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이 지구에서 묻어온 ‘미생물 히치하이커’가 달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지난 8월 19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됐다. doi: 10.1126/sciadv.aec0811
달 표면은 생명체가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다. 높은 온도와 강한 자외선이 DNA를 파괴해 세포를 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달 남극은 해가 낮게 떠, 언덕이나 크레이터가 계속 그림자를 만드는 ‘영구음영 지역’이 존재한다. 이 지역은 자외선이 약하고 온도가 낮아 생물이 생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구에서 묻어 온 미생물이 달에서 생존 할 수 있다면, 추후 달 탐사와 우주생물학 연구에서 막대한 혼선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NASA는 달 남극의 어떤 지역에서 지구 미생물이 생존할 수 있을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우주 환경에서 생존 가능한 미생물 후보로 고초균(Bacillus subtilis),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Deinococcus radiodurans),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흑색 누룩곰팡이(Aspergillus niger), 그리고 푸사리움(Fusarium) 속 곰팡이 일부까지 총 5종류의 미생물을 선정했다. 이들은 극한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고, 이미 유인 우주 비행선 환경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연구팀은 온도와 자외선을 기준으로 이 미생물들의 생존 가능 한계와 달 남극 환경을 비교 분석했다.
미생물들의 최대 성장 가능 온도는 약 41°C에서 58°C 사이로 이는 선행연구에서 알려진 달 극지방의 여름 최고 기온(약 2°C)보다 높다. 자외선의 경우, 연구팀은 미생물의 99.9999% 이상을 죽일 수 있는 자외선 치사량을 계산한 뒤, NASA 달 탐사 위성의 고해상도 지형 데이터와 광선 추적 기술로 모델링한 달 남극 자외선 조건과 비교해 미생물 생존 가능 지역을 찾았다.
그 결과 5종류의 미생물 모두 달 남극 일부 지역에서 24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NASA의 유인 달착륙 탐사인 아르테미스 3호의 착륙 후보지인 ‘노빌레 림’과 ‘커넥팅 리지’가 포함됐다. 자외선에 가장 강한 흑색 누룩곰팡이는 노출 기간을 늘렸을 때 착륙지 일부 지역에서 7일 이상 생존할 수 있었다. 다만, 지난 2월 27일 아르테미스 3호 임무가 달 착륙을 제외한 지구 저궤도 비행 및 도킹 시험으로 변경돼, 유인 달착륙 탐사는 2028년 발사될 아르테미스 4호에서 수행 예정이다.
현재는 우주비행선 발사 시 미생물 오염 확인에 관련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달 남극 등 외계 환경이 지구 미생물에 오염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없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더욱 엄격한 오염 관리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