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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어린이과학동아’ 애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해안에 고슴도치를 닮은 섬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를 나온 고슴도치 기자입니다! 고슴도치 ‘위(蝟)’자를 붙인 ‘위도’라는 이름부터 흥미롭지 않나요? 이야~! 하늘에서 보니 정말 저를 꼭 빼닮았네요! 늘씬한 네 다리와 조각 같은 얼굴하며…. 왠지 생김새만큼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가득할 것 같군요….
과연 고슴도치 섬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뾰족한 털만큼이나 날카로운 관찰력의 소유자, 저 고슴도치 기자가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에게 고슴도치 섬의 특별한 이야기들를 생생하게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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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부안군에 있는 섬 위도. 왼쪽 끝이 고슴도치 입부분이고, 그 위쪽에 있는 작은 섬은 고슴도치 먹이라는 뜻의 ‘식도’예요.
고슴도치 섬을 만든 건 바람과 파도!
과연 고슴도치 섬에는 고슴도치가 있을까요? 고슴도치를 찾기 전에 우선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조개를 캐 오신 바지락 선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위도가 어떻게 해서 고슴도치 모양이 됐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지락 선장님! 위도가 고슴도치 섬이 된 이유에 대해서 한말씀 부탁 드립니다.
흠흠~. 안녕하세요? 저는 위도에 사는 바지락이라고 합니다. 위도가 고슴도치 모양이 된 것은 바로 바람과 파도 때문이죠.
위도 들여다보기 ❶
파도가 만든 멋진 절벽과 파식대
위도의 북서쪽에는 파도에 의해 깎여 만들어진 멋진 절벽들이 있다. 그리고 이 절벽 밑에는 종종 편평한 바닥이 있는데, 이런 곳을 ‘파식대’라고 한다. 파도가 계속 절벽에 부딪히면 절벽에 동굴이 생기는데, 이 동굴이 점점 깊어지다 보면 동굴 천장이 무너져 내리게 된다. 그러면 파도가 무너진 돌들을 다시 쓸어내게 되고, 그 결과 동굴 바닥과 무너지고 남은 새로운 절벽만 남게 된다. 이것이 바로 파식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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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 들여다보기 ❷
바닷물 속 소금이 구멍을 송송 뚫었다고?
송송 구멍이 뚫린 이 돌은 제주도에 있는 현무암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돌은 폭발한 마그마가 갑자기 식어 만들어진 현무암이 아니라, 지표면 근처의 땅속에서 마그마가 굳어서 만들어진 화산암이다. 그런데 왜 화산암이 현무암 같은 모양을 하게 된 걸까? 비밀은 바로 소금! 바위를 적신 바닷물이 마르면 소금결정이 만들어지는데, 소금 결정이 만들어지고 떨어져 나갈 때 바위에 충격을 줘 이런 흔적이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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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요! 선장님의 설명을 듣고 해안가의 절벽 근처의 돌들을 살펴 보니 제각각 바람과 파도 때문에 생긴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네요. 앗! 그런데 저건 뭔가요…?
위도는 어떻게 고슴도치 섬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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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원래 위도는 중생대 말 백악기에 터진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쌓인 퇴적암과, 땅 속에서 마그마가 식어 굳어진 화산암이 함께 만든 평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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❷ 그런데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압력을 받아 땅이 솟아올랐고,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물에 잠기고 남은 부분이 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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❸ 그 후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파도를 일으켜 위도의 북쪽을 깎아 냈다. 이 때 단단한 부분은 덜 깎여 나가고 무른 부분은 더 많이 깎여 나가면서 마치 네 개의 다리모양처럼 됐다.
들락날락~, 밀물과 썰물의 마법!
바지락 선장님의 설명을 듣던 저 고슴도치 기자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죠! 조금 전에는 분명 바다였는데, 갑자기 길이 생겨 위도와 큰딴치도, 작은딴치도라는 섬이 연결된 겁니다! 특종입니다 여러분!
허허~. 명색이 과학기자라는 양반이 그것도 몰랐나요? 바다에 길이 열리는 현상은 바로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 내는 마법이죠. 위도에서는 밀물과 썰물이 일으키는 다채로운 자연 현상이 나타난답니다.
"위도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은 하루에 두 번 있는 밀물과 썰물 때에 맞춰 이뤄져요. 물이 빠져 나가
는 시간에 맞춰 조개를 캐러 나가고 물이 들어오기 전에 돌아온답니다. 물이 들어오는 시간까지 바다
에 있다가는 바다에 빠져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번 여름에 서해를 찾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밀물과 썰물 시간을 잘 알아 둬야 사고를 피할 수 있어요! "
장호(전북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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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참깨! 바다에 길이 생긴다!
바다에 갑자기 길이 생겨서 섬과 섬 사이를 걸어 다닐 수 있다고? 이 신비로운 현상은 바로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 낸 마법이다. 물 아래 잠긴 섬과 섬 사이의 땅이 다른 곳보다 높으면 썰물 때 물이 빠지면서 물 위로 드러나게 되고, 이 때 사람이 걸어서 이동할 수 있게 된다(오른쪽 페이지 사진). 하지만 밀물이 다시 들어오면 물 속으로 잠겨 배를 타고 가야만 한다. 또, 무조건 물이 빠져 나가 길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섬과 섬 사이를 걸어다닐 수는 없다. 만들어진 길이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을 만큼 높고, 바닥이 단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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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 들여다보기 ❸
모래 갯벌과 진흙 갯벌이 한 섬에!
갯벌이라고하면 진흙을 떠올리지만, 진흙보다 모래가 많은 모래 갯벌도 있다. 모래가 갯벌을 만드는
입자보다 더 무겁기 때문에, 모래 갯벌은 진흙 갯벌보다 바닷물의 속도가 빠른 지역에서 만들어진다.
물의 속도가 빠르면 물에 섞인 입자를 더 멀리 이동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위도에서는 특이하게도 모래 갯벌과 진흙 갯벌을 함께 볼 수 있다. 섬의 북쪽은 북서풍 때문에 물의
속도가 빨라 육지에서 나온 흙을 멀리까지 가져올 수 있어 모래 갯벌이 발달했다. 한편 섬의 남쪽은
물의 속도가 느려 작은 가루 입자들이 주로 쌓이면서 진흙 갯벌이 발달했다.
갯벌도 밀물과 썰물이 만든다!
바닷가의 갯벌도 밀물과 썰물이 있어야 만들어진다. 우리나라의 강들은 대부분 서해안으로 흘러들어간다. 강물은 흐르면서 강가의 암석들을 깎아 내는데, 그렇게 깎여 나온 암석 조각들 중에서 가벼운 모래나 가루들은 바닷가 근처까지 떠내려와 쌓인다. 그러면 밀물 때 들어온 바닷물이 썰물 때 다시 빠지면서 강의 하류에 쌓인 가루와 모래들을 골고루 퍼뜨리게 된다. 이런 일이 수천, 수만 년 동안 계속 반복되면서 갯벌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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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님의 말을 듣고 보니 밀물과 썰물이 대단하게 느껴지는군요. 게다가 그렇게 다양한 현상을 한 섬에서 볼 수 있다니 그것도 역시 특별하군요! 자, 그럼 이번엔 정말 고슴도치를 찾으러 위도의 산으로 자리를 옮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앗! 그런데 선장님, 저기 저쪽에서 우아하게 수영하고 있는 분은 누구신가요?
위도에 사는 특별한 생물들
아~. 저기 저 친구는 수달이랍니다. 지금 아마 물고기를 잡는 중일 거예요. 요즘 통 보지 못했는데 저도 오랜만에 보네요. 저래 봬도 나라에서 보호하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친구거든요. 위도에는 수달을 비롯해 다양하고 특이한 생물들이 살고 있답니다. 제가 소개해 드리죠.
강물과 바닷물, 어디서나 살 수 있어요!
천연기념물인 수달은 보통 민물에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바닷가에서도 살 수 있다. 물에 들어갈 땐 입을 다물고, 특별한 근육으로 코와 귀를 꼭 틀어 막기 때문에 바닷물이나 강물에 관계 없이 물 속에서 생활할 수 있다. 바다에서 발견되는 수달은 종종 해달로 오해되기도 하지만, 우리 나라에는 해달이 살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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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보다 높으면 추워서 못 산다고?
위도는 따뜻한 남쪽에서 사는 후박나무, 동백나무, 구실잣밤나무 등의 활엽수가 살 수 있는 가장 북쪽 지역이기도 하다. 해안가에 잘 사는 이 나무들은 바람이 심한 위도의 북쪽 해안에 는 많지 않지만, 섬 정상 부근이나 남쪽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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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의 남쪽 해안가에서 발견한 구실잣밤나무와 그 열매.
위도에만 사는 꽃, 위도상사화를 알고 있나요?
"위도에는 섬의 환경에 적응한 위도상사화라는 꽃이 있어요. 위도상사화는 연노랑색의 꽃을 피우는 붉노랑상사화와 비슷하지만 꽃 색이 상아빛 흰색으로 다르답니다. 또 꽃과 가지를 연결하는 부위가 짧고 꽃의 크기가 더 큰 특징이 있어요. 이 꽃은 위도에서 처음 발견돼 위도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었고, 위도에만 살고 있어요. 또 위도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위댕강나무가 있다고 해요. 저는 아직 찾지못했는데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이 위도에 가면 꼭 한 번 찾아봐 주세요!"
선병윤 (전북대학교 생물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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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댕강나무의 가지와 이파리](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512/C201015N010_img_14._.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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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산에 사는 게!
위도에는 바다뿐만 아니라 산에 사는 도둑게도 있다. 도둑게는 먹이를 찾아 육지로 올라와 산속이나 습기가 있는바위 틈 등의 육지 생활에 적응한 게다. 그런데 왜 하필 이름이 도둑게일까? 산에 살다가 사람이 사는 집에 내려와 몰래 밥을 훔쳐 먹는다고 도둑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도둑게는 짝짓기를 할 때가 되면 바다로 내려가는데, 이 때 길가에 수많은 게들이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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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놀랍습니다! 위도에는 정말 특별한 생물들이 많이 사는군요. 어? 그런데 바지락선장님! 벌써 해가 지고 있어요. 고슴도치는 언제 찾죠?
하핫. 사실 저는 위도에서 고슴도치를 본 적이 없답니다. 고슴도치는 육지에 사는 동물인데 섬에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아악~! 그걸 이제야 말씀해 주시면 어떻게 합니까~!
헤헷~! 저도 ‘어린이과학동아’에 나오고 싶어서 그랬죠! 비록 우리 섬에 고슴도치는 없어도, 참 재미있고 신나는 이야기들이 가득하지 않나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 이번 여름엔 고슴도치 섬위도에 많이 찾아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