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6일, 네팔과 티벳의 접경 지역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현지시각으로 오전 8시 37분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규모 5.2의 진동과 함께 빙하가 붕괴됐다. 이후 붕괴물이 렌데 콜라강으로 유입되며 강물이 불어나 물과 퇴적물이 함께 쓸려갔다.
홍수는 렌데 콜라강의 본류인 보테코시강과, 하류의 트리슐리강으로 전파됐고 피해는 더 크게 확산됐다. 빙하 붕괴 지점으로부터 약 85km 떨어진 갈치 지역에서는 오전 10시 20분부터 30분만에 수위가 약 9m 상승했을 정도다. 피해는 국경에서부터 168km 떨어진 데브갓 지역까지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이는 서울에서 강릉까지의 직선거리와 맞먹는 거리다. 오후 6시 반쯤에야 데브갓 수위가 평상 상태로 회복됐다. 그동안 데브갓을 통과한 초과 홍수량은 약 2000만 t(톤)이었다. 9월 10일 기준, 네팔 국가재난위기관리청에 따르면 네팔에서만 1367명이 사망하고 5132명이 실종됐다.
이번 대홍수는 비가 한 방울도 오지 않았는데 강력한 홍수가 발생했다는 특징을 가졌다. 이를 두고 기후학계에서는 ‘기후위기가 부른 새로운 자연재해’라 해석했다. 와우터르 바이터르트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수자원학과 연구원은 영국 과학미디어센터를 통해 “과학자들이 이번 재난 사태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중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것임은 확실하다”라고 밝혔다.
홍수 발생 초기에는 원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위성사진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이번 홍수의 원인이 ‘빙하-암석 눈사태(Ice-Rock Avalanches)’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빙하-암석 눈사태는 고산지대의 사면 위에 붙어 있던 빙하가 떨어져 주변의 암석과 함께 산사태처럼 쏟아지는 현상이다. 빙하의 돌출부가 붕괴된 후 단 몇 초 만에 엄청난 양의 암석과 돌을 쏟아내고, 빠른 속도의 토석류(홍수로 산사태가 나서 진흙과 돌이 섞여 흐르는 물)로 변해 주변을 휩쓸며 하류 지역에 큰 피해를 준다. 다니엘 슈거 캐나다 캘거리대 지형학과 교수는 영국 언론인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위성 정보를 분석했을 때 홍수의 원인이 “해발 5200m 지점에 있던 빙하의 아랫부분이 떨어져 나가 1200m 아래의 계곡 바닥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빙하-암석 눈사태는 기후변화가 심해질 수록 더 잦아질 전망이다. 2026년 3월 6일 라예스 아흐메드 인도 디베차 기후변화센터 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은 빙하-암석 눈사태에 관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지구 및 환경’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빙하-암석 눈사태가 과거에 비해 최근 들어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로 인해 빙하와 영구동토층이 녹아 산맥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doi: 10.1038/s43247-026-03352-y
실제로 2016년 티벳, 2017년 스위스 피츠, 2022년 이탈리아 마르몰라다, 그리고 2025년 스위스의 블라텐 지역 등 히말라야산맥을 비롯해 세계 전역에서 빙하-암석 눈사태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지난 9월 1일 네팔의 외교부 장관 시시르 카날은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닌 전 세계적 위기에 대한 궁극적인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 2위인 미국, 3위인 인도와 같은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은 네팔처럼 취약한 국가에 보상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 로렌 바르고 뉴질랜드 웰링턴 빅토리아대 남극연구센터 연구원은 영국 과학미디어센터 전문가 반응을 통해 “이런 위험을 완화하는 방법 중 가장 효과가 큰 방안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를 방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