 광파 오븐을 출시하면서 쿠키향을 뿌리기도 했답니다. 독일 드레스덴과학대학교의 안야 스토 박사는 향기를 이용하면 고객이 물건을 사려는 의지가 약  4.8% 늘고, 실제 판매량이 약 6% 증가할 뿐 아니라 단골손님을 15.9% 정도 늘릴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혀를 속여라!
맛도 잡고 건강도 잡는 맛물질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 볼까요? 참가자와 심사위원 여러분에게 쫄깃쫄깃 짭조름한 라면을 한 그릇씩 드리겠습니다. 달콤 쌉싸름한 초코머핀도 디저트로 준 비돼 있네요! 네 번째 참가자인 왕소금 박사님이 준비하셨답니다. 그런데 너무 짜고 달아서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제 간식들은 건강에 왕 좋고 맛도 왕 좋은 것들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성인병에 걸릴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오히려 예방한답니다!

이렇게 짜고 단 음식이 어떻게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거죠?

제가 만든 음식에는 소금이나 설탕이 단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았답니다. 소금처럼 짜고, 설탕처럼 달콤한 ‘맛 물질 2총사’를 만들었거든요. 놀랍게도 이 물질들은 화학물질이 아닙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들을 수색해 소금이나 설탕이 아닌데도 짜고 단맛을 내는 물질을 찾아냈죠.
맛물질을 듬뿍 넣은 음식을 먹어도 병에 걸리거나 뚱뚱해지지 않으니 걱정 마세요!


혀에 달라붙으면 뇌도 속아 넘어간다

한국식품연구원의 류미라 박사는 3~4년 묵은 재래간장에서 짠맛을 내는 천연물질을 발견했어요. 이것은 절대 소금이 아니에요! 짠맛을 내지만 고혈압 같은 성인병을 일으키지 않아요. 소금이 짠 이유는 입안에 들어가 녹은 소금 성분(나트륨)이 혀에 있는 짠맛 수용체에 붙어 짠맛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에요. 짠맛 신호가 신경계를 타고 뇌에 전해지면 짜다고 느끼게 된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짠맛 물질’은 혀의 짠맛 수용체에 붙어서 뇌에 신호를 보내요. 혀와 뇌를 속여서 가짜 짠맛을 느끼게 하는 거죠. 앞으로 류 박사님은 설탕처럼 단맛을 흉내 내는 ‘단맛 물질’과 ‘매운맛 물질’, ‘톡 쏘는 맛 물질’도 찾아낼 계획이랍니다.


 
손을 속여라!
두근두근 심장박동 재현하는 햅틱스
엥? 어디선가 아기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아, 마지막 참가자인 조물주 박사님이 아기를 안고 들어오시네요.


제 아들 조물딱입니다. 진짜 살아 있는 아기처럼 피부가 포근하고 말랑 말랑해서 이런 이름을 지었죠.

물딱이는 사람이 아니라 인형이었군요. 살아 있는 사람처럼 몸이 따뜻해요. 오, 신기하게도 가슴에 손을 대면 심장 뛰는 박자가 느껴져요.

촉각반응기술을 이용해 실제 사람처럼 느껴지도록 만들었거든요. 우리가 손을 대면 발열센서가 작동해 체온과 가까운 열을 내고, 주기적인 진동으로 심장박동을 표현했습니다.


진짜야, 가짜야? 상상을 만져라

휴대전화 스크린을 누르면 찌릿찌릿했던 경험이 있나요? ‘만져라, 반응하리라’라는 광고 문구로 알려진 햅틱스(촉각반응기술)는 정보를
더욱 실감나게 하기 위해 사용자에게 힘이나 운동감, 촉각을 느끼게 하는 기술이에요. 로봇이나 게임, 영화를 만들 때도 햅틱스를 활용한답니다. 의과대학교에서는 햅틱스를 활용해 가상의 환자 몸속을 3차원으로 들여다보면서 수술을 연습하기도 해요. 압축 공기를 넣거나 전기를 흘려보내면 마치 실제 몸속처럼 유연하고 말랑말랑하게 느껴진답니다. 이렇게 수술을 익히면 실제 상황에서 비교적 익숙하게 수술할 수 있다고 해요. 미래에는 컴퓨터마다 키보드, 마우스와 함께 햅틱 장비도 달리지 않을까요?


 

 
어때요? 오감을 속이는 기술, 정말 대단하지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이 뽑은 최고의 과학기술은 무엇인가요? 아직까지는 연구 중이라, 가상으로 꾸민 쇼지만 언젠가는 만날 수 있는 날이 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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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도움

    알렉산더 개타 교수
  • 도움

    안야 스토 향기연구가
  • 도움

    류미라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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