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가 뭐니?
응애는 0.5~2㎜ 크기의 절지동물이에요. 진드기와 아주 비슷하죠. 진드기는 간단한 구조로 된 눈이 한 두 쌍 있지만 응애에는 없다는 게 차이죠. 원래 응애는 사과나무에 기생하는 사과응애를 말했는데, 영어 ‘mite’에 해당 하는 표준어로 채택돼 지금은 널리 쓰인답니다.
네가 그렇게 다양한 식물을 먹는다며?
우리 점박이응애는 암컷이 0.58㎜, 수컷이 0.45㎜정도로 작아요. 몸은 연노랑 또는 연한 황록색을 띠고, 몸 양 옆에 커다란 검정색 무늬가 있죠. 잡초에서 농작물로 옮겨 다니며, 각종 과일과 채소에 기생하면서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먹어치운답니다. 무려 1100종이 넘는 식물을 먹죠. 그래서 잡식성 해충으로 불려요. 특히 우린 독성이 있는 식물도 가리지 않고, 웬만한 살충제엔 끄떡도 안 해요. 그래서 농촌에서는 우릴 아주 싫어해 없애려고 안달이지요. 방제 대상 1호 해충이랍니다.
오호! 딱 마음에 들어. 완전 연구 대상이구나.
맞아요. 세계 과학자들도 우리 능력을 인정했어요. 최근에 미국, 프랑스, 캐나다, 벨기에의 생물학자 55명이 유전 정보인 게놈을 해석해 우리들의 식성과 관련된 유전자의 비밀을 밝혔거든요. 연구팀은 1만 8414개의 유전자를 찾아 냈고, 전체 염기쌍 수가 9000만 개라는 걸 알아 냈어요. 그리고 해독과 관련된 내성 관련 유전자가 39개로 9~14개에 불과한 곤충과 초식 동물보다 3배 정도 많다는 것도 알아 냈답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발달한 내성유전자가 우리를 1100여 종의 식물을 먹어치우는 대식가로 만들었다고 설명했어요.
나를 도와 지구 정복에 나서지 않을래?
지금은 제 코가 석자예요. 연구팀의 리처드 클라크 유타대학교 교수가 우리의 해독 유전자를 바꾸거나 비활성화시켜 우리가 먹는 걸 방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거든요. 사람들이 제 식성을 괜히 분석한 게 아니었어요. 저를 없앨 궁리를 했던 거라고요. 지구 정복은 나중에 얘기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