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난제 ‘소파 문제’, 어떻게 풀었을까?
#난제 #수학혁신 #소파문제 #직관
백진언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허준이펠로우

남윤중
직관적 수학자가 증명한 이상적 소파
“‘나만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학 난제는 무엇일까?’가 저의 첫 호기심이었습니다. ‘소파 문제’도 이 호기심 덕에 만났지요.”
백진언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허준이펠로우는 2026년 한국 과학계에서 단연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입니다. 2025년 초, 60년 동안 풀리지 않은 수학 난제인 ‘소파 문제’의 증명을 발표했죠.
소파 문제란 ‘수평 공간에서 시작해 직각 공간을 돌아 수직 공간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 최대 도형’을 찾는 것입니다. 1992년 조셉 거버 미국 럿거스대 수학과 교수가 가장 유력한 해를 발표했지만 증명되지 않았어요. 백 연구원이 이 해가 ‘이상적 소파’임을 증명한 논문은 한국에서는 과학동아가 가장 먼저 전했고 미국의 과학 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2025년 10대 수학 혁신’에 선정하는 등 세계적 주목을 받았습니다.
백 연구원은 소파 문제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과학동아와 다시 만났습니다. “문제에 직관적으로 접근하는 편입니다. 이미지가 떠오르는 문제를 선호해요. 소파 문제도 관련 논문이 거버 교수 이후로 3편뿐이어서 직관적 난제라고 생각했어요.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로 보였습니다.”
이제는 인공지능(AI)과 함께 자신의 수학을 꾸준히 연구하겠다는 백 연구원은 그를 기다리고 있을 다음 난제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백진언 연구원의 한마디
소파 문제 증명의 결정적 순간이요? 가능한 소파의 경우의 수를 시뮬레이션하려면 소파 넓이 함수의 극댓값이 1개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걸 증명할 단서가 갑자기 떠오른 순간이 있어요. 그 순간이 언제였는지, 짜릿했던 기억을 나누고 싶습니다.
피까지 먹여 가며 밝혀낸 몸니의 비밀은?
#흡혈곤충 #모기 #빈대 #이 #곤충사육
김주현
서울대 의대 열대의학교실 교수

남윤중
국제 보건을 지키는 흡혈 곤충 덕후
“연구 계기는 단순했어요. 이가 귀엽잖아요!”
김주현 서울대 의대 열대의학교실 교수의 말을 듣고 살짝 놀랐습니다. 김 교수가 말하는 이는 사람의 머리(머릿니)나 몸(몸니)에 기생하는 흡혈 곤충이 맞습니다. 걔가 귀엽다고요?
김 교수는 사람에게 병원체를 옮기는 ‘흡혈 절지동물’을 연구합니다. “어떻게 하면 곤충이 병을 못 옮기게 막을지, 곤충이 사람을 안 물게 할지, 사람을 물었다면 어떻게 사람이 걸린 병을 빠르게 치료할지 연구하죠.”
김 교수는 대학원에서 곤충학을 연구하던 중 지도교수에게 추천받은 배추좀나방과 이 중에서 이가 더 귀엽다는 이유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사육하는 과정은 아찔했습니다. “이에게 2시간마다 혈액을 대접해야 했어요. 피를 뜨뜻하게 데워 놓지 않으면 피를 마시지도 않았죠. 급할 때는 제 피를 직접 먹여 가며 길렀어요.”
이에서 시작된 관심은 자연스레 모기를 비롯한 다양한 흡혈 절지동물로 이어졌습니다. 김 교수의 눈에는 이 흡혈 절지동물이 가장 사랑스럽지요. 그래서 오늘도 그는 꾸준히 (피와) 사랑을 듬뿍 먹여가며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지구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이는 동물이 모기예요. 흡혈 절지동물 연구는 앞으로 국제 보건에서 더욱 중요해질 거예요.”
김주현 교수의 한마디
사람은 평생 곤충과 함께 삽니다. 그중엔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곤충도 있지요. 저는 이들이 사람에게 해를 덜 끼치게 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들을 지켜보며 말이죠. 제 이야기를 들으면 누구든 흡혈곤충의 매력에 함께 빠지실 겁니다!
조선시대 미라는 어떤 비밀을 품고 있을까?
#생물고고학 #고인돌 #동식물유해분석
홍종하
경희대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교수

남윤중
파묘 전문가(?) 역사의 비밀을 밝히다
“한국에도 미라가 있다고요?”
이집트도 아니고 한국에? 홍종하 경희대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교수는 깜짝 놀라는 기자의 질문에 빙긋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조선시대 미라가 있어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인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졌죠.”
당시 양반층의 무덤 양식이었던 회곽묘 때문입니다. 회곽묘를 만들 때 관 주변을 석회와 흙, 모래 등을 섞어 단단하게 발라 밀폐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방부 처리가 되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일부 시신이 미라 형태로 남게 된 것이죠.
홍 교수의 연구 분야는 ‘생물고고학’입니다. 인골, 미라, 기생충, 동물 뼈 등에서 유기물을 수집하고 이를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해 과거 인간의 삶을 해석하는 학문이죠.
홍 교수에겐 ‘파묘 전문가’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다만 영화에 나온 파묘와 다르게, 홍 교수의 ‘파묘’는 유해를 통해 과거 사람들의 삶과 사회를 읽기 위한 작업입니다.
호기심으로 역사의 비밀을 파헤치고 500년 전 사람들의 삶을 오늘로 불러오는 연구자인 홍 교수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한국 미라와 생물고고학의 흥미로운 세계를 들려 줄 예정입니다. 과학과 역사의 만남, 기대되지 않으시나요?
홍종하 교수의 한마디
대학생 시절, 고구려의 을지문덕이 살수 대첩에서 수나라의 30만 대군을 몰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체가 그렇게 많았다면 전염병이 분명히 돌았을 텐데?’라는 엉뚱한 생각이 제 연구의 시작점이 됐죠. 제가 미라가 된 조상님께 엿들은 비밀 이야기, 페스티벌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람 발바닥의 넓이는 어떻게 잴까?
#호기심 #노벨상 #서울대명강의
유재준
서울대 자연과학대 학장

남윤중
서울대 명강의의 신화, 호기심 멘토로 돌아오다
“우리가 한 번 걸을 때마다 신발 밑창에서 고무 분자가 얼마나 떨어져 나갈까요? 우리가 만진 물건에는 지문 입자가 몇 개 남을까요?”
유재준 서울대 자연과학대 학장은 일상의 사소한 현상에서 물리학적 질문을 길어 올립니다. 분자 하나하나를 직접 잴 수 없어도, 유 학장은 닳아 없어진 고무의 부피와 분자의 크기를 통해 우리가 1년에 얼마나 걷는지를 추론해 내죠.
그의 엉뚱한 질문들은 오랜 강의를 통해 갈고 닦여서 완성됐습니다. 서울대 학생들의 잠든 창의력을 일깨우기 위해 만들어진 그의 수업은 항상 특별한 질문으로 시작됐죠.
“구름의 무게는 몇 톤(t)일까요? 첫 수업에서 이런 질문을 하고 숙제를 줬죠. 학생들의 답이 평범할수록 점수를 낮게 줬어요.”
듣기만 해도 수강생들의 괴로움(?)이 느껴지지만, 유 학장이 보려고 했던 것은 정답이 아니라 답을 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열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유 학장은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이런 ‘직관의 변화’가 더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유 학장은 과학에서 호기심 자체의 중요성을 보여 주는 ‘스페셜 멘토’로서 강연을 진행합니다. ‘호기심 사이언스 페스티벌’에서 정답 너머의 질문들을 만나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