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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프로그램 <;대결! 1대 1>;의 사회자 ‘어처구니’입니다. 저를 처음 본다고요? 궁궐 지붕에 살면서 궁궐을 보호하는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본 적조차 없다고 하니 슬프군요. 평소 우리 문화재에 관심을 좀 가져 주세요…. 제얘긴 잠시 뒤에 다시 하기로 하고, 오늘의 퀴즈 주인공을 소개하겠습니다. 저와 함께 궁궐을 지키는 파수꾼 해태 군과, 호시탐탐 문화재에 불을 지를 궁리만 하고 있는 *불여우 양입니다. 둘 다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고 하니 결과가 기대됩니다. 자, 그럼 퀴즈쇼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대결 장소는 광화문입니다!

*불여우 : 원래는 우리나라와 시베리아와 유럽, 북아메리카 등에 사는 ‘붉은 여우’의 별명이다. 이 기사에서는 화재를 일으키는 가상의 여우 캐릭터 이름으로 쓰였다.



1 단계 퀴즈 광화문


광화문을 보면 전통 건축이 한눈에!
한 달 전에 복원된 광화문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광화문은 조선 초인 1395년 처음 세워졌어 요. 하지만 임진왜란 때 불타 사라졌다가 1865년 새로 세워졌지요. 그 뒤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가 한국전쟁 때 다시 불타 사라졌습니다. 얼마 전까지 볼 수 있던 광화문은 1968년에 철근 콘크리트로 새로 세운 가짜 건물이에요. 더구나 위치까지 바뀌어서 원래 장소보다 북쪽으로 약 11m, 동쪽으로 약 14m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었지요. 그래서 이번에 1865년 당시의 위치와 모습으 로 제대로 복원한 거랍니다.


자, 기왕 광화문에 왔으니 건물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잘 보면 우리 전통 나무 건축물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앞으로 소개될 내용도 담겨 있으니 눈을 크게 뜨세요!



 

잡상
바로 저 어처구니의 진짜 이름이에요. 궁궐 지붕의  추녀마루에 살면서 궁궐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하지요. 제 모습은 중국 소설 <;서유기>;의 주인공과 전설 속의 인물들을 본뜬 것으로, 맨 앞부터 삼장법사 또는 손오공, 행자, 저팔계의 순이에요.


아름다운 곡선과 색
광화문과 같은 전통 건축물에서 특히 아름다운 부분은 부드러운 곡선입니다. 날렵한 처마 외에 ‘무지개 문’이라는 뜻의 홍예문에서도 곡선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어요. 또 기둥과 보의 모양 하나하나에도 곡선의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어요. 그런데 알고 보면 이런 아름다움도 착시 현상을 고려해  설계됐답니다. 자세한 내용은 5단계 퀴즈에서~!


날렵한 처마와 웅장한 지붕

광화문의 지붕 처마는 새가 날개를 펼치기라도 한 것처럼 날렵하고 아름다워요. 이런 처마의 모양이 가능한 것은 지붕의 뼈대를 이루는 ‘서까래’를 세 부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그 밖에도 지붕을 웅장하고 듬직하게 받쳐 주는 ‘공포’ 덕분이기도 합니다. 공포는 굉장히 복잡한 나무 조각으로 되어 있지만, 그 자체가 장식 기능을 할 만큼 아름답기도 하답니다.


좋은 건축의 시작은 좋은 나무!
나무 건축의 시작은 목적에 맞는 좋은 나무를 구하는 일이에요. 나무라고 다 똑같은 나무가 아니거든요. 종류에 따라 특성이 다를 뿐 아니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도 용도가 달라지지요. 궁궐의 일부분인 광화문의 경우, 중요한 나무 재료는 태백산맥 동쪽 지역의 강원도에서 벤 금강송을 썼어요. 금강송은 일반 소나무보다 더 튼튼하고 곧은 특징이 있어요.


해태
오늘 퀴즈의 두 주인공 중 한 명이지요. 145년 전 광화문이 다시 지어졌을 때 만들어졌어요. 해태는 사자와 비슷하게 생긴 상상 속의 동물로, 착한 일과 나쁜 일을 판단해 나쁜 사람을 뿔로 들이받아 쫓아 낸다고 해요. 또 궁궐에 불이 나지 않도록 하는 임무도 맡고 있지요. 저와는 친구 사이랍니다.


1000년을 견디는 건축 구조
나무를 건축 재료로 쓰는 것은 전세계적인 특징입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 베트남 북부에는 유난히 튼튼하고 큰 나무 건축이 많지요. 이러한 건축이 가능한 것은 나무를 층층이 쌓아 만드는 특이한 구조 때문이에요. 나무가 크고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오래 견딜 수 있죠. 나무 건물이 쉽게 무너진다는 것은 편견이랍니다.


자~, 지금까지 설명을 잘 들으셨지요? 그럼 광화문에서 첫 번째 문제를 내겠습니다! 광화문에서 볼 수 있는 조각상 가운데 가장 멋지고 잘생긴 것은 무엇일까요?
① 잡상 ② 어처구니 ③ 해태



2 단계 퀴즈 하회마을


네~, 정답은 ①어처구니 또는 ②잡상이에요. 불여우가 정답을 맞혔네요. 해태는 ③을 골라서 틀렸어요. 그런데 왜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죠? 퀴즈쇼는 원래 사회자 마음인데….


그럼 두 번째 대결 장소로 가겠습니다. 경북 안동에 위치한 하회마을이에요. 지난 달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자랑스러운 문화재지요. 이 곳에는 현재 조선시대의 양반 가옥인 한옥이 마을을 이룬 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한옥 건물을 보면서 나무 건축물의 구조를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참, 그 전에 먼저 일반적인 건물 구조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나무 건축의 원리는 블록 쌓기?

전통 나무 건축물은 대단히 복잡하고 정교해 보여요. 하지만 지어진 원리는 블록 쌓기와 똑같지요. 땅에 돌로 된 기단과 초석을 놓고, 그 위에 기둥을 세운 뒤 공포와 보, 도리, 서까래를 차례차례 올려 놓은 모습이니까요.


그런데 이런 구조로 된 건물은 무게가 너무 가벼우면 흔들리거나 무너지기 쉬워요. 그래서 되도록 무겁고 큰 나무를 재료로 써서 위에서 꽉 눌러 줄 필요가 있지요. 이런 건물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베트남 북부 지역에서 볼 수 있는데, 나무가 많이 든다는 단점은 있지만 천 년 이상 유지되는 튼튼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칸’이란?

전통 나무 건축물의 크기를 말할 땐 보통 ‘칸’이라는 단위를 써요. 이 때 ‘칸’은 기둥과 기둥 사이를 의미하는 말이랍니다. 아래 하회마을 한옥 건물의 경우, 앞에서 보면 일곱 개의 기둥이 서 있어서 기둥 사이의 공간이 여섯 개가 돼요. 또 옆에서 보면 기둥이 세 개로, 기둥 사이의 공간이 둘이에요. 따라서 이 집은 “정면 6칸, 옆면 2칸”짜리 건물이에요.


전통 건축물은 돌 위에 서 있다?

오늘날의 모든 건축물은 마치 못을 박듯 땅에 긴 철심이나 콘크리트 기둥을 박은 뒤 지어요. 그래야 건물이 옆으로 넘어지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전통적인 나무 건축물은 ‘초석’ 또는 ‘주춧돌’이라는 돌 위에 기둥을 그냥 올려 놓았을 뿐 땅 속에 심지 않았답니다. 만약 힘이 아주 센 거인이 한옥이나 궁궐을 번쩍 들거나 밀면 건물은 그대로 들리거나 밀릴 거예요.


이렇게 기둥을 땅에 묻지 않고 초석에 위에 올리는 것은 나무가 썩지 않게 하기 위해서예요. 땅 속에는 지하수는 물론 *공극수라는 물이 스며들어 있는데, 나무는 이런 습기에 약하거든요. 초석을 써서 흙과 기둥을 분리하는 일 말고도, 지붕을 크게 만들어 비를 막고 기와를 올리는 것도 다 건물을 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랍니다.

*공극수 : 흙 알갱이 사이에 스며들어 있는 물.


자, 그럼 두 번째 퀴즈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중 나무 건축물에서 가장 아래 쪽에 위치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① 서까래 ② 기둥 ③ 어처구니 ④ 초석



3 단계 퀴즈   아름답고 긴 처마선의 비밀!

2단계 문제의 정답은 ④초석이지요. 이번에는 불여우가 ③을 골라서 틀렸네요. 저는 지붕 위에서 사는데…. 자, 이번에는 경기도 수원으로 가 보겠습니다. 역시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명한 화성을 둘러볼 차례예요. 화성은 돌로 단단하게 지은 군사 요새이자 성곽이지만, 광화문처럼 나무로 지은 누각도 있어요. 그 중 남문에 해당하는 팔달문과 북문 장안문은 조선 후기의 건축 양식이 남아 있는 대표적인 건물로 꼽히고 있답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광화문 못지 않게 크고 웅장한 지붕을 볼 수 있어요. 이런 지붕을 만든 비결을 알아보겠습니다.


지붕이 날렵한 ‘ㅅ’ 자인 이유는 날씨! 


지붕의 뼈대를 이루는 서까래는 지붕 가장 꼭대기 부분인 ‘용마루’에 직접 연결된 ‘짧은 서까래’와, 짧은 서까래에서 뻗어 나온 ‘긴 서까래’, 그리고 긴 서까래 끝에서 약간 위로 올라오도록 덧댄 ‘덧서까래’의 세 가지로 되어 있어요. 덧서까래가 있는 처마를 특별히 ‘겹처마’라고 하는데, 덧서까래가 좀더 위로 솟아 있기 때문에, 겹처마는 그냥 처마보다 길고 하늘로 솟는 느낌을 많이 준답니다.
한편 짧은 서까래는 경사가 급하고 긴 서까래는 경사가 낮아요. 그 까닭은 날씨와 관련이 있어요. 비나 눈이 왔을 때 지붕 위에 쌓이면 건물이 무너질 위험이 있어요. 그래서 지붕 경사는 급할수록 좋지요. 하지만 지나치게 경사가 높으면 건물 앞뒤로 뻗는 지붕 길이가 짧아져 비가 들이친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사를 두 단계로 만든 지붕이 지금의 ‘ㅅ’ 자 모양의 지붕이에요. 즉, 지붕 위 부분의 짧은 서까래는 경사를 높여 비나 눈이 빨리 흘러내리게 하고, 긴 서까래는 경사를 낮춰서 지붕이 건물 앞뒤로 넓게 퍼지게 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긴 추녀를 받치는 공포

지붕이 건물 앞뒤로 넓게 퍼질수록 나무로 된 건물에 비가 닿지 않아 건물이 오래 보존될 수 있어요. 하지만 서까래를 길게 쓰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요. 그래서 공포가 생겨났어요. 공포는 복잡한 모양의 나무 구조물로, 무거운 지붕의 무게를 기둥과 기둥 위의 ‘창방’이라는 나무에 골고루 나눠 주는 역할을 해요. 또한 마치 팔처럼 건물 밖으로 뻗어 나와서 지붕을 더 멀리까지 받치는 역할도 하지요. 뿐만 아니라 지붕을 더 높게 만드는 역할도 한답니다.



세 번째 문제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중 나무 건물의 구조와 관련이 없는 용어는 무엇일까요?
① 주심포 ② 다포 ③ 뱅어포


4 단계 퀴즈 전등사


기둥을 만든 나무의 정체는?


세 번째 문제의 정답은 ③뱅어포였습니다. 뱅어포는 음식 이름이죠. 이번에는 해태와 불여우 모두 맞혀서 현재 점수는 2대 2! 다음으로 인천 강화도에 있는 절인 전등사에 가 보겠습니다. 이 곳에 있는 대웅전과 약사전 건물은 아름다운 팔작지붕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데, 대웅전의 기둥에 뭔가 특이한 점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그게 무엇일까요?


…네, 해태는 “기둥이 별 모양이다”고 대답했고, 불여우는 “공중에 떠 있다”라고 대답했어요. 둘 다 황당한 대답이네요. 다행히 이건 연습 문제였어요. 정답은 “만든 나무가 특이하다”예요. 바로 느티나무를 썼으니까요!


전등사 대웅전의 기둥은 느티나무!

우리나라에서 전통 건축물에 가장 많이 쓰인 나무 재료는 소나무예요. 구하기도 쉽고, 블록처럼 쌓는 우리나라 나무 건축물의 무게를 견디기에도 알맞거든요. 또 송진이 있어서 습기에도 잘 견디지요. 하지만 모든 건물이 소나무를 쓴 것은 아니랍니다.


국립산림과학원 박병수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전국의 나무 건축물 중 절의 대웅전과 같은 중요한 건축물의 기둥에는 활엽수인 느티나무도 많이 쓰였어요. 느티나무는 모양이 소나무보다 크고 웅장하며, 무늬도 힘찬 느낌을 줘요. 하지만 나무가 마르면서 ‘딱! 딱!’ 하는 소리가 나고, 소나무처럼 숲을 이루지 않기 때문에 기르기가 힘들어서 기둥 외 다른 부분이나 일반 한옥에는 많이 쓰지 않았다고 해요.


 

 

광화문 복원의 주역 금강송의 정체는?

광화문이나 숭례문과 같이 궁궐이나 대형 건축물의 복원에 많이 쓰이는 ‘금강송’은 일반 소나무와는 다른 나무로 분류되고 있어요. 학명도 ‘피누스 덴시플로라 포에렉타’로, ‘피누스 덴시플로라’인 보통 소나무와 다르지요. 금강송은 나이테가 촘촘해 무늬가 아름답고 변형이 적으며, 곧고 굵게 자라는 특징이 있어요. 하지만 강도나 무게에는 큰 차이가 없어서 건축 전문가들 중에는 금강송을 ‘적송’이라는 소나무와 같은 나무로 보는 사람도 있어요.


잠깐! 한옥에서 좋은 향기가 나는 이유는?

한옥에 들어가면 은은하고 좋은 향기가 나죠? 향기는 소나무에 있는 ‘수지구’라는 조직 때문이에요. 수지구는 송진이 이동하는 통로인데, 여기에서 나무 특유의 향기가 나거든요. 측백나무와 향나무, 삼나무, 편백나무처럼 수지구 대신 ‘수지세포’가 있어도 마찬가지로 좋은 향이 나요. 반대로 느티나무와 같은 대부분의 활엽수와 전나무, 솔송나무류는 수지구나 수지세포가 없기 때문에 향기가 없어요. 황칠나무와 옻나무에는 수지구가 있지만 향기는 나지 않는답니다.


좋은 나무 재료의 기준은?

광화문과 숭례문 복원에 참여한 신응수 대목장은 우리나라에서 나는 가장 좋은 나무 재료로 금강송과 적송을 꼽아요. 특히 강원도 태백산맥 동쪽 지역에서 난 금강송과 적송이 건물을 짓기 좋다고 해요. 나무는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뒤틀리거나 휘는 단점이 있는데, 태백산맥 동쪽 지방의 금강송과 적송은 다른 소나무보다 변형이 적거든요. 바닷바람을 맞으며 거친 환경에서 천천히 자라느라 나무 조직이 촘촘해졌기 때문이에요.


이런 나무 가운데에서도 특히 가을에 벤 나무가 좋아요. 기온이 낮아져서 성장이 느리고, 나무 안의 수분이 줄어들어 건조가 잘 되기 때문이에요. 곰팡이도 잘 생기지 않지요. 이렇게 구한 나무를 껍질을 벗겨 3년 정도 자연 건조시키면 최고의 건축 재료가 된답니다. 이번에 광화문에 쓰인 금강송도 2007년 11~12월에 강원도 삼척에서 벤 나무예요.



그럼 진짜 문제 나갑니다. 다음 중 건축물에 쓰지 못하는 나무는 무엇일까요?


① 소나무 ② 느티나무 ③ 오동나무


5 단계 퀴즈 부석사

전통 건축이 아름다운 이유!


4단계 문제는 제가 미처 설명하지 못했던 내용이었어요. 그래도 불여우가 맞혔네요. 오동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나무 중 가장 가볍고 약한 나무예요. 그래서 가구나 악기를 만들 때만 쓰인답니다. 자, 그럼 다음 대결 장소로 가겠습니다. 경북 영주에 위치한 부석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목조 건축물 중 하나인 무량수전으로 유명하지요. 무량수전은 아름답고 장중한 모습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무량수전을 보면서 이런 아름다움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다섯 번째 문제의 힌트도 나오니 주의 깊게 들어 보세요!



무량수전이 찌그러져 보인다?

왼쪽 페이지의 무량수전 정면 사진을 보세요. 건물이 찌그러져 보이지 않나요? 하지만 잘못된 것이 아니에요. ‘귀솟음’이라는 기술 때문이거든요.


전통 건물의 모서리 기둥은 활짝 들린 겹처마 때문에 착시가 일어나 실제보다 짧게 느껴져요. 그러면 건물 양 끝이 축 처져 보이는 문제가 생기지요. 그래서 전통 건축에서는 일부러 모서리에 있는 기둥을 다른 기둥보다 길게 만든답니다.


한편 무량수전 안의 천장에서도 착시 기술을 볼 수 있어요. 보통 보는 단면이 세로로 긴 사각형인데, 무량수전의 보는 단면이 항아리처럼 생겼고(왼쪽 사진 하얀 선), 아래 부분에는 밝은 색이 칠해져 있어요. 이것은 천장을 올려 보았을 때 보가 커서 답답해 보이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랍니다.

 


새로 태어나는 단청색
우리나라 나무 건축의 아름다움 중 하나는 선명한 색으로 칠한 단청이에요. 원래 단청은 광물질을 가공한 안료로 색을 내고 아교로 마무리해서 완성시켰어요. 하지만 재료가 되는 광물질이 흔하지 않아서 최근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실험을 통해 인정한 화학 안료와 접착제를 쓰지요. 전통 안료와 아교를 쓸 때보다 색이 화려하고 온도나 습도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단청은 나무를 벌레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해요. 강한 색상과 안료에 든 독성 성분이 벌레를 쫓아내거든요.



잠깐! 나무 무늬가 다른 이유는 세포 차이

전통 건축에 소나무가 많이 쓰이는 이유 중 하나는 소나무의 무늬가 아름답기 때문이에요. 봄에 자란 부분과 여름과 가을에 자란 부분의 크기와 색이 많이 달라 나이테가 선명하거든요. 한편 활엽수 중 느티나무와 참나무는 나무 줄기에서 물이나 영양분을 나르는 관이 나이테를 따라 발달하면서 소나무와는 다른 고리 모양의 무늬를 만들어 낸답니다.



다섯 번째 문제입니다. 다음 중 나무 건물이 아름다운 이유와 관련이 없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① 날렵한 처마 곡선 ② 아름다운 나무 무늬③ 페인트로 칠한 단청





결승 퀴즈 방방곡곡

우리가 몰랐던 전통 건축

다섯 번째 문제는 해태가 정답을 맞혔습니다. 오늘날 단청 재료로 화학 안료를 많이 쓰긴 하지만, 페인트는 아니지요. 자, 결국 해태 군과 불여우 양이 3대 3으로 동점을 이뤘습니다. 마지막 문제를 누가 맞히느냐에 따라 우승자가 갈리겠네요.


마지막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전통 건축을 찾아 전국을 다니겠습니다. 전통 건축에는 절과 궁궐만 있는 게 아니에요. 또 목조 건축만 있는 것도 아니지요. 이런 전통 건축물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마을을 지키는 읍성

우리나라에는 수원성과 같은 대규모 성곽만 있던 게 아니에요. 침략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세웠던 ‘읍성’도 많이 있었지요. 마을 주위에 흙이나 돌을 쌓고 성문을 만든 구조로, 충남 서산의 해미읍성,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 전남 순천 낙안읍성이 특히 유명해요.


전망대 겸 군사시설, 정자

정자는 벽 없이 지붕과 기둥만 있는 건축물로, 사방을 보기 쉽게 만들어졌어요. 충남 부여의 궁남지처럼 경치가 좋은 곳에 주로 세워졌지만, 때로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에 세워지기도 했어요. 화성의 ‘방화수류정’이 그 예로, 아름다운 호수를 내려다보는 전망대이면서 동시에 적을 감시하는 감시탑 역할을 했답니다.


돌을 쌓아 만든 인공 석굴, 석굴암

우리나라는 나무 건축 기술이 발달했지만, 돌로 건물을 짓는 기술 역시 크게 발달했어요.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석굴암이에요. 인도와 중국에서는 산을 깎아서 석굴을 만드는데, 석굴암은 화강암을 다듬은 뒤 벽돌처럼 쌓아서 인공적으로 만든 동굴이에요. 특히 공을 반 자른 모양으로 만든 천장은 기둥 없이 긴 돌을 지렛대 삼아 끼워 만든 것으로 유명하답니다.



다음 중 우리나라 전통건축과 상관 없는 것은 무엇일까요?


① 산을 깎아 만든 석굴 ② 흙으로 쌓은 읍성 ③ 군사용 정자


마지막 문제의 정답은 ①번입니다! 석굴암은 산을 깎지 않고 돌을 조립해 만들었지요. 그럼 과연 누가 맞혔는지 볼까요? 해태 군이네요! 축하합니다, 제1대 전통 건축 퀴즈왕이 되셨어요! 아깝게 퀴즈왕에서 탈락한 불여우 양이 불꽃을 날리며 항의하고 있네요. 우리 소중한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저런 행동은 절대 하면 안 되겠죠?


이제 퀴즈쇼를 마치겠습니다. 뒷장에서 열리는 제2회 퀴즈쇼에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이 참가한다고 하니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안녕~!



한 눈에 이해가 쏙쏙 특집 한 걸음 더!


안녕하세요? 어처구니입니다. 제2회 전통 건축 퀴즈쇼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전국의‘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이 참가했어요. 과연 누가 제2대 퀴즈왕이 될 수 있을까요?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풀어 보세요. 그럼 문제 나갑니다. 먼저 지붕에 대한 설명을 잘 들으세요!


팔작지붕
우진각지붕의 양쪽 끝에 맞배지붕을 붙인 모습으로, 조선시대에 가장 많이 쓰인 지붕이다.

우진각지붕
광화문과 화성 팔달문, 장안문, 숭례문 등 성문이나 궁궐문 건물에 쓰인 지붕. 건물 앞뒤, 양 옆,이렇게 네 면에 지붕이 있다.

맞배지붕
가장 간단한 형태의 지붕. 용마루에서 건물 앞뒤로만 지붕면이 펼쳐져 있고 양 옆에는 없다. 단정하고 장중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종묘와 같은 조선시대 유학 건물과 절의 강당 건물에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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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 김순관 연구관
  • 레이먼드 워홀
  • 이유리
  • 도움

    박병수 임업연구사
  • 도움

    이강민 강사
  • 도움

    황종국 교수
  • 사진

    윤신영 기자
  • 기획 및 글

    문화재청
  • 기획 및 글

    국립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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