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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무엇인가요? 물놀이, 바다, 수박, 팥빙수…, 듣기만 해도 시원한 것들만 떠오른다고요? 하하, 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것들이네요.
여름하면 역시‘더위’입니다. 한낮의 더위야 그늘에 들어가서 피하면 되지만 정말 참을 수 없는 것은 밤잠을 못 이루게 하는‘열대야’지요. 낮에 햇볕으로 한껏 가열된 공기가 밤에도 식지 않아서 생기는 열대야는 정말 괴롭습니다. 너무 더워서 온몸이 끈적끈적해지고 답답해 푹 잠자기가 힘들지요. 덥다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놓고 자면 건강에도 해롭구요.
냉방 기구가 있는 요즘도 열대야를 견디기 힘든데 옛날 조상들은 더운 여름날 어떻게 잠을 청했을까요? 누가 옆에서 잠자는 내내 부채질을 해 줄 수도 없었을 텐데 말이지요. 방법은‘죽부인’이었습니다.
죽부인이라…. 왠지 살아 있는 사람같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죽부인은 대나무를 잘게 쪼갠 뒤 길고 둥글게 엮어 베개 모양으로 만든 것입니다.크기가 사람의 키만 하고 길쭉한 모습이 마치 인형 같아서 죽부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품안에 끼고 자거나 다리 사이에 끼우고 자면 한결 시원하게 잠을 잘 수 있지요.
죽부인을 안고 자면 왜 시원한 걸까요? 그것은 죽부인이 시원한 공기를 끌어오는 놀라운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속이 텅 비어 있고 바람이 잘 통하는 죽부인은 더운 공기는 위로 보내고 시원한 공기를 빈 공간에 끌어옵니다. 안 그래도 더운 여름밤, 체온 때문에 잠자리의 공기는 더 뜨거워지는데 죽부인을 안고 자면 데워진 공기가 위로 배출되는 거지요. 또한 피부끼리의 접촉도 막아 주고 대나무 자체의 통풍 효과도 뛰어나 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답니다.
편리하긴 하지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건강에 안 좋은 요즘의 냉방 기구보다 훨씬 자연친화적이고 과학적인 냉방 기구였던 셈이지요. 하지만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요즘, 죽부인은 사라져 버린 옛 문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죽부인을 만드는 모습

2006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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