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가이드마이페이지








    [주요기사][포토 뉴스] 상상은 인간만의 능력? 보노보도 ‘상황극’ 한다

    Shutterstock

    침팬지속에 속하는 유인원 ʻ보노보’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유사한 동물로서, 침팬지보다 온순하다고 알려졌다.

     

    상상은 인간만의 특권일까. 한 마리의 보노보가 이 오랜 질문에 답했다. 존재하지 않는 물건을 마음속으로 그려내는 능력이 인간만의 특징이 아니라는 사실이 처음 증명됐다. 2월 5일,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언어 훈련을 받은 영장류 보노보 ‘칸지(Kanzi)’가 가상의 물건을 상상하고 추적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doi: 10.1126/science.adz0743


    칸지는 2025년 44세로 생을 마감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노보였다. 태어날 때부터 인간과 함께 생활한 칸지는 ‘렉시그램’이라 불리는 기호 언어를 배워 수백 개 단어를 이해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칸지가 음성 질문을 듣고서 손가락으로 렉시그램을 가리켜 대답할 수 있었다는 부분이다. 이 능력이 연구를 가능하게 했다.


    2023년부터 연구팀은 칸지와 마주 앉아 어린아이들의 상황극처럼 설계된 실험을 진행했다. 투명한 컵 두 개와 빈 물주전자를 테이블에 놓고, 연구원이 마치 실제처럼 보이도록 공중에서 주전자를 기울여 컵에 주스를 붓는 척했다. 그후 두 컵 중 하나의 컵만 내용물을 쏟는 시늉을 한 뒤 칸지에게 주스의 위치를 묻자 칸지는 68% 정도로 올바른 잔을 가리켰다. 동전 던지기 확률이 50%인 것을 고려하면 훨씬 높은 정확도였다.


    연구팀이 중요하게 본 것은 칸지가 실제 주스와 가짜 주스를 구분했다는 점이었다. 이어지는 실험에서 이들은 칸지에게 실제 주스가 담긴 잔과 가짜 주스 잔을 제시했다. ‘어느 걸 마시고 싶냐’는 질문에 칸지는 18번 중 14번 실제 주스를 골랐다. 이후 주스 대신 포도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칸지는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 이는 칸지가 단순히 놀이에 따라가는 모습이 아니라, 실제와 가짜를 정확히 구분하면서 상상의 세계에 참여함을 의미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 발견으로 그간 ‘상상이 인간의 전유물’이란 지론이 깨질지 주목된다. 연구팀은 보노보가 인간과 600만~900만 년 전에 진화적으로 갈라져 나왔다는 점을 근거로, 상상력도 그 정도 과거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크리스토퍼 크루펜예 존스홉킨스대 심리뇌과학과 교수는 “상상력이 인간 고유의 특성이라는 생각이 깨진 것”이라며 “우리가 특별하다고 여겨온 많은 것들이 사실은 동물과도 공유하는 능력일 수 있다”고 논문에서 말했다.


     

    William H. Calvin(W)

    2006년, 보노보 ʻ칸지’(오른쪽)와 그의 여동생 보노보 ʻ판바니샤’(왼쪽)가 휴대용 키보드를 통해 렉시그램으로 연구원과 소통하는 모습.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26년 4월 과학동아 정보

    • 박동현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