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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젤리가 위험하다고?

사건 의뢰 - 우린 억울해!

“엄마 미워~잉! 으아앙~!”
엄마 손에 이끌려 가는 아이가 터뜨린 울음소리에 X마트 안은 발칵!
저녁 준비를 위해 장을 보고 있던 닥터고글은 두 귀가 쫑끗!
“왜…, 왜 그냥 가지? 우린 인기짱 간식이라구!”
알록달록 예쁜 젤리들은 황당하다며 아우성! 닥터고글, 아무래도 장보기보다 사건 해결이 더 급할 것 같아~!

“이야, 맛있겠다. 쏙쏙~ 빼 먹어야지!”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아이들의 찬사를 받으며 불티나게 팔리던 예쁜 과일젤리 삼총사. 오늘도 변함없이 인기를 누릴 거라 기대하면서 어린이들이 몰려들길 기대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마트가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이 다가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아이가 사달라고 졸라도 아주머니들이 절대 안 된다는 거예요.”
젤리 삼총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으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는데 갑자기 외면을 받는 게 황당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엄마, 나 젤리 먹고 싶단 말야~! 사 줘~ 사 줘~!”
“저거 잘못 먹으면 큰일나. 이제 젤리는 안 사 줄 거야. 알았어?”
젤리를 잘못 먹으면 큰일난다니?
“우리처럼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간식이 또 어디 있다고 큰일난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맞아요. 먹기 싫으면 안 먹으면 되지 우리가 뭘 어쨌다고…. 이건 모함이에요!”
젤리라면 닥터고글과 냥냥도 무척 좋아하는 인기 간식! 그런데 그 젤리들이 모함을 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인기를 시기한 다른 간식이 거짓말을 퍼뜨린 게 분명해요. 닥터 고글, 제발 우리의 억울함을 풀어 주세요, 네?”
이제 사건은 간식들 사이의 분쟁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는데….
“의심보다 확인이 먼저예요. 왜 젤리가 외면을 받게 됐는지 이유를 찾아야 하니까요. 흠, 그럼 젤리를 사달라고 조르던 어린이를 먼저 찾아야겠어요.”
“냥, 냐~옹!(앗, 저기 있다!)”

사건 분석➊ 젤리가 뭐야?

“우리 애도 위험해지면 어떡해요.”
젤리를 안 사 주겠다고 아이를 끌고 나간 엄마는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먼저 신문을 펼쳐 보였다.
‘미니컵젤리 먹다 또 질식 사고!’
신문에는 대만산 미니컵젤리를 먹던 일곱 살 어린이가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는 뉴스가 실려 있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군요. 걱정하시는 어머니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되구요.”
“하지만 닥터고글, 우린 이해가 안 돼요. 우린 말랑말랑하다구요. 질식이라니요?”
사실 닥터고글도 말랑말랑한 젤리가 질식 사고를 일으킨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젤리는 크게 과일젤리와 구미젤리로 나뉩니다. 문제가 된 미니컵젤리는 과일젤리에 속하지요.”
젤리는 물에 겔화제를 넣고 과즙이나 당류를 넣어 맛을 낸 뒤 굳혀서 만드는 식품을 말한다. 여기서 겔화제란, 물과 결합하는 능력이 뛰어나 물과 결합했다가 식으면 자신이 수분을 머금는 물질이다. 그 결과 쫀득쫀득한 겔을 만든다.
“말랑말랑, 쫀득쫀득이라…. 냥냥, 이제 감이 잡히는 것 같아!”
 


젤리는 어떻게 만들까?

➊ 재료 섞기
80℃에서 15분 동안 물, 당류, 과즙, 겔화제, 향료 등을 섞어 점성 있는 액체 상태로 만든다.

➋ 살균하기
85~90℃의 열탕 수조에서 8~15분 동안 살균한다.

➌ 냉각하기
10~30℃의 상온 수조에서 10~20분 동안 식히면 겔이 형성되면서 반고체 상태가 된다.

➍ 포장하기
20~50℃의 바람으로 물기를 말리고 포장한다.

사건 분석➋ 겔화제가 의심스럽다?

“사실 그 전에도 아이가 젤리를 좋아하는 게 맘에 좀 걸렸어요. 어디서 보니까 젤리를 쫀득하게 하려고 소나 돼지 같은 데서 젤라틴을 뽑아 쓴다고 하더라구요.”
“아흑~, 그건 모르시고 하는 말씀이에요. 우린 식물성이라구욧!”
엄마와 젤리 삼총사의 날카로운 대립! 엄마는 이제 젤리를 쫀득쫀득하게 만드는 성분까지 의심스럽다고 하는데….
“겔화제는 주로 식물에서 얻는데, 때로는 동물에서 얻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일젤리는 젤리 삼총사의 말대로 주로 식물성 원료를 쓰지요. 구미젤리에 젤라틴이 쓰이는 경우가 있구요. 자, 자연계에 존재하는 겔화제의 종류를 한번 살펴볼까요?”
 

사건 분석➌ 왜 질식하게 되는 거지?
 

“국내에서 만드는 미니컵젤리는 주로 식물성인 카라기난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건 대만산이고 무척 질기다고 하니…, 2004년 경우처럼 곤약이 들어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곤약이요?”
곤약은 연근처럼 뿌리줄기가 발달한 근경류에서 얻는 겔화제로, 주로 일본에서 묵을 만들 때 많이 사용될 뿐 젤리를 만들 때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물질이다. 왜냐 하면 곤약은 다른 겔화제에 비해 질긴 겔을 만들어 쉽게 부서지지 않기 때문!
“질식을 했다는 건 미니컵젤리가 기도를 막아 호흡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만약 이 때 젤리가 잘게 부숴졌다면 질식하지 않았을 텐데….”
실제로 미니컵젤리는 일반 과일젤리에 비해 크기가 작아서 먹을 때 한 번에 삼키기 쉽다. 그런데 곤약이 들어간 젤리는 무척 질겨서 목에 걸리면 잘 부서지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곤약이 들어간 젤리가 얼마나 질긴지 실험을 한 결과, 인절미와 비슷하다는 결과가 나왔답니다.”
“아니, 그런 제품은 팔지 못하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2004년 곤약이 들어간 미니컵젤리를 먹은 어린이들의 질식 사고가 끊이질 않자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곤약이 들어간 미니컵젤리의 수입이나 판매를 금지했다. 그리고 어린이용 젤리를 만드는 수칙을 정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곤약을 넣은 게 아니라 겔화제의 양을 지나치게 많이 넣어 질기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해진 규격보다 크기도 컸다.
 

어린이용 젤리를 만드는 수칙

1. 식도나 기도로 쉽게 넘어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지름(타원의 경우 긴 쪽 기준) 4.5㎝ 이하의 컵젤리는 수입·판매할 수 없다.
2. 젤리 강도가 일정 기준(7N)을 넘지 않아야 한다(지름 4.5㎝이하는 7N 이하, 4.5㎝ 이상은 12N 미만).
3. 미니컵젤리는“한 번에 드실 경우 질식의 위험이 있으니 잘 씹어 드십시오”, “얼려서 드시지 마십시오”라는 문구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

사건 해결 - 젤리를 안전하게 먹는 법

“이런 일이 또 일어나다니 엄마로서 정말 속상할 뿐이에요.”
“우리 젤리들도 속상해요. 우리를 위험하지 않은 크기로 만들고, 너무 질기게 만들지 않으면 될 텐데….”
결국 이번 사건은 돈을 벌기 위해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은 이기적인 어른들의 잘못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사건을 일으킨 대만산 젤리의 수입과 판매는 금지되었다.
“젤리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되도록 젤리를 잘게 나누어 먹고, 급하게 먹지 않아야겠어요.”
“그런데 닥터고글, 질식사고가 일어났을 땐 어떻게 해야 하죠?”
오우, 젤리 삼총사의 중요한 질문! 닥터고글이 말해 주는 안전 조치를 들으며 젤리 삼총사는 자신들의 크기와 성분을 확인하러 연구실로 향했다. 부디 더 이상 아이들의 먹거리로 소중한 목숨이 위협받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청 홈페이지 (www.kfda.go.kr)에서는 질식사고가 우려되는 젤리 제품 목록과 겔화제 성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6월 7일 발표 자료).

질식 사고 발생시 응급조치 119

의식이 있는 경우

➊ 환자가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는 환자 뒤에 서서 한 손으로 환자의 가슴을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 환자의 등을 빠르고 세게 여러 번 친다.
➋ 환자가 누워 있을 때는 옆으로 눕히고 가슴 부위에 무릎이 닿게 다가앉아서 등 부위를 빠르고 세게 친다.
➌ 위의 방법이 실패한 경우에는 환자를 세우고 뒤에서 갈비뼈 밑에 양팔을 두르고 두 손으로 환자의 배꼽 위 부위를 잡고서 안쪽으로 세게 여러 번 당긴다.

의식이 없는 경우

➊ 환자를 단단한 바닥에 바로 눕히고 입으로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입 속에 손을 넣어 이물을 제거한 후 환자를 옆으로 눕히고 가슴 부위에 무릎이 닿게 다가 앉아서 등 부위를 빠르고 세게 여러 번 친다
➋ 위의 방법이 실패한 경우 다시 환자의 입을 벌리고 손가락을 입의 측면을 따라서 조심스럽게 목구멍 깊숙이 집어넣어 이물질을 제거한다.

※사고가 일어나면 즉시 위의 요령에 따라 응급조치를 하면서 119 등에 긴급 도움을 청할 것!
 

2007년 1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고선아 기자
  • 도움

    식품의약품안전청
  • 진행

    이국현
  • 진행

    최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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