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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나를 디자인하다] 무선전력전송, 피 안 뽑는 혈당측정기 만든다

도전! UNIST ➍ 변영재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변영재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 무선전력전송, 피 안 뽑는 혈당측정기 만든다


변영재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미세한 혈당측정센서를 혈관 안에 심은 뒤 측정기를 가까이 가져다 대기만 하면 된다. 평생 혈당측정을 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에겐 매일 피를 뽑는 고통과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국내 당뇨병 환자 수는 231만 명(2013년 기준)에 이른다. 그만큼 파급효과가 큰 기술이다. 변 교수는 바이오 학회에서 의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무선충전, 배터리가 필요없다

사실 변 교수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체내이식형 센서 자체가 아니다. 센서를 작동시키는 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몸 안에 넣은 전자기기는 전원을 연결해 충전할 수 없다보니 배터리를 교체하는 게 큰 일이었다. 한 예로 심장박동기를 달고 사는 사람은 3~7년마다 한 번씩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을 자주 안 하는 방법은 배터리 크기를 크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 심장박동기는 배터리가 전체 크기의 무려 3분의 2에 달한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측정센서도 같은 문제가 있었다. 변 교수는 배터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무선전력전송에서 찾았다. 혈당을 측정할 때 외부에서 자기공명방식으로 센서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혈당측정센서는 필요한 순간에만 짧게 전력을 보내면 돼 아예 배터리가 없어도 돼요. 밖에서 직접 전력을 보낼 수 있으면 수술을 여러 번 할 필요가 없잖아요. 환자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죠.”

체온 1℃ 이상 오르면 안돼

그런데 사람 몸 안으로 전력을 쏘아도 될까. 변 교수는 “체내이식형 센서를 무선충전할 때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자파 인체흡수율(SAR)을 살펴야 한다. 체중 1kg당 컴퓨터 대기전력 수준인 1.6W(몸통)~4W(팔다리) 이상 흡수되면 안 된다. 이보다 많은 전자파가 특정 부위에 흡수되면 온도가 1℃ 넘게 오른다. 이 경우 면역계가 그 부위를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을 시작한다. “저희 연구팀도 전자파 인체흡수율을 통제하는 게 큰 숙제였습니다. 작년에 캡슐형 내시경을 사람 몸 안에 넣고 무선전력전송할 때는 열화상카메라로 한 시간 동안 관찰했습니다. 다행히 체온이 0.3℃밖에 안 오르더군요.” 캡슐형 내시경 연구는 작년 12월 전자파 분야의 권위지인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 마이크로파이론및기술(IEEE-MTT)’에 실렸다.

캡슐형 내시경, 심장박동기, 혈당측정기, 인공시신경 등 무선전력전송기술을 적용할 차세대 의료기기는 무궁무진하다. “혈당측정기는 교수생활 7년 만에 순수하게 제가 좋아서 시작한 연구입니다. 현재 순천향대 의료진에게 자문을 받고 있고, 앞으로 환자들도 만날 계획입니다. 상용화 된다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연구가 재미있습니다.”

 
[연구실 人사이드] 이웃사촌(?) 현대와 공동연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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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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