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 포름알데하이드 수용액 속에 거대한 뱀상어가 멈춰 서 있다. 작가인 영국의 예술가 데이미언 허스트는 처음 이 작품을 기획할 때 어부에게 “당신을 잡아먹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상어를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아가리를 쩍 벌리고 있는 상어 앞에서 관람객은 자신의 끝을 상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살아있는 존재는 죽기 전까지 죽음이 무엇인지 모른다. 허스트의 죽은 상어는 인간을 물어뜯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가짜 죽음만 느낄 뿐이다. 상어에게 뜯겨 진짜 죽음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살아있지 않다. 제목인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6월 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허스트의 전시가 열린다. 사실 한국을 찾아온 상어는 2대째다. 죽음을 생생하게 보여주려는 그의 노력에도, 1991년 박제된 상어는 시간이 지나며 피부가 떨어져 나가는 등 변형돼 2006년 2대 상어로 교체되고 말았다. 미국의 예술 소식지 ‘아트넷’은 2017년, 허스트가 작품을 위해 죽인 생물이 약 90만 마리에 달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냈다. 인간은 진짜 죽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죽음을 논하겠다며 생명을 빼앗아 전시한다. 그마저도 허술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