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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 유엔기후총회(COP30) 현장 르포 | 지구의 허파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논하다

 

2025년 11월 10일부터 21일까지, 브라질의 아마존 한복판 벨렝에서 기후위기 대응책을 논의하는 국제 회의,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가 열렸다. 총회의장에서는 당사국 대표들뿐만 아니라, 의견을 전달하려는 원주민, 시민들의 목소리가 함께 울려 펴졌다. 브라질 벨렝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취재했다.

 

브라질 타파조스강 유역에 사는 원주민들이 2025년 11월 15일 기후 행진에서 아마존강 파괴를 막으라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숲에서 거리로 나온 원주민들의 경고

 

“아아아아! 타파조스강을 지켜라! 생명을 위해, 숲을 위해!”
2025년 11월 15일,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30) 행사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상브라스 시장 인근 거리. 낯선 노랫소리에 다가가니 브라질 타파조스강 유역에 사는 원주민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덩실덩실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언뜻 보면 축제 같지만, 기후위기로 인해 삶의 터전을 위협받고 있는 이들이 자신이 겪은 피해를 알리고,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전 세계의 움직임을 촉구하는 ‘기후 행진’의 현장이었다. 


COP30 개최지인 브라질 파라주의 벨렝은 아마존에 포함된 지역이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에서 기후위기 대응책을 논의하는 COP30이 열린 만큼, 이곳 원주민들은 아마존에 닥친 위기를 직접 국제사회에 나서 보여줄 수 있었다. 특히 산림 벌채로 인한 열대우림 파괴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현장에서 만난 브라질 마라냥주 원주민 애주러니 과하하라 씨는 “원주민 영토를 지키려고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는 아마존의 거대한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수호자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원주민뿐만 아니라 환경 단체들과 일반 시민도 기후 행진에 동참했다. 시민들은 산림 벌채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나뭇잎을 몸에 두른 채로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온몸에 검은 잉크를 발라 화석연료로 인한 환경 오염을 비판하는 등 말로, 몸으로 분노를 표현했다. 국제환경단체 ‘메이크폴루터스페이’ 활동가들은 석유 통을 형상화한 풍선을 끌고 다니며 “화석연료를 배출하는 기업들이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거리에서 마주친 파울라 지오이아 국제 농업단체 라 비아 캄페시나 지도자는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해 행진에 참여했다”며 “COP30에서 자본의 이익만 따지지 않고 민중을 생각한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환경단체 ‘메이크폴루터스페이’ 활동가들은 COP30 행사장에서 화석연료를 배출하는 기업들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가짜 돈을 공중에 뿌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협상장 안으로 들어온 미래 세대의 요구

 

COP30 행사장 안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열기는 뜨거웠다. 11월 17일 세계 각국에서 모인 어린이와 청소년 40여 명이 COP30 의장단과 당사국에 미래 세대의 의견을 대표로 전달했다. 탄자니아에서 온 11살 조르지나 마게사 양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린이들이 미래의 결정을 함께 만들어 가고 미래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산타카타리나주에 사는 10살 카치 가브리엘 군은 “학교 근처에서 쓰레기장에 불을 피우는 사람이 있는데, 연기가 학교로 넘어와서 쉬는 시간에 밖에서 놀 수가 없다”며 “사람들에게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고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브라질 아마존에 사는 원주민 어린이들도 협상에 대한 의견을 냈다. 10살 야라 사테레-마웨 양은 “화재로 인한 연기가 마을로 들어오면서 공기가 나빠져서 숨을 쉬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13살 비센치 바레 군은 2024년 가뭄으로 강 수위가 낮아져 학교에 가기 어려웠던 경험을 전하며 “이런 피해를 조금이라도 덜 느끼고 바뀐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결정을 협상장에서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화석연료 전환, 합의에 이르진 못했지만

 

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은 COP30 기간 동안 ‘글로벌 무치랑(Mutirão)’ 정신을 내세웠다. 무치랑은 ‘공동의 노력’을 의미하는 브라질 토착 원주민 언어 표현에서 유래했다. 기후위기 문제를 당사국들이 협력해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러나 협상에서 가장 주목을 받던 ‘화석연료’에 대한 의견은 하나로 모이지 못했다.


COP28에서 의장단이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선언한 데 이어, COP30에서는 이를 실행으로 옮길 구체적인 계획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83개국이 이를 논의하는 데는 동의했으나, 산유국 등 국가 간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결국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이행 계획은 협상 결과에서 삭제됐다.


협상 결과와 별개로 의장단은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을 따로 만들었다. 브라질은 앙드레 코레아 두 라고 COP30 의장의 주도로 화석연료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정적, 경제적,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고, 탄소 배출을 줄일 방안을 2026년 내에 제시할 계획이다.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에 대한 더 구체적인 논의는 2026년 4월 콜롬비아에서 열릴 ‘국제 화석연료 전환 컨퍼런스’에서 진행된다.


한국 입장에서 이번 COP30은 한국의 ‘탈석탄’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5년 11월 17일 김성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COP30 현장에서 국제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한다고 발표했다. PPCA는 석탄 연료 사용을 폐지하기 위한 국제 협력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나머지 국가들은 2040년까지 석탄 연료 사용을 중단하는 게 목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PPCA 가입 발표와 동시에 탄소 배출 방안이 없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추가로 짓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운영 중인 61기의 석탄화력발전소 중 40기는 2040년까지 폐쇄하기로 확정했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PPCA 가입을 통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겠다는 한국의 의지를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파리 협정 10년, COP30이 남긴 과제

 

COP30이 열린 2025년은 ‘파리 협정’이 10주년을 맞는 해였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제한하고, 1.5℃ 이하 유지를 목표로 추구하자고 약속한 지 10년이 지났다. 


의장단은 파리 협정 이전에는 산업화 이전 대비 세계 기온 상승 전망이 4°C에 달했지만 현재는 2.3~2.5℃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결정문을 통해 밝혔다. 앞으로도 파리 협정의 목표대로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협상을 마무리하며 두 라고 의장은 “벨렝에서의 마지막을 회의의 끝으로 인식하지 말고, 앞으로 10년의 판도를 바꿀 시작으로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의 정세희 외교팀장은 이번 COP를 ‘이행의 COP’로 평가했다. 그는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기고, 화석연료 문제가 논의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며 “라틴아메리카와 유럽, 아프리카, 그리고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태평양 도서국까지 북반구와 남반구 간 분열을 넘어 화석연료 전환을 요구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손인하
1 COP30 행사장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 협상에 대한 의견을 발표 중인 아마존 원주민 어린이들. (왼쪽부터) 루나 만시네리, 비센치 바레, 야라 사테레-마웨.
3 대두 농장을 위해 나무를 들어내버린 아마존 열대우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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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브라질 벨렝=장효빈
  • 디자인

    이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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