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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는 메시지를 싣고

“음~, 부드러운 향기. 나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디 한번 가 볼까?”
수컷 나방이 향기에 끌려 날아들었다면 암컷 나방의 향기 신호 보내기는 성공!
사람들이 언어로 생각을 전하듯 생물들은 향기로 이야기를 한다. 굳이 향기가 아니라도 소리나 몸짓으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몸에 소리를 내는 기관이 없을 수도 있고 소리를 지르다가 천적에게 들킬 수도 있다. 게다가 세상을 흑백으로 보는 개나 컴컴한 동굴에서 사는 박쥐는 눈으로 많은 정보를 알아 내기 힘들다. 이 때 향기가 필요하다.
향기의 왕은 뭐니뭐니해도 꽃. 식물이 꽃향기를 내는 속셈은 곤충을 불러들여 가루받이를 하기 위해서다. 식물이 향기를 내듯 동물도 다양한 목적으로 향기 나는‘페로몬’을 내뿜는다. 페로몬은 흥분을 운반한다는 뜻의‘페레인’에서 나온 말이다. 이 물질은 동물이 몸에서 만드는 화학 물질로, 같은 종의 다른 개체에게 특별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페로몬을 맡으면 자기도 모르게 상대에게 끌리거나 피하게 된다.
상대를 흥분시켜 움직이게 만드는 향기. 과연 어떤 메시지가 담겼을까?

1 유혹 - 내 매력 포인트는 향기

“내 향기를 맡으면 나를 사랑하게 될 거야!”
상대를 유혹할 때 향기가 빛을 발한다. 왕얼룩나비 암컷은 다나이돈이라는 화학 물질로 수컷에게 러브레터를 보낸다. 바람에 매우 적은 양만 실려 있어도 수컷들이 흥분해 날아온다. 나비와 사촌인 나방도 독특한 화학 물질을 내뿜어 수 ㎞ 떨어진 곳에 있는 수컷을 불러들인다.

2 길 찾기 - 모여라 친구들

“줄을 서세요, 줄을! 이 쪽 길로 오세요.”
수많은 개미들이 질서정연하게 다니는 비밀도 바로 페로몬. 페로몬으로 먹이가 있는 장소와 길을 알려 주고 위험도 알려 준다. 개미가 만든 페로몬 1㎎만 사용하면 지구 세 바퀴 반이나 돌 수 있는 냄새 길을 만들 수 있다. 흰개미, 불개미 등 개미마다 다른 페로몬을 만들기 때문에 서로 길을 잘못 들 염려는 없다.

3 경고 - 향기는 나의 힘

“부우욱~. 지독한 내 방귀 냄새 맛 좀 봐라.”
스컹크 외에 플로리다바퀴벌레 같은 곤충들은 천적에게‘다가오지 마!’라는 신호를 보낸다. 노린재는 냄새샘에서 만든 고약한 냄새로 적을 몰아 낸다. 폭탄먼지벌레도 적을 만나면 질소와 황이 들어 있는 냄새로 적을 질겁하게 만든다. 호신술 대신 호신용 향기를 쓰는 셈이다.
 


4 텃세 - 여기는 내 땅

“여긴 넘보지 마. 내 땅이라고!”
동물들은 자신의 영역을 알릴 때 오줌과 똥냄새, 페로몬을 쓴다. 족제비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고 항문을 땅에 질질 끌면서 다닌다. 들쥐는 발바닥에 오줌을 발라서 그 냄새를 흙에 섞는다. 코끼리나 캥거루는 페로몬을 이용해 영역 표시를 한다. 이렇게 표시한 영역을 침범하면 싸움이 일어난다.

5 기억 - 향기로 기억한다

“킁킁~. 귀여운 내 아기 여기 있군.”
개만 냄새를 잘 맡는 건 아니다. 박쥐는 컴컴한 동굴속에서 냄새로 새끼를 찾아 낸다. 연어나 송어는 알을 낳기 위해 수백 ㎞ 넘는 거리를 헤엄쳐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간다. 자신이 태어난 강물에 든 아미노산 같은 화합물의 냄새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6 먹이 - 향기로 골라먹기

“이건 내가 좋아하는 도토리 냄새!”
냄새는 특히 먹이를 찾을 때 중요하다. 다람쥐는 몇달 전에 묻어 둔 도토리를 냄새로 찾아 낸다. 비단실을 뽑는 누에는 뽕나무 잎만 먹기로 유명하다. 누에는 잎에 들어 있는 특별한 알코올 냄새를 맡아 뽕잎만 찾아 먹는다. 콜로라도새벼룩은 감자만 골라먹는 재주가 있다. 감자에 아주 조금 들어 있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의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일 벗는 향기의 신비 

향기는 사람들에게 오래 전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이미 5000년전부터 인도와 메소포타미아 지방 등에서 향유를 사용한 기록이 있다. 고대인들은 향기에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어 종교의식에서 악령을 쫓거나 불안을 잠재우는 안정제로 사용했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향냄새는 명상할 때 마음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향기는 미용과 질병 치료에도 널리 쓰여 중국 양귀비는 유혹의 무기로 향기를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향기에는 정말 고대인들이 믿었던 신비한 힘이 있는 걸까? 최근 과학적으로 향기를 연구하면서 향기가 가진 힘의 비밀이 밝혀지고 있다.

향기 실험 1
상큼한 솔잎향, 상쾌한 기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실험 결과 솔잎향은 상쾌하고 편안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향은 우리 몸을 긴장시키는 교감 신경을 안정시켜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 준다. 솔잎향은 우리 몸에 활기를 더해 주기도 한다.
 
 
*자료출처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향기 실험 2
향긋한 장미향, 높아진 기억력


달콤한 장미향이 기억력을 좋게 한다는 놀라운 사실! 독일 과학자들은 지난 3월 9일, 잠을 잘 때 장미 향기를 맡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기억력 게임을 더 잘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잠을 자는 동안 장미 향기를 맡은 학생들의 뇌에서 학습을 담당하는 영역이 활발하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향기의 효과를 바탕으로 향기가 질병의 증상을 줄이거나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데 쓰이고 있다. 향기가 뇌의 파장을 변화시키거나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큼한 레몬 향은 잠을 깨우고 부드러운 라벤더향은 긴장을 풀어 준다. 살균이나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는 향도 있다. 이런 향기의 힘을 이용해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것을‘향 치료’(아로마테라피)라고 한다. 향치료에는 몰약, 유칼립투스, 제라늄 등 특별한 향기를 지닌 식물에서 뽑아 낸 오일이 쓰인다.
 


숲 향기의 정체는?

숲에 가면 상쾌한 향이 난다. ‘피톤치드’라는 물질이 숲 향기의 주인공이다. 이 물질은 식물이 해충이나 박테리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보내는 물질이다. 이 천연물질은 인간의 면역력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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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고선아 기자
  • 남연정 기자
  • 도움

    한동원 박사
  • 도움

    박미영 조향사
  • 도움

    정미순 대표
  • 도움

    박세진 박사
  • 도움

    조성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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