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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점점 커져서 보름달이 됐다 다시 작은 초승달로 변해요. 낮과 밤이 반복되고 계절이 변해요. 무엇 때문일까요? 바로 시간이에요. 규칙적으로 흘러가는 시간은 그림 속에서 어떻게 표현됐는지 계절의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2개의 별자리,‘황도 12궁’의 비밀!

오늘날에도 달력에 예쁜 그림이나 사진이 실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부터 약 600년 전에도 달력에 그림을 그렸답니다. 왼쪽 페이지의 그림은 프랑스 궁정에서 활동하던 ‘랭부르 형제’가 그린 <;랭부르 형제의 기도서 혹은 베리 공의 매우 호화로운 기도서>;의 ‘달력화’예요. 랭부르 형제는 랭부르라는 지방에서 태어난 세 명의 형제 화가였는데, 1413년에 베리 공작이라는 귀족의 주문을 받아 달력에 그림을 그려 주었어요.
 


달력화의 위쪽을 자세히 봐 주세요. 반원형으로 된 부분이 보이지요? 가운데에 마차를 타고 달리는 태양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그 주위로 별이 그려져 있어요.
이것은 하늘에서 태양이 다니는 길과 그 주위를 의미하는 ‘황도대’를 그린 거예요. ‘황도대’는 ‘황도12궁’이라고도 불려요. 1년을 12달로 나누었을 때 달마다 태양이 지나가는 별자리가 달라지는데, 그별자리 12개가 바로 황도 12궁이거든요.


 
▲ 랭부르의 달력화 중 10월 그림이에요. 10월이 황도 12궁 중 천칭자리(9월 23일~10월 23일)와 전갈자리(10월 23일~11월 22일)에 해당하기 때문에 윗부분에 저울과 전갈이 그려져 있어요.
황도 12궁은 정확하지 않다?
황도대 또는 황도 12궁을 그림으로 남긴 화가도 있어요. 바로 독일의 화가이자 판화가인 알브레히트 뒤러예요. 위의 그림은 뒤러가 1515년에 만든 <;천구의 남쪽과 북쪽>;이 라는 목판화로, 서양에서 별의 위치가 밝혀진 뒤 처음 만든 별자리 지도지요.
이 그림을 보면 360°의 황도대를 모두 똑같이 30°씩 12 부분으로 나누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하지만 오늘날 의 천문학에서는 각각의 별자리에 해당하는 부분의 각도 가 약 8˚에서 45˚까지로 서로 달라요. 또 별자리 수도 하나가 더 많은 13개랍니다.
 
▲ 알브레히트 뒤러, <;천구의 남쪽과 북쪽>;, 목판화, 1515년, 영국 런던, 국립해양박물관


달력 속에 숨은 600년 전의 생활!

<;달력화>;의 아랫부분에는 1년 12달의 자연 풍경과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담겨 있어요. 112쪽의 1월 달력에는 그림을 주문한 베리 공작이 새해 축하 잔치를 여는 장면이 그려져 있어요. 2월 달력에는 천을 짜거나 농기구를 수리하는 모습이, 7월에는 농민들이 밀을 수확하고 양털을 깎는 모습이, 9월에는 포도를 수확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이번 달에 해당하는 10월(113쪽)에는 루브르 궁전 앞에서 다음 농사를 위해 밭을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재미있는 것은 4월과 5월, 그리고 6월 그림이에요(아래). 4월 그림에는 멀리 보이는 성을 배경으로 베리 공작의 손녀인 열한 살짜리 여자 어린이의 약혼식 장면이 그려져 있어요. 5월 그림에도 귀족이 말을 타고 지나가는 모습이 나타나 있지요. 그런데 이어지는 6월 달력에는 농민들이 열심히 농사 일을 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어요. 자세히 보면 4월 그림에도 멀리 물고기를 잡는 농민들이 보이지요. 사치스럽지만 단조로운 귀족들의 삶과, 힘들고 고단하 지만 정감 있는 농민들의 삶이 비교되고 있답니다.
 








❷ 랭부르 형제, <;랭부르 형제의 기도서 혹은 베리 공의 매우 호화로운 기도서>;의 ‘달력화’,22.5×13.6㎝, 1416년경, 프랑스 샹티이, 콩데 미술관

랭부르 형제 말고도 서양의 많은 화가들이 계절과 시간을 주제로 많은 그림을 그렸어요. 500년 전네덜란드 화가 피터 브뤼겔(그림 ❶)이 그 예랍니다. 당시 사람들은 4계절 중 봄은 탄생, 여름은 성숙, 가을은 쇠퇴, 겨울은 죽음과 연관된다고 보았어요. 그래서 4계절과 사람들의 삶이 관련이 많다고 생각했지요. 이처럼 화가들이 그린 계절 그림은 결국, 사람들의 삶을 그린 그림이었답니다.
 

❶ 피터 브뤼겔 1세, <;추수를 하는사람들>;, 119×162㎝, 1565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피터 브뤼겔의 가을 그림이에요. 노란색에서 황토색으로 이어지는 들판에서 누렇게 익은 곡식을 베고 있는 농민들과, 높은 가을 하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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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공하린 과학저술가
  • 진행

    윤신영 기자
  • 진행

    레이먼드 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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