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물려 버렸어! 사람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떠는 나, 드라큘라 백작이 조그만 모기한테 물려 피를 뺏기다니! 으앙~. 분하다 분해! 내 피를 돌리도~! 뿌드득! 감히 사자보다 더 무서운 이 드라큘라님의 코털을 건드렸겠다? 내 이 모기 녀석들을 가만 두지 않으리! 조금만 기다려라. 후회하게 해 주겠다! 가만 있자…, 그래! 모기라는 모기는 모두 다 잡아 준다는 모기박멸 전문가 모기스키 박사를 찾아가 봐야겠다!
모기 잡는 첨단 무기!
똑똑똑…. 여기가 모기스키 박사님 연구실 맞습니까?
에헴! 그렇습니다만, 댁은 뉘신지?
저는 드라큘라 백작이라고 합니다. 엉엉~. 온몸에 모기물린 자국 좀 보세요~. 박사님께 모기 퇴치법을 배우러 왔습니다.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
허허허! 천하의 드라큘라 양반이 모기에 물려 벌집이 되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올 법 한 일이구먼! 좋소. 내가 도와 드리리다. 그런데 모기 퇴치 상식에 대해서는 좀 알고 있소?
흐흐. 제가 미리 조사를 좀 했습니다! 요건 박사님도 모르실 걸요? 바로 모기를 쫓는 최첨단 장치!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를 쫓아내는 방법이지요!
후훗. 내 그럴 줄 알았소! 그러니 모기에게 물릴 수밖에 없지. 땡~! 틀렸소! 소리 때문에 모기가 달아나지는 않는다오. 하지만 실망하지 말길! 초음파로 모기를 없애는 새로운 방법을 알려 주겠소!
소리로 모기를 쫓아 낸다고? 글쎄…
휴대전화나 휴대용 저장장치 USB에서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를 쫓는다고? 과연 효과가 있을까? 사람의 피를 빠는 모기는 알을 낳기 전의 암컷 모기로, 수컷 모기는 식물이나 과일의 즙을 먹고 살 뿐 사람 피를 빨진 않는다. 따라서 이 장치들은 일생에 딱 한 번 수컷 모기와 교미해서 알을 낳는 암컷 모기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암컷 모기는 한 번 수컷 모기와 교미하면 알을 수정시키기에 충분한 정자를 얻기 때문에 더 이상 교미하지 않는다. 그래서 암컷 모기는 계속 접근하는 수컷 모기를 피하려 한다. 이 때 수컷 모기가 접근하고 있다는 건 초음파 영역에 해당하는 수컷 모기의 날갯짓 소리로 알아차린다. 휴대용 초음파 모기 퇴치장치는 이런 원리로 초음파를 발생시켜 암컷 모기를 쫓는다.
하지만 이런 기계가 내는 초음파가 사람에게 접근하는 암컷 모기를 막지는 못한다.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땀냄새 등이 암컷 모기를 더 강하게 유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연구소에서 여러 초음파 모기 퇴치 장치들을 실험한 결과, 장치를 사용할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사람에게 접근하는 모기 숫자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 확인 됐다.
*초음파 : 1초에 한 번 진동하는 것을 1헤르츠(㎐)라고 하는데,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약 16~2만㎐ 정도. 그 이상은 사람이 귀로 들을 수 없는 소리로, 초음파라고 한다.
초음파로 모기 퇴치? 이렇게 하면 된다!
초음파로 사람에게서 모기를 떼어 놓을 수 없다고 실망하지 마시라! 초음파로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죽이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서울시 강남구청 방역팀은 1초에 4만 2000번 진동하는 초음파 발생장치를 만들었다. 이 초음파로 모기의 애벌레인 장구벌레가 사는 지저분한 물을 진동시키면 수많은 기포가 발생하는데, 기포가 몸에 닿아 폭탄처럼 터지면서 물 속에 있는 장구벌레의 95% 이상을 죽이게 된다. 모기가 알을 낳는 장소에서 장구벌레를 없앨 수 있으니 그야말로 효과 만점!
![초음파 발생 장치와 정화조에 장치를 넣어 실험하는 모습.](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013/C201013N008_img_01.jpg)
모기, 꼼짝 마! 모기 잡는 레이저 총!
모기만 나타나면 지지직! 모기를 태워 버리는 레이저 총도 개발됐다. 미국의 ‘인텔렉추얼 벤처스’사는 사정거리 안에 암컷이나 수컷 모기가 들어오면 레이저로 명중시키는 장치를 만들었다. 이름하여 ‘스타워즈’! 레이저 프린터, 비디오 게임기 등의 부품을 재활용해 만든 이 레이저 총은 모기가 접근하면 모기의 초음파 날개 소리를 인식해 레이저를 발사한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013/C201013N008_img_02.jpg)
모기 상식 1.
모기야, 넌 누구니?
우리의 피를 빨아 먹고 가려운 흔적을 남기는 모기! 하지만 모든 모기가 피를 빨아 먹는 건 아니에요. 사실 모기는 평소에는 식물의 꿀과 이슬, 수액 등을 먹고 살아요. 다만 암컷 모기가 임신을 했을 때만 뱃속에 꽉 찬 알들을 키우기 위해 동물의 피를 빠는 거죠. 하지만 어미 모기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어 피를 나눠 줬다가는 큰일날 수도 있답니다. 어미 모기가 낳는 알은 한 번에 150개 정도예요. 따라서 어미 모기 한 마리를 놔 주면 150여 마리의 모기가 생길 수 있고, 일부 모기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질병인 말라리아나 일본뇌염을 옮길 수도 있어요. 그러니 어미 모기가 불쌍하다고 봐 주면 안 되겠죠?
모기 잡는 천적을 찾아라!
흠흠. 그…,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건 확실할 겁니다! 제가 피를 좀 빨아 봐서 알거든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마늘! 윽~, 생각만 해도 식은 땀이 뻘뻘 나네요. 아무튼 모기도 마늘 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핑핑 돌아 기절해 버리지 않을까요?
이거이거~, 드라큘라 백작 양반 실망이구먼! 이것도 땡! 모기의 천적은 따로 있소이다!
모기는 마늘이 안 무섭지롱~!
드라큘라가 무서워하는 마늘. 혹시 모기도 마늘을 싫어하지 않을까? 모기를 쫓는 민간요법으로 마늘 즙을 이용하는 방법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곤충학과 수잔 패스케위츠 교수 연구팀은 마늘의 모기 퇴치 효과를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우선 마늘과 아무 관련 없는 비타민 C와 설탕을 사람들에게 먹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마늘과 비타민 B를 먹였다. 그리고 이 두 집단이 얼마나 모기에 물렸는지비교했다. 그 결과, 마늘을 먹은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모기에 물린 횟수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 먹는 박쥐! 요건 몰랐지?
모기가 무서워하는 건 마늘이 아니라 드라큘라의 단짝 친구인 박쥐다. 모기는 보통 동굴처럼 바깥보다 따뜻한 곳에서 겨울을 보내는데, 동굴 속의 박쥐가 이 모기들을 먹어치운다.
박쥐는 어두운 동굴에서 살고 주로 밤에만 활동해 눈이 퇴화 되었다. 하지만 대신 청력이 발달해 모기가 내는 초음파 날갯짓 소리도 잘 들을 수 있다. 그래서 동굴 속에서 모기가 날아다니는 소리를 듣고 쫓아가 모기를 잡아먹는 것이다.
박쥐가 먹은 모기의 양은 박쥐의 배설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보통 박쥐는 하루 밤에 약 2000마리의 모기를 잡아먹는 다고 한다. 실제로 북부 이탈리아에서는 박쥐가 친환경 모기해결사로 알려지면서 모기를 잡기 위해 박쥐가 살 수 있는 나무집 설치도 유행하고 있다 .
한국 모기는 바로 나, 미꾸라지가 잡아요!
이탈리아에 모기 잡는 박쥐가 있다면 한국에는 미꾸라지가 있다! 미꾸라지는 물 속에서 모기의 애벌레인 장구벌레나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장구벌레는 주로 고여 있는 지저분한 물에서 사는데, 미꾸라지는 장구벌레가 많이 사는 3급수 정도의 약간 더러운 물에서도 살 수 있어 모기의 천적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서울시 서초구청에서 장구벌레를 풀어 놓은 물에 미꾸라지를 넣고 실험해 봤더니, 미꾸라지 한 마리가 1㎡ 넓이의 공간에서 하루에 1000마리 정도의 모기를 먹어치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영철 (을지대학교 보건환경과학부 교수) : "지금도 이렇게 모기가 많은데, 모기약도 별로 없던 옛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어떻게 모기들의 공격을 이겨 내셨을까요? 제 생각엔 옛날엔 지금보다 모기가 적었을 것 같아요. 지금이 모기가 더 살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에요. 왜냐구요? 바로 모기의 천적들이 많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랍니다. 옛날엔 모기가 많아도 박쥐를 비롯해 딱정벌레 애벌레, 깨알물방개 애벌레, 물땡땡이 애벌레, 잠자리 애벌레 등 장구벌레를 잡아먹는 모기의 천적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자연이 파괴되고, 도시가 발달한 지금은 이런 곤충과 동물들이 많이 사라져서 모기가 더욱 활개치게 된거예요. 그러니 모기에 많이 물릴 수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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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의 애벌레인 장구벌레.](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013/C201013N008_img_04.jpg)
모기 상식 2.
모기가 숨어 있는 곳은 어디?
아무리 잡아도 사라지지 않는 모기! 도대체 모기들이 숨어 있는 기지는 어디 있을까요? 집에 있는 모기 중 90% 이상은 화장실 변기와 연결된 정화조나, 우리가 씻고 버리는 물이 모이는 집수정에 살아요. 두 곳은 일년 내내 15~17℃ 정도로 비교적 따뜻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때문이랍니다.
따라서 모기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집안에 있는 각종 배수구에서 모기가 빠져 나오지 못하도록 망을 설치하는 거예요. 집안에 있는 어항이나 화분에 있는 물도 자주 갈아 주는 것이 좋답니다. 모기가 알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모기! 냄새로 유혹하라!
이거이거 드라큘라 선생, 모기 퇴치 상식이 빵점이구먼! 가만,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지? 킁킁~!
아~, 이 냄새요? 헤헤. 모기가 향수나 로션 냄새를 좋아한다는 얘길 듣고 제가 최고급 ‘싼넬’ 향수와 꽃미남 연예인 송승혼이 광고하는 로션을 사서 발랐습니다. 이 냄새로 모기를 유인해서 복수를 할 셈이거든요!
쯧쯧. 아무래도 드라큘라 양반 돈만 낭비한 것 같소이다. 아무리 향수를 퐁퐁 뿌려도 모기가 그 냄새를 맡고 쫓아 오진 않을 거요.
킁킁! 모기가 좋아하는 냄새는 O형 피냄새?
암컷 모기는 종종 꽃의 꿀도 먹기 때문에 꽃 냄새에 이끌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모기가 향수나 로션 냄새에 끌려 모인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알을 밴 암컷 모기가 정말 좋아하는 건 동물이 호흡하고 움직일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젖산 냄새다. 바로 이 냄새로 피를 빨아 먹을 상대를 찾는다.
한편, 같은 장소에 있어도 유독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이 있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 그 이유는 모기가 피 중에서도 영양분이 듬뿍 들어 있는 피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피에 영양분인 지방이 더 많이 녹아 있으면 체질상 몸에서 기름기인 피지가 많이 분비되는데, 모기가 이 냄새를 맡고 찾아온다. 특히 혈액형이 O형인 사람 중에는 피에 지방이 많아 생기는 병인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같은 혈관 질환을 앓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모기가 잘 무는 사람중에는 실제로 O형인 사람이 많다.
이산화탄소로 모기를 유인하라!
모기가 좋아하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모기를 잡는 장치들도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시 구로구는 2009년에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모기를 유인해 잡는 장치를 만들었다. 평소에 모기가 잘 다니는 장소에 이 모기 퇴치 장치를 설치하면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주변에 있는 모기들이 모여든다. 그러면 진공청소기처럼 주변 공기를 빨아들여, 가까이 온 모기들이 장치 안으로 함께 빨려 들어간다. 또한 적외선 센서도 달려 있어 빨려 들어오는 모기의 수를 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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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약품 모기 퇴치제는 주의해야!
모기 퇴치 제품에는 크게 모기를 ‘쫓아 내는’ 제품과, ‘죽이는’ 제품 두 가지가 있다. 먼저 모기를 ‘쫓을때’ 쓰는 모기 기피제는 우리 몸에 해로운 성분들도 들어 있어 많이 사용하다간 자칫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디에틸톨루아미드(DEET)’라는 성분은 모기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감각기관을 파괴하는 물질로, 농도가 20%만 돼도 플라스틱을 녹일 만큼 위험하고 사람의 몸에도 잘 스며든다. 이 때문에 특별히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모기약에는 농도를 10% 이하로만 쓰도록 제한하고 있다.
두 번째로, 우리가 잘 쓰는 스프레이나 모기향같이 모기를 ‘죽이는’ 살충제 중에는 ‘피레스로이드(Pyrethroid)’라는 성분이 들은 것이 있다. 이 성분 역시 몸 속에 많이 들어가면 어지러움이나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으니, 어린이는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모기향을 사용할 때는 자기 전 두 시간 정도만 켜 두고 반드시 환기를 시켜야 한다.
모기 상식 3.
모기와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어떻게 하면 올 여름 모기와의 전쟁에서 건강하게 이길 수 있을까요? 그 비법을 소개합니다!
❶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은 모기장을 써서 모기를 막는 것이다. 모기향은 자기 전 두 시간 정도만 피우고 꼭 환기를 한다.
❷ 해질 무렵에는 절대로 현관문을 열어 두지 않는다. 문 근처에 붙어 있던 모기들이 문이 열리면서 많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❸ 운동을 하면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체온이 올라가며, 젖산 냄새가 많이 난다. 그러니 밤에 운동을 하고 나면 꼭 깨끗이 씻고 잠을 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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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흑~. 그동안 내 단짝 친구인 박쥐가 모기를 잡아 줘서 내가 모기에 물리지 않았던 거였구나.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박쥐가 못생기고 밥만 축낸다고 구박했는데….
그래! 결심했어! 첨단 무기도 좋지만, 무엇보다 먼저 환경을 보호해서 모기를 잡아먹는 천적들이 살 수 있도록 해 줘야지. 그리고 모기가 들어오지 않게 내가 사는 ‘드라큘라 대저택’의 문단속도 잘 할거야! 부끄럽지만 예전엔 자기 전에 씻지도 않았는데, 이제부터는 꼭 깨끗이 씻고 자야지!
올 여름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나와 함께 환경과 몸을 깨끗하게 해서 모기를 퇴치하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