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비행 6개월이 남긴 뇌 위치 변화
미국 연구팀이 우주 비행 전후로 우주비행사의 뇌 위치를 추적한 결과, 비행하기 전(왼쪽)보다 비행하고 난 뒤(오른쪽)의 뇌 상단 부 위치에서 미세한 변화가 관찰됐다.

PNAS
무중력과 방사선 등으로 극한 환경의 대명사로 꼽히는 우주. 우주여행이 인체에 가혹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우주에 체류하면 사람의 뇌가 두개골 안에서 이동하고 변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월 12일, 레이첼 사이들러 미국 플로리다대 응용생리학 및 운동학과 교수팀은 해당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doi: 10.1073/pnas.2505682122
지구에서는 중력이 체액과 뇌를 끊임없이 아래로 당긴다. 하지만 우주에서는 이 힘이 거의 사라진다. 이 때문에 체액이 머리 쪽으로 이동하면서 우주비행사들은 얼굴이 부어오르는 현상을 경험한다. 정상 중력 상태에서 뇌와 뇌 주변을 채운 뇌척수액, 주변 조직은 안정적인 균형을 이루지만, 무중력 상태에서는 이 균형이 깨진다. 중력이 아래로 당기지 않으면서 뇌가 두개골 안에서 떠다니게 되고, 주변 연조직과 두개골로부터 다양한 힘을 받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몇 주부터 1년 이상까지 다양한 기간 동안 우주에 체류한 우주비행사 26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을 분석했다. 이들은 우주 비행 전후 촬영된 MRI 사진에서 각 사람의 두개골을 관찰해, 뇌가 얼마나 이동했는지 측정했다. 뇌를 130개의 영역으로 나눠 각각 어떻게 이동했는지 추적하며, 전체적인 이동만 관찰했을 때는 놓쳤던 미세한 패턴을 관찰했다.
분석 결과, 뇌는 우주 비행 후 일관되게 위쪽과 뒤쪽으로 이동했다. 우주에 더 오래 머물수록 이동 폭이 컸다. 특히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약 1년간 체류한 우주비행사의 경우, 뇌 상단 부근의 일부 영역은 2mm 이상 위쪽으로 이동한 반면, 나머지 뇌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빽빽하게 채워진 두개골 내부에서 2mm라는 거리는 상당히 큰 움직임이라고 연구팀은 논문에서 밝혔다. 뇌 상부가 압박받으면서, 림프계의 노폐물 정화 기능에 영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우주 개척 시대에 우주비행사들의 장기적 신체 위험을 평가하고 대응책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사이들러 교수는 “이번 결과는 연구자들이 무중력일 때 인간 생리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우주 탐사에 더 많은 데이터를 모을 계획”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NASA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복을 점검하는 모습. 이들은 한번 우주로 나가면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최대 1년 이상 머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