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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다윈 탄생 200주년이자 다윈의 역작인‘종의 기원’이 출판된 지 150년이 되는 해예요. 이를 기념해 우리나라 과학자 권영인 박사님이 비글 호의 탐사 경로를 따라 여행하면서 진화론이 탄생한 생생한 현장을 돌아보고, 해양 자원을 연구하기로 했답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어린이과학동아’독자에게 소식을 보내기로 했어요. 권영인 박사님의 여행기를 읽으며 우리도 함께 다윈의 흔적을 찾는 여행을 따라가 볼까요?
 

 
여행을 시작하며…
 
‘어린이과학동아’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권영인 박사라고 해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20년 동안 연구했고, 동해에서 미래의 에너지원인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발견하기도 했답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을 때면 전 이미 장보고 호를 타고 바다를 누비고 있을 거예요. 길이 10m의 장보고 호는 앞으로 지구 한 바퀴보다 긴 4만 4000㎞의 거리를 411일 동안 항해할 예정이에요. 거쳐 갈 나라만도 32개국이나 되죠.
찰스 다윈이 비글 호에 탄 것은 그가 평소에 여행과 탐사를 좋아했기 때문이에요. 그 때까지는 아무도 다윈이 과학사에서 가장 커다란 발견을 하게 될 줄은 몰랐죠. 다윈은 항해 중에 관찰한 화석과 생물을 기초로 진화론을 생각해 냈어요. 마침 내년이 다윈 탄생 200주년이에요. 다윈이 여행한 경로를 따라가며 진화론의 현장을 탐사하는 게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답니다. 작은 보트로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일은 매우 어려워요. 그래서 안정된 연구소를 떠나 항해를 한다고 하자 주변의 동료들이 말렸지요.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밟아 본다는 설렘이 결국 이 힘든 계획을 실행하게 해 주었어요.
이제 독자 여러분에게 출항 전부터 쓰기 시작한 제 일기를 공개합니다. 이 일기를 통해 여러분도 저와 같은 설렘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9월 27일. 토요일

계속 비가 와서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우체국에 가서 한국에서 보내 준 비상 식량을 찾아왔다. 내부에서 작업을 하다가 비가 줄어드는 대로 틈틈이 외부에서 작업했다. 공기와 바닷물 속의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는 장치와 컴퓨터를 연결해 주는 케이블을 구하려고 했지만 근처의 상점에서는 짧은 것만 팔아 쓸 수가 없었다.
긴 선을 구하려고 몇 시간을 돌아다녔지만 구하지 못했다. 결국 긴 전화선을 구해서 개조한 뒤에야 연결할 수 있었다. 이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한 값이 컴퓨터에 입력되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작업을 도와준 사람들과 악수도 하고 기념사진도 찍고 환호에 젖은 채 하루를 마감했다.

9월 28일. 일요일

3일째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지쳐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다. 괜히 이 일을  시작한 걸까 하는 후회도 살짝들었다. 이산화탄소 측정치를 다운로드받는 과정을 시험해 보니 자료가 입력되지 않았다. 여러 번 시도해도 작동하지 않았다. 혹시나해서 함께 작업하던 기술자의 노트북을 연결해 보았더니 멀쩡하게 작동했다.
그러자 그 사람이 자기 노트북을 내게 주겠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말로는 다윈의 해를 준비하는 행사가 ㅇ러 가지 있지만, 직접 다윈의 항로를 따라 여행하는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고 한다. 내 컴퓨터를 이용해 계속 시도했지만 끝내 작동하지 않아 일단 그 일은 미루기로 했다.
메탄을 측정하는 센서를 설치하기 위해 파이 프를 잘라 임시로 설치해 보았는데, 벽에 부딪칠 위험이 커 아무래도 위치를 바꿔야 할 것 같다.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시내로 나갔는데 이미 식당이 거의 다문을 닫은 뒤였다. 딱 하나 남은 식당을 겨우 찾아 저녁을 먹었다.
출발 예정일은 10월 9일.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내 눈앞에는 411일 동안의 항로가 펼쳐져 있다. 두려움과 기대가 반씩 섞인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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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권영인
  • 진행

    고호관 기자
  • 사진

    권영인
  • 일러스트

    조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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